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위로 - 불완전한 나를 위한 따뜻하고 단단한 변호의 말들
정민지 지음 / 빌리버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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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가장 가까운 위로

정민지

빌리버튼




회복


상처 받고 약한 부분을 드러냈을 때,

용기 내서 내 이야기를 들려줬을 때

시간 차를 두고 분명하게 돌아오는 것들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을 받으면서 안전한 느낌을 갖는 것,

이것의 회복의 최종과정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위하여



마흔에 가까워지는 나이가 되자,

기어이 나를 바꾸기보다

내 경험을 잘 기억하는 쪽으로

삶을 바꾼다.



만약 어떤 습관을 갖고 싶거나

버리고 싶다면

이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내가 가진 습관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이야기를 해보자.








어른의 사랑법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기에

내 주변의 모두를 뜨거운 집중력으로 사랑하기는 힘들다.



그저 다정하고 온기 있는 시선으로

어슬렁거리다가

필요한 때

바짝 뜨겁게 마음을 주면 된다.

그게 늘 현재형 인간으로 사는, 마흔에 가까워지는 나이 어른의 사랑법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위하여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나 늘 응원해,

수고했어 수고했어 수고했어 오늘도’



꿈을 위해 또는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

온종일 애쓰고 집으로 돌아오면,

왠지 마음이 허전하고

누군가 어깨를 토닥여주었으면 하는 날들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누군가 잘못을 지적할지라도,

오랜 시간 자책하지 하지 말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감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뭘 잘못했지?

대신

가장 가까운 위로는

‘어떻게 하면 내가 나를 따뜻하게 대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는 시간을 선물 해 준다.







가장 가까운 위로는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마음 연습이다.









우리는 늘 내상을 입고 살아간다.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도,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 사람도

마음속 깊은 곳에 저마다의 상처가 있다.


















편파적이란 말은 나를 위해 기꺼이 애써주는 마음의 다른 표현이다.

그렇게 된 데는 어떤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라는 확신을 스스로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편파적인 시선이 냉정한 시선보다 오히려 스스로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후회나 반성, 부러움, 채찍질. 이런 것보다 자신을 따뜻하게 변호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자신을 쌀쌀맞게 대하지 않게 된다.

자기 삶과 더 친해진다.

꼭 그 정도로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라도, 분명히 좋은 쪽으로 기분 전환이 된다.

그게 나만의 판타지일지라도 말이다.










‘시작 타령’과 ‘후회’를 되돌이표처럼 반복

인생은 번개처럼 지나가지만, 시간은 충분하다.

‘번개처럼 지나간다’는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냉정한 충고

& ‘시간은 충분하다’ => 실수를 만회할 : 누구에게나 매일매일 주어진다는 이십사시간의 기회, 먼저 살아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공평하고 단단한 위로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즉 내가 바뀌기 위해서는 오랜 습관이란 것을 깨닫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뭔가 바뀌려면 남이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생각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누군가 보이지 않는 상처들을 알아봐주고,


마음이 많이 지칠 때는 누군가 어깨를 토닥여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보통 혼자 상처받고

그것도 모자라 스스로를 탓하기도 한다.










특히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는

더욱 자책하며

내 잘못이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애쓴다.











‘오늘의 내가 비록 해낸 일이란 게 턱 없이 부족하고, 미덥지 않더라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지 않고 살라’








가장 가까운 위로는 단순하지만 단단한 마음가짐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무언가를 증명해내기 위해 힘쓰지 말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주는 사람이 되어보라.










오랜 시간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켜켜이 쌓인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내 바깥에서 위로의 한마디를 찾지 않고,

내가 나에게 위로를 건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가장 가까운 위로는

‘내가 나를 위로하는 것’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첫 번째 연습이다.










가장 가까운 위로는

흔들리는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마음의 습관










인스타그램 등 SNS가 삶의 한가운데 자리 잡힌 이후,

더욱 타인의 삶의 관심을 갖게 되고,

일상 역시 쉽게 타인에게 노출한다.

타인을 쉽게 평가하기도 하고,

역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지적을 받기도 한다.

날선 말들은 마음에 상처가 되고,

굳게 다잡은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기준을 놓을 것인지,

아니면 호의를 가지고 변호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지적을 받은 초기에는 스스로를 탓하며 잘못을 찾아내겠지만, 자신을 보호하고 변호하라.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스스로를 변호하라.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둬라.

마음의 여유가 생길것이다.









관계나 성과 등으로 어지러운 마음을 다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라.

과거를 소중하게 다루어라.

타인에게 관심을 끄고,

타인에게 조금 더 다정해져라.

지루한 시간을 견뎌라.

내가 나의 편이 되어라.

나 스스로를 응원하라.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자.









