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 a True Story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1
페르디난 트 폰쉬라크 지음, 김희상 옮김 / 갤리온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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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는 총 11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독일 변호사가 자신의 경험담을 쓴 일종의 회고록이다. 자신이 변호한 의뢰인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 배경과 재판 과정 등을 매우 섬세하고 감상적인 필체로 써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실화가 아니라 마치 소설 한 편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우리가 깜짝 놀란 만한 실제 사건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모범적이고 사회의 존경을 받는 늙은 의사가 반 평생을 함께 살아온 아내를 도끼로 난자한 사례를 읽을 때는 의사가 괴팍한 아내를 참고 지낸 세월이 대단하고 결국 그가 살인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 이해가 되어서 무척 안타까웠다. 그리고 일본인의 저택에서 훔친 전통 다기 세트 때문에 그와 연관된 자들이 엄청난 대가를 치루게 된 사례는 전신이 오싹할 정도로 무서웠다. 또한 태어났을 때부터 기구한 운명을 지닌 은행 강도가 에디오피아에서 정착된 삶은 찾지만 또 다시 은행 강도를 하게 된 사연은 안타까웠으며 그에 대한 변호는 인간적이고 감동적이었다.

변호사는 법을 수호하는 자의 입장에 서 있지만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자일지라도 의뢰인인 이상 그를 변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자신의 주관이나 판단은 일단 배제하고 그를 변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변호사 역시 사람이다. 법과 도덕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 일이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갔다. 한편 같은 법의 수호자로서 판사는 검사의 주장과 변호사의 변호를 편견 없이 수용하여 판단을 내려야 하고, 검사는 중립적 입장에서 사건을 다루어야 하는데 일단 기소를 하면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중립과 정의를 모두 요구하는 법의 모순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살인이나 절도 등 범죄는 켤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가 극단적인 상황에 있었거나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다만 그가 처했던 상황이나 심리 상태를 인간적인 면에서 이해하고 그를 바탕으로 그가 치뤄야할 대가를 정해야 할 것이다.  

소설 같은 실화를 읽으면서 법, 정의, 인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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