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서 행복한, 보테로
이동섭 지음 / 미진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264쪽| 718g| 194*246mm| 2010년09월15일| 정가:18,000원


2009년이었나? 덕수궁미술관에 보테로 선생의 그림이 걸렸다. 밝고 터져버릴 듯한 사람이 화면 가득 서 있는 보테로 선생의 그림은 처음보는데도 낯익었다. '가야지'를 백번도 더 하고서는 결국 그 놓친 전시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건만, 누군가의 서재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반가움에 바로 들어 읽었다.

분명 뚱뚱해 보이지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보테로 선생의 그림은 밝은 풍선처럼 경쾌했다. 저자는 그들을 '보테로족'이라 부르고 그들이 사는 나라를 '보테로 월드'라고 부른다. '보테로 월드'는 사람만 풍선같은 볼륨감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과일, 꽃, 나무, 강아지나 고양이 등도 모두 대단한 볼륨감을 갖는다. 물론 뱀은 예외다. 종교에 관한 그림가 남미의 환상문학을 연상시키는 보테로 선생의 그림들은 뭔가 섬뜩하고 괴로운 느낌을 주었던 프리다 칼로의 그림과는 달랐다. 그렇다고 마냥 즐겁지는 않았다. 세상을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와 즐기는 것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테로 선생의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행복해졌지만, 딱히 집에다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묘했다.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콜롬비아 산골소년 보테로 선생이 세계적인 거장이 되어가는 과정과 '보테로 월드'를 구성해 나가는 구성요소들을 살펴보고, 저자와의 인터뷰까지 읽고나면, 왜 그때 전시장에 가지 못했나라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늘 뒤늦은 후회를 하게된다.

책은 딱 보자마자 어른용 책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게하는 편집이었다. 그 편집은 '보테로월드'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편집이 아니었나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올 컬러로 다양한 도판이 있어 전시를 가지 못한 아쉬움을 일부분 날릴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어렵거나 힘들게 구술하지 않는 저자의 글솜씨로 편안한 마음으로 쉽게 읽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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