나는 자주 울컥한다.

불안함의 이유를 생각했다.

부족한 걸 채우고 싶었다.

몸과 마음의 습관

나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

‘내가 뭘 잘못했지?’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내가 나를 어떻게 따뜻하게 대할 수 있을까?

점점 생각이 바뀌고 있었다.














각자 하고 싶은 것들을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하며 살자.

적을 만들지 말자.











부지런히 내 글을 쓰고,

더 부지런하게 타인들의 글을 읽으면서 살자.











일단 의미 있게 생각하는 눈앞의 일을 하자.

아주 짧은 순간의 즐거움을 놓치지 말자.



조금 더 나 자신과 내 주변에 다정하게 대하자.

좋은 게 좋은 거다.




리뷰어스클럽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빌리버튼으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증정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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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밀려온다 - 지금이 힘겨운 당신과 읽고 싶은 위로의 문장들
매기 스미스 지음, 안세라 옮김 / 좋은생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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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푸름이 밀려온다. KEEP MOVING 그대 멈추지 않기를


​시

에세이​

치유에세이


푸름이 밀려온다. KEEP MOVING

메기 스미스 Maggie Smith 지음

안세라 옮김 

좋은 생각 




★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

★ 아마존 리뷰 1400여 개, 별점 4.6 기록★

★ 문학상 수상 시인이 전하는 치유와 회복에 관한 메시지 ★



“2020년 최고의 논픽션” 〈코스모폴리탄〉

“상실, 인내, 회복에 관한 강렬한 에세이” 〈피플〉

“코로나 시대의 가장 뛰어난 선택” 〈허핑턴포스트〉



이별과 상실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견뎌낸 작가가 전하는 희망의 문장들



미국의 시인 매기 스미스

20년의 결혼 생활

이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용기를 내 매일 트위터에 목표와 짧은 글을 올리며 세상에 자신의 변화를 선포했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회복의 의지를 담은 결연한 문장들


다양한 이유로 저자처럼 힘든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유의미한 메시지가 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힘든 시기를 지나는 이에게 전하는 위로

《푸름이 밀려온다》 


이별과 상실의 아픔을 겪으며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쓰기 시작한 에세이


짧은 문장들을 모아 엮은 책

이혼

유산

인생의 큰 시련

큰 상실감에 빠져 있던 저자

자신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 -> 글쓰기

매일 자신을 위한 목표, 시, 에세이를 쓰고 -> 세상에 공표 -> 트위터 -> 사람들과 공유 -> 그의 글은 역시 다양한 이유로 힘든 시간을 보내며 지금을 견뎌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가 닿아 마음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단순하지만 꼭 필요한 메시지


지금 자신의 슬픔을 들여다보고, -> 고통을 인정하고, -> 마침내는 그 고통과 함께 걸어가며 -> 오롯이 스스로를 느껴보는 일, -> 그저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는 일로부터 -> 회복은 시작될 것이다.



저자가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 부드럽지만 솔직한 메시지 -> 《푸름이 밀려온다》 :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두와 함께 읽고 싶은 위로의 문장들 -> 출간 후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된 책 



『푸름의 밀려온다』


 SNS에 소개되며 많은 랜선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던 작가의 문장들일기처럼, 단호한 결심처럼, 시처럼, 매일 스스로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써 내려간 진솔한 메시지들

& 저자의 경험을 오롯이 담은 에세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매일 책의 한 페이지를 펼치고 짧은 문장을 음미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에 영감을 받아 

일기, 

그날의 목표, 

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등 

스스로를 위한 글을 쓸 수 있다면...... ^^



 ‘킨츠기(Kintsugi)’


깨져서 쓸모 없게 된 도자기의 상처를 이어 붙이고 금으로 덧칠해 더욱 아름다운 그릇으로 만드는 일본의 공예 기술



이 책이  ‘킨츠기(Kintsugi)’가 되길......


