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문의 비밀 - 상 - 백탑파白塔派 그 두 번째 이야기, 개정판 백탑파 시리즈 2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김탁환 作 '열녀문의 비밀'은 영화 '조선명탐정'의 원작이자 백탑파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로서 방각본 살인 사건으로부터 6년이 지난 후 의금부 도사 이명방과 규장각 서리 김진이 적성 고을로 열녀 감찰 조사를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조 대왕이 학식이 높고 시문에 뛰어난 백탑파 유생들을 기용한 지 5년째. 드디어 이덕무가 적성 현감으로 임명된다. 한편 수많은 열녀문에 관한 상소 때문에 열녀의 진위를 밝혀야 할 필요가 생기고 그 중에서 완벽한 듯 하나 수상한 느낌이 드는 '열녀 적성 김씨전'을 조사하기 위하여 이명방과 김진이 어명을 받고 이덕무와 함께 적성으로 향한다. 이명방은 적성으로 떠나기 전 어필 도난 사건과 연관되었을 야소교도를 뒤쫓지만 실패하고, 적성 열녀로 추천된 김씨 부인의 시아버지 전 병조 판서 임호와 팔촌인 한성 판윤 임명보로부터 철저한 탐문을 부탁받은 후 원인 모를 설사병에 시달린다. 김진의 극진한 간호 덕분에 겨우 몸을 추스려서 적성으로 향하여 시아버지 임호와 시동생 임거선, 그리고 열녀 적성 김씨전을 쓴 임태명 등을 탐문하지만 임문 종부 김씨가 가짜 열녀라는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다. 이후 다시 한 번 한양으로 올라온 이명방에게 귀머거리 해어화 계목향은 자신과 김씨가 의자매로서 함께 소설을 쓰고 있었다에며 김씨가 절대 자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남편을 잃고 슬픔에 빠진 종부임에도 불구하고 기울어가는 집안을 부흥시킨 김씨 부인의 삶을 되짚어볼수록 그녀가 쉽게 자결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에 관한 의혹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명방은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습격을 받는다. 

영화 '조선명탐정' 때문에 원작 소설인 이 책을 알게 되고 흥미를 갖게 되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코믹이라면 원작 소설은 훨씬 진지하고 무겁다. 또한 열녀로 추천된 김씨 부인 김아영의 삶을 좀 더 깊고 자세하게 파해치고 있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북학이나 야소교에 대한 종친인 이명방의 이해적 한계와 서얼 출신 김진의 신분적 아픔도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남존여비 유교 사상이 지배하고 있던 조선 사회에서 여인의 몸으로 백탑파 유생들이 모여서 꿈처럼 의논했던 이야기를 실현시키고 있었던 김아영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김아영을 열녀로 세우기 위하여 적성 고을 사람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 것을 보고 열녀문이라는 가문의 영광을 위하여 남편이 죽은 후 본인의 뜻과는 반대로 가족들로부터 죽음을 강요받은 며느리들이 많을 것이라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과연 김아영과 관련된 열녀문의 비밀은 무엇인지 (하)권도 읽어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