우리 시대의 영웅Герой нашего времени
미하일 레르몬토프 소설 | 김연경 옮김 | 문학동네
‘천재 시인’의 유일한 장편소설
19세기 러시아 산문 문학을 구축한 천재 작가
레르몬토프가 탄생시킨 낭만적 영웅,
환멸과 냉소에 물든 빛바랜 청춘의 초상
“러시아에서 그 누구도 이처럼 아름답고
정교한 글을 쓴 사람은 없었다.” _ 니콜라이 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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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소설 형식. 젊은 나이에 작고한 작가.
글을 읽는 동안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난 젊은 작가가
어찌 이토록 세상과 인간에 대해
마치 여든 노인처럼 플어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젊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러시아에선 꽤 유명한 작가인데 이제야 만났으니...
그리고 이제 더 그의 작품을 읽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더 아껴가며 읽고 싶었던 작품
그의 말이 옳았다. 목적지까지 영 못 갈 것 같더니 어쨌거나 그럭저럭 도착했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그렇게 많이 염려할 만한 것이 아님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_ 49쪽
_ 나는 늘 뭐가 부족합니다. 쾌락처럼 슬픔에도 너무 빨리 익숙해져서, 나의 삶은 나날이 더 황량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한 가지 수단만 남았습니다. 여행을 하는 것 말입니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여행을 떠나겠어요. _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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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424/pimg_715957185847627.jpg)
삶을 문학으로 만들기, 문학이라는 열병에 감염된 삶에 대한 경고는 오랫동안 있어왔다. 막스 베버는 그나마 괴테가 문학적 삶을 사는 데 성공했지만 그에게 있어서도 그러한 시도는 작품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소설 『우리 시대의 영웅』은 막스 베버의 입장에서 보면 실패한 삶-문학의 전형이다. 주인공 페초린은 사교계의 이목을 끄는 스물다섯 살의 장교였는데 그것은 바로 소설을 쓸 때 레르몬토프 자신의 초상이었다. 낭만주의의 세례를 입은 레르몬토프는 자신을 세계와 불화하는 존재로 보는 자기인식을 페초린에 투영했다. “나는 불행한 성격을 지녔어요. 교육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하느님이 나를 원래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나도 모르겠군요.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내가 다른 사람들의 불행의 원인이라면, 나도 그들 못지않게 불행하다는 사실입니다.”
19세기 초 격동의 러시아에서 전쟁을 체험하고 문학을 사랑한 젊은이가 스스로를 불행한 존재로 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넘치는 열정에 이끌려 삶과 작품을 하나로 만들려는 시도는 실패하게 돼 있다. 모리스 블랑쇼는 진정한 작가는 일기를 쓰는 작가라고 말했다. 작품에서 작가는 자아를 잃어버리고 또한 잃어버려야 한다. 작가는 작품을 쓰면서 잃어버린 자아를 회복하기 위해 일기를 쓴다. 따라서 진정한 작가는 일기와 작품을 동시에 쓰지만 그것을 하나로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레르몬토프는 일기를 쓰듯 작품을 썼고 작품을 쓰듯 일기를 썼다. 그 결과 작품은 자의식의 과잉으로 장광설이 돼버렸고 그의 삶은 현실 감각을 잃고 미망으로 빠져들었다. 레르몬토프는 27세에 죽었다. _심보선(시인)
(미리보기 알림 페이지로 바로가기▶ http://cafe.naver.com/mhdn/48155
_『우리 시대의 영웅』은 스물일곱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19세기 러시아의 천재 작가 미하일 레르몬토프가 남긴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으로 레르몬토프는
‘러시아 문학이 시에서 산문으로 이행하는 것을 성취해낸 작가’라는 평을 얻었다.
레르몬토프는 작품의 서문에서 ‘우리 시대의 영웅’을
‘우리 세대 전체의 악덕들로 구성되고 그것이 완전히 발현된 초상’이라 말했다.
이 작품 속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형적인 ‘영웅’은 없다.
오히려 환멸과 냉소에 물든 낭만적 영웅의 초상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