 슬픔이나 괴로움으로 깨어진 여러분의 마음을 치유하며, 그 상처를 오히려 더 빛나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 책은 오만한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저자는 우리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이 책이 내 숨통을 트이게 해주었다. 혼자라는 느낌에서 해방시켜주었다. 저자의 글들은 관대함을, 부드럽지만 강인한 솔직함을 지니고 있다.더는 나아지지 않을 것만 같은 일도 언젠가는 쉬워질 때가 온다.고난의 시간 또한 가치있다. 인생에는 진실과 고통, 공허함과 지혜가 있다. 찰나의 아름다움 힘들때 힘이 되는 문장 마음의 위로가 되는 너무나 좋은 책 살아가다보면 힘든 날들을 꽤나 만나게 된다.아픔 없이 온실의 화초처럼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이란 게 그런 것 같다. 물론 아직 반도 안살았다고 볼 수 있지만,살아간다는 것은 늘 행복할 수만은 없는 일이고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늘 예상을 빗나가기 마련이니까.개인적으론 상실의 슬픔이 가장 큰 고통이 아닐까 싶은데이 책은 그런 힘겨운 고통 속에서 걸어나온 저자의 이야기와담담하게 건네는 위로의 문장들이 실려있다. 인생은 우리가 바라고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생이라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보거나, 결말을 미리 아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재미 또한 없다. 따분한 인생이 되고 말 테니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힘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수 있겠는가? 나무도 자랄 때 비도 맞고, 바람에 흔들리기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는 자란다. 우리도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강해질 것이다. 말, 글의 힘은 강력하다. 감동과 희망 그리고 위로를 같이 전달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우리가 코로나19로 많이 힘들고 우울감도 겪으신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 책이 바로 취지에 적합하지 않나? 책을 잡으면 내가 이야기를 읽는 입장이지만 꼭 내 마음을 읽히고 상대방과 얘기하는 느낌이 든다. 삶속에서 힘과 희망이 필요한 여러분들을 위해 격려적인 메시지와 사랑스러운 메시지를 가득 담고있다. 짧게 짧게 구성을 이루고있으며,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는다. 읽으면서 치유된다. 위로의 문장이 주는 감동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고마운 선물 휴식을 찾을 수 있는 생각의 조각들 내가 듣고 싶은 말들 상실의 슬픔 빈 자리 살아있으나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그리워 몇 시간씩 생각에 잠겨 있기도 했다. 시련을 겪으며 그 시절을 통과하기 위해 자신에게 읊조린 말 상실의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고민도 많고 답답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생각만 하다가 다시 책을 잡고는 했다.책을 잡으면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수정, 회복, 변화 작가가 들려주는 조언, 시, 에세이 마음을 편하게하고, 공감이 되었다.



긴 책

인생은 아주 긴 한 권의 책과 같다.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

운이 좋다면 긴

우리는 인생을 살며 그 책을 조금씩 채워 나간다.

결말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마지막 챕터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이 무너져내려도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존재한다.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써라..

나의 목표를 적어라.

나의 가치를 확인하고

나를 격려하고

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글을 써라.



당연하게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수없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써 내려갈 수 밖에 없다,



과거로 가는 문을 열어두려 애쓰지 마라.

마치 지나간 삶이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

마치 지금이라도 그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듯.

당신의 힘을 낭비하지 마라.

우리는 그곳으로 갈 수 없다.

힘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써라.



수정하기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난날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고치고 다듬는 일에 신경 쓰지 않으면 인생은 활력을 잃는다.


그대 멈추지 않기를......

Keep Moving......





리앤프리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좋은생각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증정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 에세이, 푸름이밀려온다, 메기스미스, 안세라, 좋은생각, 리앤프리서평단, 으나책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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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라미 현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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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라미 현 지음

마음의 숲



호국보훈의 달 6월에 만나게 된 책 포토에세이 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UN참전용사!!! 당신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에 만나게 된 책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사진작가 라미의 첫 에세이!



한 번 들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UN참전용사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며 참전용사의 기쁨과 슬픔을 재조명한 사진작가 라미 현의 첫 사진 에세이.



참전용사들이 품고 있던 전쟁에 관한 기억을 역사에 위치시켜 다음 세대에 전달하겠다는 사명의식으로, 그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치열하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참전용사들이 품고 있던 전쟁에 관한 기억을 역사에 위치시켜 다음 세대에 전달하겠다는 사명의식으로, 그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치열하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UN참전용사 잊지 않겠습니다


용산전쟁기념관

울아들이 평소 제일 가고 싶다고 이야기 했던 곳


 

 



UN 참전국 전사자 명비

낯선 땅 이름 모를 곳에서

오로지 외부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의 평화를 위해

대가 없는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인

UN참전용사들의 거룩한 영혼을 기리고

그 후예들에게는 긍지의 보람을

우리 후손들이게는

감사의 다짐을 되새기는 증표로서

이 명비를

용사들의 영전에 바칩니다.

전쟁기념관



최후의 순간에 우리는 생존을 목표로 한다.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살아갈 힘이 있다.


사는 동안에 그 기다림을 해소하기 위한 열망을 품기 때문이다.


포로는 해방을 기다린다.

참전용사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기다림의 대상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어쨌든 살 수 있다.


생존을 목표로 하는 삶도 눈부시지 않은가.​



목표는 생존, 미덕은 용기


모든 군인은 위대하지만, 전투를 겪은 용사들에게서 나는 특별한 눈빛을 읽어낸다.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전투의 흔적.

