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샤바케 1

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ㅣ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하타케나카 메구미 作 '샤바케'는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병약하지만 총명한 약재상 나가사키야의 도련님이 요괴가 관련된 연속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허약하여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 나가사키야의 도련님 이치타로는 부모님과 그를 보좌하는 행수 니키치와 사스케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어느 늦은 밤, 몰래 집을 빠져나와서 길을 걷고 있던 이치타로는 피냄새가 잔뜩 묻은 수상한 남자의 공격을 받게 되지만 요괴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이후 목이 잘린 목수의 사체가 발견되고 꺼림칙한 느낌을 받은 이치타로는 요괴들에게 조사를 부탁한다. 어느 날 어딘가 행동이 수상한 봇짐장수가 나가사키야를 찾아와서 다짜고짜 사람을 다시 살리는 약을 달라고 소란을 피우며 니키치와 이치타로를 공격한다. 니키치와 이치타로는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지고 그들을 공격했던 봇짐장수는 목수를 죽인 범인으로 밝혀져 관으로 끌려간다. 이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계속하여 약재상만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각 사건마다 다른 범인, 그리고 한결같이 '어떤 약'을 원했다는 것, 첫 번째 희생자인 목수의 공구가 사라져서 골동품상에 낱개로 팔렸다는 점 등 사건은 인간이 아닌 불가사의한 힘이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이치타로는 이 의문투성이의 연속 살인 사건이 결코 자신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직접 해결하기로 결심한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과 판타지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몰입이 빠르고 책장도 쉽게 넘어간다. 배경이 과거 에도 시대라는 점과 인간과 요괴가 어울릴 수 있다는 설정이 좋았다. 또한 다양한 요괴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범인이 누군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추리 과정 역시 흥미로웠다. 

한편 주인공 이치타로와 그의 친우 에이키치의 장래에 대한 고민이 현대 사회의 젊은이의 것과 너무나 닮아서 크게 공감이 되었다. 병약하고 삶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을 품고 있던 이치타로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후 더욱 강해지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하타케나가 메구미의 작품 중 '마노스케의 사건 해결집'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주인공 마노스케와 그의 친구들에게서 느꼈던 아련함과 공허함이 이 작품의 이치타로에게서도 똑같이 느껴져서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다음 편의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