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김태권 글,그림 | 길찾기 | 298쪽 | 654g | 2003년 12월 


[십자군 이야기 3]권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서 나왔다. 책을 구입하고 나니 전편의 이야기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다시 읽으면서 6년전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의 변화를 겪었는지를 어슴푸레 기억해 냈다. 그리고, 이 책의 이야기를 다시한번 되새김질 하며 최근에 새로 알았다고 생각했던 사실이 이미 이 책에 있음을 확인하고 한스러운 기억력을 다시한번 탓해봤다.

 

몇일 전에 TV를 보고 있는데 반한류의 정점에 있는 일본 우익 이야기가 나왔다. 하는 말 중에 일부는 옳은 점이 있지만-후지TV에서 한국방송만 틀어서 화난다는 이야기는 공감할 이야기-, 한쪽으로 몰려 있는 생각은 몹시 위험해 보였다. 분열되어 있는 한국이 다시 전쟁을 해야 일본이 전쟁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망언에는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서울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되어 도로 곳곳에 걸려 있었던 플랜카드를 생각해보니 기득권층이 어떤 방향을 바라보냐에 따라 세상이 참으로 묘하게 돌아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같은 이야기로 묶을 수 없는 듯 보이는 이 사건들이 머리 속에서 묘하게 얽히며,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자는 그 역사를 되풀이해서 살아야 한다"라는 문장이 떠오르며 살짝 소름끼치기도 했다. 알아야 할 일이다.

책을 다시 읽기 전에 다시 든 생각, 이 십자군 전쟁은 왜 일어난 것일까? 책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이러 저런 일들, 그러니까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그런 비슷한 일들이 있고나서 동서로 나뉜 로마제국과 그저 세금을 걷겠다는 세속적인 목표- 전쟁은 무조건 나쁘지만, 남자를 죽이거나 여자를 노예로 파는 로마 제국과 다르게-로 유럽을 정복해 가던 아랍인들이 있었다. 아랍인들의 정복에 대해 세금에 지친 옛로마땅의 일부 주민들은 정복을 반기기까지 했단다. 이슬람교로 개종하면 세금이 내지 않는다는 말에 집단 개종까지 했다는 이야기는 책에서 비유하고 있는 이솝우화의 바람으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길 수는 없다는 이야기와 꼭 맞아 떨어진다. 관용의 승리였다. 그러는 사이 서유럽에서는 프랑크 왕국이 번성하여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동로마와 외교문제가 발생한 프랑크 왕국은 바그다드의 칼리파와 손을 잡게되고 그대로 평화를 이루는 듯 하지만, 영웅이 죽으면 세상도 분열된다고 프랑크 왕국 자손들이 제국을 갈라먹고 바이킹들의 침락으로 서유럽은 치안 공백 상태에 놓인다. 그 당시 농민들을 수시로 괴롭히던 갑옷 입은 전사들은 우리가 기사도 정신으로 기억하고 있는 중세 기사들이었다. 지식을 쌓으면 소양이 사라진다 겁내며, 무지를 자랑으로 삼았던 자들이다. 괴롭힘을 당하던 농민들은 참을 수 없었다. 결국 극한 대립으로 갔을 때 중재하려든 집단이 교회였다. 교회는 원래 있었는지 그때 만들어졌는지 모를 기사도를 만들어 내어 평화 운동을 전개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기사들은 원래 망나니였으니 '기사도'라는 허울도 그들에게 그리 오래 먹히질 않았다. 그때 찾아낸 답이 외부로의 전쟁이었다. 이런 이유로 곳곳에서 참 많은 전쟁들이 일어난다. 내부의 불만을 없애려면 공공의 적이 필요했으니 찾아낼 구실 중 가장 편한 것이 '이교도' 아니었을까? 사이 좋았던 무슬림에 대해서 조직적으로 적대관계를 만들어내게 되나, 사이좋게 지낸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무슬림을 공격하자는 것은 의외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예루살렘으로 순례하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때 나타난 자가 선동자 은자 피에르 였다. 분란을 외부로 돌리고 싶은 기득권층이 선동자를 만났으니 일 꾸미기가 쉬워진다. 드디어 십자군 원정을 떠날 빌미를 마련한 기득권층이 이제 필요없어진 피에르를 무시하는 사이 대장이 되고 싶은 피에르는 빈자들을 선동하여, 십자군 원정에 나선다. 식량 등의 기본적인 준비도 없이 떠난 군중십자군이었다. 지도조차도 준비해 갔는지 의문이다. 대략 동쪽으로 향하던 군중 십자군은 북동쪽으로 독일로 잘못 들어서고 독일지역에 있던 유대인을 학살한다. 그리고 연이어 학살과 약탈을 일삼는데, 같은 서방과 같은 그리스도교도도 예외는 없었다. 하지만, 준비 되지않는 군중 십자군이 죽어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중 십자군의 수는 너무 많았다.
콘스탄티노플까지 도착한 피에르와 군중 십자군은 알렉세이오스의 묘한 홀대로 원하는 투르크 땅에 버려(?)진다. 오합지졸로 투르크에 입성한 군중 십자군은 그곳에서도 그리스도교도들의 마을에서도 여지없이 행패를 부렸고 니케아 근교까지 쑥대밭을 만들고 있었다. 그때, 니케아의 젋은 술탄 클르츠 아슬란은 군중십자군의 만행에 참지 못하고 계락을 써 욕심많은 군중 십자군을 공격한다. 그 사이 엉뚱하게 정신차린 피에르가 독자행동에 나서면서 첫번째 계략에는 빠지지는 않으나 대다수의 군중 십자군은 기사 르노의 변절로 순교라는 이름을 달게된다. 그러나 젊은 술탄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2차 계락으로 은자 피에르와 함께 남은 군중십자군을 몰살하려하지만, 대다수가 목숨잃어도 피에르는 살아 남았다. 그리고 동방의 알렉세이오스가 보낸  구원부대에게 구출된다. 그렇게 살아 돌아오면 뭐하나. 잠깐 정신 차린 듯 하다가 엉뚱한 망상에 휩싸이게 되는 피에르는 기사들로 구성된 1차십자군 그러니까 보에몽 공작을 기다리며 다시한번 꿈을 펼칠 순간은 기다린다.