그것은 여전히 뜨겁고 치열하다.


남들이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았고,

남들이 두려워했던 곳으로 갔으며

남들이 피하고자 했던 일을 했다.

미구 애리조나 주

투손 한국전 참전비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가 오 선생님과 같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분들의 애국심을 조금만이라도 더 알아줬다면 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지 않았을까. 

매달 3만 2천 원, 겨우 그것이 시간과 목숨을 바친 대가라니…….

어떤 마음은 돈으로 환산하려 해서 그 가치가 훼손되고 만다. 참전용사분들의 삶 또한 단순히 계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전쟁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결국 전쟁도 사람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연도와 사상자의 수치로만 기록되는 ‘종이의 전쟁사’보다는, 문맹인 전우 대신 편지를 써주고 돌아오는 답장에 함께 기뻐하는 ‘사람의 전쟁사’가 가득하다.

삶의 온기가 느껴지는 이 기록들에서 잊힌 영웅, 잊힌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을 것이다.

전쟁 같은 일상에 치여 잊어버렸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것이다.

우애, 자유, 웃음과 눈물 그리고 소중한 사람까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다

화합보다는 갈등이 보도되고, 역사보다는 정보의 가치를 중시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세대 간의 갈등 문제는 매 순간 존재하던 담론이지만, 오늘날 그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특히 다른 국가보다 사회적 변혁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던 한국에서 ‘세대’는 더욱 면밀하게 세분된다.

참전용사 세대, 산업화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Z세대까지.

세대를 구분 짓고 특성을 분류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기 쉽다.

그 결과 윗세대의 조언과 기록된 역사는 ‘낡고 지루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대들 여기 있었기에 오늘의 조국이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윗세대의 조언과 기록이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참전용사가 증언하는 ‘생생한 전쟁사’를 기록하여 전달한다는 숭고한 생각으로 저자는 프로젝트를 이어나간다.


저자의 기록은 교과서에서 보았던 지루하고 딱딱한 전쟁사와는 다르다.

영웅의 후일담 혹은 꼰대의 ‘나 때는’으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참전용사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드라마다.

그리고 드라마의 갈등이 결국 해소되듯, 치열하고 생생한 참전용사의 기억에서 우리는 세대 갈등을 봉합할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은 ‘애국’이라는 표현 자체를 ‘낡은 것, 꼰대스러운 것’으로 쉽게 생각하곤 한다.

나라가 없는 서러움을 겪은 사람과 나라의 보호가 당연했던 사람의 마음가짐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애국’에 대한 그들의 간절함과 진정성이 쉽게 폄하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_〈온몸으로 애국하는 마음〉 중에서


▶ 전쟁도 결국 사람의 일이었다

전쟁은 인간이 만든 가장 큰 재앙이다.

그래서인지 전쟁은 각종 매체에서 심각하게 다루어졌다.

사실 전쟁터는 사람이 다치고 죽으며 무수한 세계가 파괴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우애, 생존 의지 등 새로운 가치가 솟아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절망적인 사건와 끔찍한 장면을 나열하는 기존 전쟁사의 문법을 따르기만 하지 않는다.

참전용사들이 전쟁에서 경험했던, 때로는 웃음이 새어 나올 정도의 사건이 곳곳에 수록되어 있다.

그날 테드의 비행기는 평양에 폭격을 퍼붓고 오다가 대공포에 맞은 것이었다.

공중에서 비상탈출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테드는 거부했다. 탈출을 잘못했다가 무릎이 손상되어 다시는 야구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다행히 착륙한 그는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아 발목이 살짝 부은 것 외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겨우 탈출한 테드에게 어떤 병사가 다가오더니 사인을 요청했다고 한다.

테드는 그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내뱉었다고.

“어떤 미친놈이…… 그 상황에서 사인해달라는 것이 믿어져?”

_〈전쟁도 결국 사람의 일〉 중에서

40년 만에 첫사랑을 다시 만난 사람,

20년 전 친구를 찾기 위해 남의 나라 신문에 광고를 낸 사람, 롤스로이스보다 기아 차가 더 좋다는 사람…….

그들은 모두 참전용사였다.

저자는 참전용사를 ‘전투의 공간’에 덩그러니 세워놓지 않는다. 세심하고 꼼꼼한 인터뷰로 그들의 삶을 ‘한 명의 인간’으로서 더 폭넓게 조명한다.

참전용사들을 뒤덮었던 전쟁의 그림자 사이에 숨은 한 줄기 빛을 발견하는 것처럼.

더욱 도드라진 ‘인간적인’ 메시지는 독자의 삶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스며든다.

나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폭소를 터트렸다.

전쟁에는 참혹함만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농담도 사랑도 전쟁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전쟁도 결국 사람의 일이었다.

