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

The Autobiography of an Ex-Colored Man

 

제임스 웰든 존슨 장편소설 | 천승걸 옮김 | 문학동네

 

 

1920년대 ‘할렘 르네상스’의 개화를 이끈

미국 현대 흑인소설의 선구적 작품, 국내 초역

 

백인의 얼굴을 가진 한 무명의 유색인이 그리는

 ‘검은 미국’의 진실한 초상!

 

 

남과 다르다는 것은 결코 비난 받을 일은 아니지만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아닌 척, 하는 것은 잘못일지도 모르겠다.

겉모습은 그들과 같지만 알고 보면 나는 그들과 다른 사람.

지금은 그런 것들이 그다지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물론 어느 곳에선 아직도 문제가 되는)

그 당시로선 큰 일이었을 것이다.

 

내가 그였으면 어땠을까, 어쩌면 나도 그처럼

나의 정체성을 감추고 살았을 것이다.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면서.

 

 

 

 

 

_ 아마도 그 여자는 그날 학교에서 비수를, 그 상처를 치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비수를 내 가슴에 꽂은 사실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 22쪽

 

_ 마침내 나는 흑인종임도 부인하지 않고 백인종임도 주장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름을 바꾸고 콧수염을 기르고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대로 생각하게 하기로, 스스로 내 이마에 열등의 딱지를 붙이고 돌아다닐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내내 나를 흑인종으로부터 몰아내고 있는 무엇이 낙담이나 두려움이나 더 큰 행동 범위와 기회에 대한 추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수치심, 견딜 수 없는 수치심 때문이었다. - 179쪽

 

 

 

 

“‘나’는 나 자신이 그렇게 다루어질 수 있는 종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 

그렇게 한때 흑인이었던 남자는 멀리 도망쳐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성공한 백인 중산층이 되었다. 지금의 ‘나’에 만족하고 달리 되기를 원하지 않게 만든 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다, 라고 위안하면서도 한때 흑인이었던 남자는 때때로 ‘나’는 결국 하찮은 부분을 선택한 것이라는, 한 그릇의 죽을 위해 ‘나’의 출생권을 팔아버린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_이명랑(소설가)

 

 (미리보기 알림 페이지로 바로가기▶ http://cafe.naver.com/mhdn/47698

 

 

 

_『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은 제임스 웰든 존슨이 1912년 익명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당시 흑인의 인종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소설들은

 다수의 백인 독자들에게 외면당했던 이유로 가짜 자서전의 옷을 입고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할렘 르네상스’의 개화를 이끈 선구적 작품이며,

미국 흑인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최초의 현대 흑인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말을 하지 않으면 백인으로 보이는 외모를 가진 한 흑백혼혈인이 겪는

‘검은 미국인’으로서의 소외감과 인종 정체성의 문제를

흑인 문화와 대중예술에 관한 생생한 묘사와 함께 진솔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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