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없는 월요일 작가의 발견 5
아카가와 지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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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아카가와 지로 作 '상사가 없는 월요일'은 샐러리맨이 주인공인 다섯 가지 이야기를 모은 단편집이다. 정장을 입은 회사원들이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을 악기화하여 격렬한 기쁨을 보여주고 있는 표지가 너무나 인상적이고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은 유쾌하지만은 않다.  

이 책의 타이틀이기도 한 '상사가 없는 월요일'은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사장을 포함한 상사들이 모두 결근한 어느 문구주식회사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상사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저마다 이유를 대고 회사를 쉰다고는 연락을 하자 평사원들은 만세를 부를 것처럼 즐거워한다. 그러나 거래처에서 걸려온 불만 사항, 항의하러 온 인근 주민 집단까지 그들이 감당하기 힘든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평사원들이 나름대로 재치있게 일을 처리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이 엉뚱하게 꼬이거나 씁쓸한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꽤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게다가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가 있어서 공감도 쉽게 되었다.  

욕심이 없는 세키구치 계장이 그냥 술을 끊기로 결심한 날, 우연히 사장으로부터 어려운 과제를 받게 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하여 일주일 동안 고민하는 내용을 담은 '금주를 결심한 날'은 권모술수와 배신을 매우 담담한 문체로 그리고 있어서 더욱 씁쓸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일주일 간의 화려한 출장을 마치고 온 하야미가 겪게 되는 이상한 사건을 그린 '꽃다발이 없는 송별회'는 오싹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반전을 거듭하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그러나 결말은 역시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한편 작은 철조각 하나 때문에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나중에는 정말 살인을 하게 되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인과 자살하는 사에키라는 직원의 죽음을 그린 '보이지 않는 손의 살인'은 너무나 안 좋은 우연이 겹치고 겹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가웠다. 그리고 새 집으로 이사한 샐러리맨이 길을 잃고 집을 찾아가지 못하면서 겪게 되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담은 '도보 15분'은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늦은 밤이라는 설정이 묘한 느낌을 주었다.  

단편집이기 때문에 빨리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재미있다. 그러나 샐러리맨의 삶의 고충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면도 있어서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았다. 물론 공감은 무척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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