_〈전쟁도 결국 사람의 일〉 중에서

▶ 기록은 새로운 역사를 발굴하는 일

저자는 참전용사들이 옆집 할아버지처럼 친근하게 느껴지다가도, 막상 그들의 사진을 찍으면 눈빛에서 전장의 싸늘함을 읽어낸다고 고백한다.

당연하게도 전장에서 겪은 슬픔이 기쁨을 압도하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을 코앞에서 목격한 그들은 죽음을 경험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이 ‘간접 체험’의 힘은 강력하다.

겪어본 적 없는 거대한 슬픔을 간접적으로 체험함으로써 우리는 삶의 가치를 되새긴다.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한 저자는, 그들이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생환자이지만 역사의 승리자가 아님을 몸소 느낀다.

그러나 역사는 승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기록이 남는 한 누구나 역사가 된다.

잊히지 않고 무사히 역사가 된 기록은 다음 세대에 어떻게든 메시지를 던진다.

반전反戰, 자유, 평화 등 잊지 말아야 할 인류의 가치를 길어 올릴 수 있다.

저자는 오늘도 새로운 역사를 발굴한다.

이 사소하다면 사소한 기록이 인류의 유산이 되리라는 사실은 의심할 필요도 없겠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언제쯤 마칠 수 있을까.

아직도 숱하게 남아 있을 한국전쟁 참전용사분들을 모두 찾아뵈어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을까?

비록 완수하겠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힘닿는 데까지 해야겠다는 다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서로 닮아 있는 듯하면서도 다른 용사분들의 이야기는 하나하나가 커다란 사건이고 역사이다.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꿨던 그 역사들이 차곡차곡 쌓여 기억된다면, 인류의 발걸음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새로운 역사를 찾아 나선다.

_〈새로운 역사를 찾아 나선다〉 중에서




기록이 곧 역사다.


다음 세대의 자부심이 다.



귀한 책과 소중한 경험이 깊은 생각으로 이어지게 만들어주셔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


출판사로 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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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라미 현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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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이름 모를 곳에서 오로지 외부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의 평화를 위해 대가 없는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인 UN참전용사들의 거룩한 영혼을 기리고 그 후예들에게는는 긍지의 보람을 우리 후손들이게는 감사의 다짐을 되새기는 증표소서 이 명비를 용사들의 명전에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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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정치철학사 - 세계사를 대표하는 철학자 3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첫걸음
그레임 개러드.제임스 버나드 머피 지음, 김세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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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정치철학사]

그레임 개러드 지음

제임스 버나드 머피 지음

김세정 옮김

다산초당

울 아들이 치뤄야 하는 입시제도가 또 개편이 되었다. 뭐 입시 제도 개편되는 것이 한 두번이였었냐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이번에도 역시나 나의 결론은 독서, 문해력, 인문학, 논술, 토론, 글쓰기, 어휘력이다.

내가 울 아들 배 속에 넣고 있을 때 부터 주구장창 강조 해 오던 울 남편과 그렇게도 싸우며 ??? 굽히지 않았던 소신??? ^^;; 기본에 충실하자!!! 원리!!! 이해!! 책 읽기가 답이다!!! 환경을 만들어 주자!!! 에 바탕에 둔 책 그리고 체험에 바탕을 두고 아이가 중심이 되는 거꾸로 교육...... 책 읽기, 인문학, 독해, 한국사, 세계사, 그리스로마신화, 삼국지, 수호지, 정치, 경제, 일기쓰기, 독서록쓰기, 논술, 토론, 토의, 한자...... 뭐 오랜 시간 10년이 다 되도록 내가 고수 해 오던 나의 올 곧은 교육관.....

나의 이 교육관이 이제서야 IB라는 것과 하브루타라는 것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을 뿐인 것이지 토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입시제도가 아무리 바뀐다고 한들 나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법이니.... 울 아들의 공부도.... 울 아들의 인생도....... 울아들이 살아갈 세상도.... 울 아들 곁을 채울 사람들도 모두 이와 같기를 소망한다....

내가 공부를 한참 할 때는 한국사를 배우고 세계사를 배웠지만 이제는 숲은 보고 나무를 보는 큰 그림을 보게 하는 인문학적인 세계관적인 시각에서의 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부터 벌써 세계사와 한국사를 동시에 배우거나 오히려 세계사를 먼저 배우고 한국사를 배운다. 세계속의 한국......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아니 울 아들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2학년 때에도 벌써 꽤 깊게 IB초인지프로젝트수업을 진행했다. 세계속의 한국...... 아이들의 교육에서도 느낄 수가 있다.

