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이외수라는 작가를 만난 것은 우리 언니의 책꽂이에서 였다. 1987년 5월 15일 초판 발행의 개미귀신. 분명히 공주같은 언니 손으로 산 것은 아닐 것이고, 아마도 언니를 연모하던 어떤 남학생이 품을 잡으면서 건내지 않았을까 하는게 나의 추측이다.

어딘가 한쪽이 부서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외수 선생의 소설은 초반의 어두움에서 조금씩 밝은 빛을 내다가 황금비늘 이후로는 경쾌하다. 내가 어두운 소설을 읽었던 건 학창시절이었고, 그때는 어두움에 전염되어 나도 그 등장인물 중에 한사람, 그러니까 한쪽이 부서진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가슴을 앓았던 기억이 난다.

난, 그림을 좋아하면서도 그 화가에 관심이 무디고, 소설에도 마찮가지. 다른 것들에도 배경이나 배우를 생각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외수의 소설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소설이외의 인간 이외수 선생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접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읽는 도중. 내가 아직 읽지 못한 훈장(훈장선생님의 훈장인 줄 알았다. ㅜㅜ;)에 대한 글을 읽고 문득 스친 생각은 '그래서 글이 그런 색이었구나!'였다.  난 아이러니 하게도 예술가의 피가 서린 작품은 좋아하면서 예술가의 성향과 배경을 게으름과 무관심의 문제로 싫어하는 것 같다.

하여튼 이번에 읽은 '날다 타조'는 읽고 나니 정말 타조도 날겠다 싶다.목차부터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지 않나. 처절한 시련에 고통을 받고 있다가도 한부분 따뜻하게 위안되서 일어날 수 있을 듯 싶다. 뿐만 아니라 살아 숨쉬는 표현과 단어들이 쩍쩍 달라 붙는다. 두번째 읽기 위해 책장을 넘기면서 '시험으로 시달리는 그대에게'의 부분에 뼈저림을 느낀다. 나도 빨리 이외수 선생처럼 세상에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