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奥田英朗) 作 '면장선거'는 정신과의 이라부 시리즈 제3탄으로서, 각 계층의 유명 인사를 풍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섯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표 제목의 면장 선거를 제외하고는 모두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안퐁맨'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컴퓨터, 기계 문화가 일상 속에 깊게 자리잡은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자판에만 익숙한 나머지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을 너무나 낯설어 하는 요즘 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나 역시 일본어는 자판으로만 쓰는 것이 익숙해져서 손으로 한자를 쓰는 것이 낯설고 기억이 잘 안나는 경우가 많다. (한자를 읽을 줄은 아는데 쓰지는 못하다니... 정말 유치원생만도 못하다... 부끄럽다...) 또한 '구단주' 에피소드도 인상적이었다. 현상에만 집중하고 그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는 현 세대를 바라보는 기성 세대의 관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크게 공감이 갔다. 기성 세대가 보수적이라고 비난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들 역시 과거에는 젊은이였으며 사회 문제를 온 몸으로 부딪혀 겪어온 세대이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은 보다 멀리 바라보고 판단하는 점도 있을 것이다. 기성 세대와 현 세대가 조화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사회는 좀 더 나아질 텐데...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에피소드였다.  

여전히 이라부는 괴짜 의사로서 건재하고, 간호사 마유미는 늘씬한 몸매와 펑크 록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다. 이라부 같은 의사가 주치의라면 다소 황당하고 곤란한 점도 있겠지만, 생각이 자유로운 자에게 상담을 받으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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