이제는 초등학교 3학년 부모참관수업만 가도 토론 수업에서 심심 찮게 오늘날의 정치의 축소판을 볼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길러줄 30가지 위대한 생각들!!! 세계사를 좌우한 정치 이념을 구축해온 인물들의 삶과 세계관, 그들의 정치적 사고가 시대 속에서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여 실현되었는지, 그 생성과 흐름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는 책!!! 너무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사실 아들이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는 지 툭 툭 질문을 할 때가 있는 데 말문이 턱~ 턱~ 막힐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읽게 된 것도 큰 이유 중의 하나다.

부모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정치철학사를 대표하는 공자, 플라톤, 마키아벨리, 마르크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두 번째 스승으로 추앙받는 알 파라비, 세상에서 가장 큰 공산국가를 탄생시킨 마오쩌둥, 미국의 관점에서 프랑스혁명을 분석한 토크빌 - 오늘날의 정치를 이해하려면 현 정치 체제의 기초를 세운 인물들을 이해해야 한다. 철학자들의 삶과 생각을 엿보며 세계 정치철학의 기초 개념과 흐름을 잡아 주는 책이다. 기원전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정치철학사를 총 30인의 이야기를 통해 단순하고 명쾌하게 풀어낸 [처음 읽는 정치철학사] 는 정치철학을 어렵게만 느끼던 나에게 정치철학의 세계에 입문하도록 돕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준 책이다. 세계사를 좌우한 정치 이념을 구축해온 그들의 삶과 세계관을 추적하면서 그들의 정치적 사고가 시대 속에서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여 실현되었는지, 그 생성과 흐름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었다. 정치사상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변화를 살핌으로써,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지금의 정치 체계가 정치적 진화의 종착지가 아님을 인식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더 나은 정치가 무엇인지 꿈꿔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니 세계 정치철학사의 핵심 지식을 훑었다는 성취감이 들었다. 인류가 꿈꿔온 유토피아가 무엇이었는지.......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세대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깊게 생각 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현시대를 진단하고 희망을 그려나갈 수 있는 생각 근육이 길러진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기 잘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짬을 내어 하루에 1개 라도 좋으니 꼭 읽어 보시기를 추천하고 싶다. 독서모임 독서 주제로 사용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토론, 필사, 깊게 읽기, 오래 읽기, 한 권 읽기, 슬로우리딩, 만독, 완독 등...... (요즘 말들이 워낙 많다 보니 ^^) 리딩챌린지를 진행 하기에도 참 좋은 책이다. 추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좋은 아이디어 아닌가? ~^^

야비하고 더러운 계략으로 유명했던 19세기 영국 정치인

- 로즈베리 경 5th Earl of Rosebery, 1847-1929

- 정치판은 악취 나는 뒷간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소시지와 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고 싶지 않을 거다."

정치를 통해 나타난 최선의 모습을 소개하려 한다.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 수 있지만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트로츠키

"우리는 정치에 무관심할 수 있지만, 정치는 우리에게 관심이 있다."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책임이 있다.

정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에 더해 지식과 지혜를 갖춰야 한다. 우리는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지식과 지혜는 어느 때보다도 찾기 힘들다.

정보라고 불리는 것들은 잘못된 경우가 많고, 여론에는 지혜는 물론 참된 지식도 부족하다. 따지자면 잘못된 정보가 지식보다 더 대접받고 있는 시대이다.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더 깊은 통찰이고, 균형 잡힌 시각, 풍성한 지혜이다.

정보가 특정 사실에 국한된다면, 지식은 더 보편적이고 이해와 분석을 수반하고, 지혜는 사물의 실체를 가장 진지하게 그리고 깊이 통찰하는 일이다.

자신이 사는 시대의 정치적 정보의 정수만을 뽑아 참된 지식으로 정리하고, 이 지식을 개인이나 공동체의 안녕을 위한 보편적 지혜로 탈바꿈시켰다. 그들의 지혜를 어떻게 오늘날의 정치 난제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고찰하면서 끝맺는다.

