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Poisson D'or (1997년)
르 클레지오 장편소설 |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은 20세기 작가, 그것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이 많아서 참 좋다.
주변에 책을 조금씩(^^;) 보는 지인들이 대뜸 고전 혹은 해외 명작들을 추천해달라 할 때,
이 책 알아? '세계문학전집'이고 '노벨상 수상작가 책'이야 라고 하면 바로 눈을 빛내기 때문이다.
아아……. 이런 노벨상의 위엄이란!
‘라일라’라는 생명력 넘치는 한 소녀가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 눈부시다.
자기를 찾기 위한 지난한 항해는 언제나 황금빛 물고기처럼 아름답다._ 황석영
개인적으로 '그런 노벨상' 수상작가 리스트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 꼽을 만한 한 사람!
최근에 내한 행사도 있었기에 냉큼 뵙고 왔던 훈중년의 상징, 바로 르 클레지오 님이시다!
“나는 그 동안 너무 오래 갇혀 살아온데다가, 자유에 취해 있었다.
나는 누군가가 나를 붙잡아두려 하면 달아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카페 꼼마에서 진행된 낭독회 모습. 이 분이, 무려 1940년 생이라고… 허엇!)
_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나고 자랐는지도 모른 채 어린 나이에 인신매매단에 납치된 한 흑인 소녀의 인생역정을 다루고 있다.‘밤’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소녀 ‘라일라’는 어릴 적 누군가에게 유괴되었다. 그녀의 기억이라곤 자신을 잡아 검은 자루 속에 집어넣은 커다란 손 같은 단편적인 이미지들뿐이다. 팔려온 집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지내던 그녀는 주인 노파가 죽자 가혹하게 자신을 부리는 아들 부부의 집에서 도망쳐 나와 프랑스로 떠난다. 하지만 자유를 얻은 이후의 삶 역시 녹록지만은 않다.
아! 물론 이 작품, 결코 쉽지 않다. 발랄하거나 유쾌하지도 않고.
처음 만난 르 클레지오 작가님의 작품이라면 더더욱 어려움이 따를거다.
프랑스 예술이 대체로 좀 그런 편이니까. 유명하다, 수상했다~
해서 냉큼 열어보면 ‘아아, 이게 무슨 소리야, 현기증나’ 싶은 그런거?
(미리보기 페이지 링크 바로가기 ▶ http://cafe.naver.com/mhdn/46109)
하지만 최근에 『라가』라는 에세이를 통해 독서 토론까지 마치고 보니
왜 그토록 세계 만인이 ‘프랑스 예술’을 숭상하는지 어렴풋이 알겠단 느낌이랄까.
이 날, 강연회 겸 낭독회 현장에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 놓친 분들은 미리보기로 책 내용을 살짝 엿보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은 어디가서 ‘나 세계문학 좀 읽었소’라고 말하려면,
꼭 만나고 넘어가야 할 필독서란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