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아, 그 위대한 반전의 역사
주레 피오릴로 지음, 이미숙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주레 피오릴로 저/이미숙 역 | 시그마북스 | 원서 : Great Bastards of History(2010) | 328쪽 | 800g | 190*240mm | 2011년 10월 06일 | 정가 : 19,500원


"사생아"와 "반전의 역사"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부'와 '모'의 관계 문제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나자마자 씌워지는 "사생아"라는 낙인은 '낙인'이어서 지울 수도 없다. 어느쪽 세계에도 안착할 수 없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어 '도둑'이 될 수도, 이 엄동설한에 어디로 가야할지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래서 그런가? 그들이 만들어낸 반전의 역사가 그리고 역사 속에서 표출 되기 이전의 그들 속에서 일어난 변화들이 궁금했다.

정복왕 윌리엄으로부터 시작하여, 너무나 잘 아는 사람들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가로질러 마지막 피델 카스트로까지 읽어내고 난 후의 느낌은 '편집은 잘 되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였다. 열다섯명의 인물에 대해 요약한 글과 그들의 삶을 간략한 연대표로 정리하고 당시의 사진과 그림을 엮어 보기 좋게 편집하기는 했지만 그들이 그 시대에 겪었을 편견과 번뇌가 제대로 읽히지는 않았다.  알지 못하는 역사적 사실과 그 사실에 얽힌 인물들이 주인공과 뒤섞여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끝나버리는 짧은 이야기에 한 인물에 대해 뭘 알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물론 역사나 인물에 대해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다른 느낌일지는 모르겠다- . 이들이 "사생아"라는 사실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 아닌가 싶어, 다 읽고 난 후에 왠지 쓸쓸함이 느껴졌다. 문득, 성공 덕분에 이 책에 실린 사생아들 보다 이 책에 실리지 않고 '주워먹을 것도 없고, 상관할 자격도 없는데 남의 가정사'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사람들 때문에 괜한 상처 받았을 많은 사생아들에게 위로에 말을 조용히 전하고 싶다. 문득, 다른 요소에 대한 이야기 보다 "사생아"라는 출신 성분으로 책을 엮은 지은이와 그걸 보겠다고 이벤트까지 신청한 나는 뭔가 싶기도 하다.

책은 참으로 알록달록하게 잘 편집되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큼직큼직하게 편집이 되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큰 글씨에 가독력이 떨어지는 나는 힘겹게 읽었다. 조금 작게 편집하여 책 사이즈도 줄이고 무게도 줄여 들고다니면서 읽기 좋게 만드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책이 거창해서 책 내용을 지나치게 거창하게 기대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