폭넓고 심층적으로 다루면서 이 모든 정보를 통합 해 정치에 관한 정연하고 설득력 있는 해석을 제공하고자 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지성과 사상을 소개하여 흥미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정치는 단순히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곳만은 아니다. 인류 역사에는 사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때가 있다. 인간사란 절대 온전히 현실적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혁명과 러시아혁명, 미국 건국 과정 등 무력 충돌인 동시에 사상 간 격돌이기도 역사적 사건들이 대표적 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의 정치는 권력뿐만 아니라 의를 위해서도 투쟁하는 일이기에 특별하다. 다른 동물들은 기쁨과 고통을 표현할 수 있지만, 선과 악, 옳음과 그름, 정의와 불의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건 인간의 언어밖에 없다. 정치에서 권력과 정의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이해하려면, 권력은 있지만 합법적이지 않은 정부와, 합법적이지만 권력이 없는 정부를 비교해보면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은 유럽 패전국에 수 많은 정부를 세워 해당 영토를 다스릴 힘은 지녔지만 합법성과 정의는 없었다. 이와 동시에 점령된 유럽 국가 정부 다수는 합법적이긴 했지만 런던으로 도망쳐야 했다. 두 유형 모두 치명적인 결점이 있었다. 정의가 없는 권력은 시민을 상대로 전쟁을 치르고, 권력이 없는 정의는 시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없다. 권력만 있는 정부 또는 정의롭기만 한 정부의 통치를 받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권력이 정당하게 행사되고 정의가 권력을 통제하기를 바란다. 따라서 정치는 권력과 정의, 자세히 말하자면 정당한 권력과 권능이 부여된 정의가 만나는 곳이다. 즉 정당성이 힘을 갖고 힘은 정당하게 행사되는 지점이다. 정치 활동은 권력에 정의라는 개념을 적용하려는 시도이다. 시행하지 않거나 시행할 수 없는 정의에 어떤 가치가 있을까? 정의가 길을 이끌어주지 않는 권력은 또 어떤 가치가 있을까? 시행하지 않은 정의는 환상일 뿐이고 시행할 수 없는 정의는 폭력에 불과하다. 정의는 옳은 일을 알려줌으로써 법에 방향성을 부여하고, 권력은 법 준수를 위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법에 강제성을 부여한다.

위대한 19세기 역사가 액턴 John Dalberg-Acton, 1834~1902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Power corrupts Absolute power corruptsabsolutely."

권력을 향한 이 유명한 일침은 권력이 가장 훌륭한 사람의 인격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더 나은 정치를 꿈꾸는 철학이란?

위대한 정치사상가들은 자신이 살던 시대의 정치를 어떻게 봤을까?

정치와 관련해 시대를 초월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고 사상을 전파하는 저술을 남겼다. 그렇기에 이들의 통찰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는 절대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흔히 말하지만, 비슷한 유형을 보이는 경우는 종종 있다. 이 책을 만약 100년 전에 썼다면 공자, 알 파라비, 마이모니데스 같은 고대 사상가는 포함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20세기 초만 해도 유교, 이슬람교, 유대교 기반 정치사상은 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듯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최근 들어 마오쩌둥 이후 중국에는 유교가 부흥하고 있고, 전 세계를 이슬람식 정치 이론이 폭발적으로 휩쓸고 있는 데다, 중동에서는 유대 국가가 등장했다. 한때 거의 잊혔던 사상가들이 오늘날에는 가장 큰울림을 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 William Faulkner,1897-1962

'과거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아직 지나간것도 아니다'

정치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정치를 그저 진흙탕으로 내버려 두지 않기 위하여 철학은 진정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철학은 어쩌면 우리가 이미 맞히고자 염두에 두고 설정해둔 과녁을 한층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일지도 모른다. 철학자들은 자유, 평등, 정의 같은 모호한 개념을 깊이 고찰하여 우리가 이러한 개념들을 한층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니체는 설상가상으로 사고 행위 자체가 효과적인 정치를 방해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과감한 통솔력과 단호한 행동에는 확신과 자신감이 필요한데, 철학은 우리를 의심, 통찰, 망설임으로 이끈다.

셰익스피어가 그린 햄릿은 철학을 공부한 것이 그의 유명한 성격인 행동력 결여의 원인일 수도 있다. 햄릿은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 많이 생각한 탓에 그 어떤 것도 행동으로 옮기기가 힘들었다. 만약 철학이 정치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는 철학자가 좋은 통치자가 될 거라고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플라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철학자들이 시시하고 결단력 없는 통치자, 혹은 그보다 훨씬 형편없는 통치자가 될 거라 생각한다. 정치의 미래를 예견하는 철학의 힘 대신에 우리는 정치철학자들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심을 두고 미래의 정치를 알려주는 선지자 또는 예언자로 여기는 데 익숙한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은 위대한 혁신가들과 비슷하다. 가령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비행기와 잠수함을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한참 전에 이미 이러한 모델을 구상했다. 아마도 위대한

정치사상가들은 한참 후에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정치를 그리는 선지자일 것이다. 예를 들어 공자는 군주들이 공공정책을 세우기 전에 문인 학자의 가르침을 먼저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몇 세기 후 중국은 실제로 제국의 관료 체제를 문인으로 채우기 위해 고안한한 과거 제도를 시행했다. 플라톤이 그린 공산주의는 마르크스와 레닌, 마오쩌둥에게 영감을 주었다. 핵가족을 없애야 한다는 플라톤의 주장은 이스라엘의 집단농장인 키부츠Kibbutz에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까지 일부 급진주의 페미니스트의

