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하비에르 - 아시아 선교의 개척자
김상근 지음 / 홍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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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의 행선지가 가고시마로 결정되면서 여행 동행인에게 그 곳에서 알아야할 두 사람이 사이고 타카모리프란치스코 하비에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학습을 위해 동행인은 생일 선물이라며 책 두권을 전해주었는데, 그 중 한 권이 이 책이었다. 16세기에 아시아 선교에 나선 하비에르. 여행 준비도 할겸 가서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많으면 좋겠지라는 생각에 큰 기대 없이 읽었건만 책은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이었다. 

어린 시절에 천주교인으로 오래 살았지만, 왜 천주교가 그 먼 곳에서 우리땅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수 많은 박해의 이야기만 들었지 누군가가 아시아 선교의 개척자였는지는 궁금하지도 않았고 예수회라는 것이 있는지 그 사람들이 뭘하는 사람들인지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외국 선교에 대해 몹쓸 선입견도 있었다. 음악이 참으로 아름다운 영화 [미션]을 보고 종교와 상업과 군대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들어가서, 잘 살고 있던 사람들의 삶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이 정말 싫었다. 더군다나 하느님을 모르면 착하게 살아도 지옥을 가니, 선교로 많은 사람들을 천당 보내겠다는 생각들이 요즘도 싫지만 그때는 더 끔찍하게 싫었었다. 그래서 그런가 하비에르 선생의 선교 이야기를 괜히 시비거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비에르 선생은 스페인 귀족 출신으로 유럽의 지성인들이 모이는 프랑스에서 대학을 나오고 그 곳에서 방탕한 삶의 끝을 본 후 금욕생활을 하다가, 이냐시오 로욜라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예수회 최초의 선교사이자 아시아 선교의 개척자로 땅 설고 물 설은 곳에서 하느님을 모르는 자들을 깨우치겠다는 생각 하나 만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심지어는 종교개혁이 한창인 시대라 카톨릭 세력은 예수교를 이단으로 몰리기도 하고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경쟁으로 여러가지 어려움도 겪는다. 아시아 선교를 나서면서 불평하나 없이 앞으로 나아만 간다. 훌륭한 모습만 갖고 착한 얼굴만 하고 앉아 있으면 인물이 매력없다. 옛날의 위인전이 재미없었던 이유가 그런 이유였는데, 저자는 그 당시의 일반적인 생각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인간미 넘치는 하비에르 선생의 편지글로 선생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왔다. 

저자는 누군가의 책을 쓰기 전에는 그 행적을 따라 가 본다나? 한발한발 밟으면서 하비에르 선생을 따르는 길은 현대적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낯선 곳에서의 선교로 심신이 지쳐 있었던 하비에르 선생은 결국 지팡구(일본)에서 돌아와 중국 선교를 앞두고, 자신을 도와야 할 이가 손발을 묶는 바람에 어이없이 숨을 거둔다. 그리고, 하비에르 선생은 선교의 끝이라고 생각하며 가고 싶어했던 천축국에 뼈를 묻는다. 그리고, 나는 하비에르 선생이 가고시마에 남긴 흔적을 보러 조만간 떠난다. 

책 상태는 아주 훌륭하다. DVD도 포함되어 있어 저자의 강의도 들을 수 있는데, 책을 다 읽고 강의를 들으니 더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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