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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원하는 것이란
데이브 배리 지음, 정유미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책을 시작하기 전 첫 페이지에서부터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저자, 책 속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
숨어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나의 아이들, 롭과 소피에게 바칩니다.
그 아이들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정상으로 밝혀졌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렇다면 저자는 자신의 아이들이 비정상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단 뜻인가?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책 첫 페이지에 떡 하니 써 놓는다는 것 자체가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뜻일게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무척 다양한데 출판사에서 떡하니 "자녀교육?'에 관한 내용이라고 착각
하게끔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저자가 출판사에 제출했던 책 제목들은 <데이브 배리의 '유머에 관한 모호하고 일반적인 책'>이나
<데이브 배리의 '데이브 배리가 지은 데이브 배리 책'> 또는 <데이브 배리 :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과 같이 조금 엉뚱한 제목이었다고 한다.
출판사 입장에서야 그가 제출한 제목들이 마음에 들었을 리 없다.
'자녀 교육'이란 말이 들어가면 어느 나라든지 일단 부모들은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제일 처음에 등장한 딸의 사춘기에 대응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나와 딸의 모습이 생각 나 한참을
웃었다.
작가와 우리 집은 엄마와 아빠가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딸이 저스틴 비버 콘서트에 가겠다고 했을 때 기꺼이 데려다준 아빠다.
하지만 그는 저스틴 비버같은 요즘 가수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콘서트장에서 고함을 지르는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자신의 딸에게 어울릴만한 남자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죽은 지 3개월 후에 부활하려는
노력이 실패했을 때만 그 남자를 만나길 바란단다. ㅋ
대박...
최소한 난 그 정도는 아니다.
딸이 서울까지 긱스 콘서트를 친구랑 가겠다고 했을 때 안 갔으면 싶어서 온갖 구실을 다 들먹였지만 결국
딸의 이유있는 항변에 굴복해 보내주고 말았다.
딸이 스무 살이 되면 서울에 가든, 친구랑 어딜 가든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을 것 같다.
아니면 최소한 자기 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검도나 태권도 같은 운동을 배우던가...
하지만 아직 주민등록증도 안 나온 아이다 보니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요즘 세상은 또 얼마나 험한가.
딸에 대한 그의 걱정이 이해가 된다.
그의 죽음에 대해 쓴 에세이 또한 무척 흥미롭다.
자신이 죽게 되면 화장을 해달라고 하고 그것에 대한 계획까지 짜 둔다.
게다가 자신의 장례식 프로그램까지 작성해두었다.
장례식의 순서, 장례식에 사용할 음악, 추도사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행운의 좌석 발표까지...
ㅋ 이 정도면 저자가 어떤 사람이라는 게 대강 감이 왔을 것이다.
"성지순례하다 와이파이 찾기"라는 글에서 성지순례를 떠난 그의 가족과 여행객들이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에 가기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우스운 광경을 묘사하기도 한다.
제일 압권이었던 것은 <전문 작가가 되는 법>이라는 에세이였다. 전문 작가가 되기 위한 법, 절차와 어떻게
책을 홍보하는지, 자신의 책의 아마존 순위 올리는 방법까지,...
ㅋㅋ
정말로 이 방법대로 시도해 볼 생각을 하는 사람이 설마 있을까?
그저 재미있게 웃어 넘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