사상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예지력을 발휘한 정치사상도 있다. 이탈리아가 수십 개의 왕국과 공화국으로 분열되어 있던 시절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가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끊임없이 반목하는 수백 개의 세습 군주 일가가 유럽을 지배하는 시기 칸트는 유럽연합 설립보다 150년 앞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입헌공화국으로 구성된 대륙을 예견했다. 루소는 구체제를 전복하면서 유럽 역사의 방향을 틀어 놓은 프랑스혁명이 발발하기 25년 전 유럽에 '혁명기'가 도래할 것을 예언했다. 버크는 로베스피에르와 나폴레옹이 등장하기 수년 전에 공포정치와 군사독재를 예견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세계를 주도하던 때 토크빌은 언젠가 전 세계가 이후 냉전에서 볼 수 있듯 미국진영과 시아 진영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점쳤다. 물론 이루어지지 않은 예언도 있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붕괴는 필연적이라고 예견한 사실은 유명하다. 18세기 매디슨이 제정에 이바지한 미국 헌법이 오늘날 거대하고 복잡한 산업과 후기 산업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체계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칸트가 말한 '항구적 평화의 시대는 어느 곳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다. 페인은 군주제는 언제나 독재를 향해 나아간다고 주장했지만, 오늘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북유럽 등지에서 볼 수 있는 민주 입헌군주제는 완전히 반대이다. 오히려 페인이 인류 진보의 길잡이라고 여긴 미국보다도 더 평등한 사회를 자랑한다. 너무 암울해서 실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사상도 있다. 루소, 토크빌, 니체, 아렌트는 모두 선진 산업민주주의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게 되면서, 힘들게 손에 넣은 정치적 자유를 대중 오락과 쇼핑을 위해 기꺼이 포기하는 미래를 그렸다. 엘리트 계층이 관리하고 그 누구도 통치하지는 않는 국제화한 개인 소비의 세상에서 정치 자체는 쓸모없는 것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네스가 예견한 악몽 같은 미래에서는 인간이 자연을 탐욕스럽고 폭력적으로 착취한 끝에 지구를 파괴하고 지구가 아닌 다른 곳을 식민지로 삼아 망명 생활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철학 없는 정치는 가능한가?

철학과 정치 간 어려운 관계를 보면 추울 때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한데 모여들다가 서로의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멀어지고 마는 동물 호저 이야기가 떠오른다. 호저는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견딜 수 없다. 서로에게 줄 수 있는 따듯함은 서로에게 고통을 안길 때만 가능하다. 호저처럼 정치와 철학도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서로에게 위협이 된다. 결국 호저들은 서로 꽤 가까이 붙어 있으면서도 약간의 거리를 두기로 한다. 온기를 약간 포기한다는 건 고통도 약간 줄인다는 뜻이다. 고통이 아예 없다는 건 얼어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당신은 더 나은 정치를 꿈꾸고 있는가?

정치와 철학은 각자 서로라는 짐을 껴안고 있다. 많은 부분을 고려했을 때 이는 정치와 철학은 서로에게 위험을 안길 수 있긴 해도 좋은 일이다. 사상이 전혀 없는 정치체계란 없다. 그리고 정치를 둘러싼 철학적고찰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철학은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딴 세상에 존재하는 게 아니다. 철학은 현실을 고찰할 수 있는 평화와 안정을 제공하는 정치체제 안에서만 발전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흡스는 여가는 철학의 어머니이고, 국가는 평화와 여가의 어머니이다. 위대하고 융성한 도시가 있는 곳에 철학 연구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치가 철학의 전제조건이라는 홉스의 주장이 맞다면 철학은 더 잘 살아남기 위해서 정치를 연구해야 한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소크라테스가 처형되기 전 탈옥 기회를 마다했는지도 모른다. 부유한 친구 크리톤이 탈옥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소크라테스는 법이라는 이름 아래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는데도 법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진 재판에서도 철학이 국가의 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철학은 정치에서 당연히 여겨지는 것들을 탐구한다. 단순히 이런 것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선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때 보통 새로운 정치적 이상, 체제, 정의 원칙, 삶의 형태 등을 구상한다. 이런 동반자가 없는 정치는 그저 진흙탕에 불과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질문은 단 하나다. 우리는 지금 더 나은 정치를 꿈꾸고 있는가? 이 책에서 소개된 정치철학들을 살펴봄으로써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지금의 정치체계가 정치적 진화의 종착지가 아님을 인식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희망의 정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꿈꿔볼 수 있기를 바란다.

https://blog.naver.com/rarrara19/22239692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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