여기까지가 1권의 이야기다. 이야기 사이사이에 유명한 학살자 히틀러와 부시가 등장하여 맞춤맞게 어려운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화이지만 빨리 읽을 수 없는 이 책의 부록은 참으로 아름답다. 지역 개념이 없는 내가 보기에 좋을 십자군의 전쟁의 이동경로 지도, 그리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묶은 참고서적과 관련한 만화 한편, 꽤나 많아 부담스럽지만 책마다 설명이 달려 있어 읽어야 할지 안 읽어야 할지 판단할 여지를 주는 참고문헌까지 흠잡을 곳이 없다. 흠이라면, 터무니 없이 늦게 출간된다는 것 정도?

 

2005-07-06에 쓴 리뷰


'킹덤 오브 헤븐'을 보고 십자군 전쟁이 궁금해졌다. 왜 갑자기 전쟁이 시작되었는지, 그 이교도를 다 무찔러서 어쩌겠다는 건지. 성스러운 전쟁이었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거 같은데, 내 기준에 어떤 전쟁이든 성스러울 수는 없다.  입은 뭐 먹으라고만 있는게 아니다.  말 뒀다가 뭐하려고, 팔다리를 휘둘러 사람을 상하게 하나?  거기다가 정작 쌈질하겠다고 하는 놈들은 뒤에서 조정만 하고 나가서 상하고 죽는 사람들은 평민에다가, 또 그 딸린 가족들이 갖는 고통과 점령지에 이유없이 죽어가야하는 아이와 여인들, 그리고 노인들.. 살아 남았다고 해도 구구절절 말할 수 없는 만행들.. 으... 난 전쟁이 정말 싫다.

 

참 어이없는 일이다. 빨리 2권이 나와야 하는데, 말이지. 요즘 인권과 전쟁으로 피해입은 나라들의 이야기에 관한 책을 읽는 중이다. 물론 이 책의 참고서적인데, 두고두고 하나씩 올릴테니 다 같이 생각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서로 추천해 가면서 읽어도 좋고. ^^


이어 읽기


[팔레스타인],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폭격의 역사(읽다가 포기하고 책꽂이에 곱게 꽂혀 있음)], [이라크에서 온 편지], [말해요, 찬드라 (영화-여섯개의 시선 중"찬드라의 경우")], [20세기의 문명과 야만], [레퀴엠], [전쟁중독], [이슬람 문명-읽다가 포기], [성전, 문명충돌의 역사],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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