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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문제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이마 이치코 글,그림 | 시공사 | 2000년 08월 31일 | 정가 : 3,000원
주인공이 멀쩡하게 태어나긴 했으나 아버지가 게이다. 바이도 아니고 그냥 게이다. 그 사실은 아버지 자신도 알고 엄마도 안다. 그래서 둘은 쿨하게 이혼했고 아버지의 연애와 아픔은 엄마의 상담으로 끊임 없이 치유된다. 그러나, 느닷없이 아버지가 결혼하겠다한다. 그것도 미청년이랑. 일본의 방식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결혼의 방식이 대체로 호적을 합치는 일인 듯 한데, 이 상황에서 둘의 결혼은 아버지의 호적에 이 미쳥년이 올려지는 것. 주인공은 아버지와 살을 섞는 형제가 생기는 샘이다. 묘하다. 이 사실이 알려질까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주인공 머리에는 원형탈모증이 내려앉는다. 딱 거기까지 하면 될 것을 그 미청년이 게이라는데 분개하던 바르고 바른 유부남 형이 엄마와 눈이 맞는다. 정말 이런 것들이 어른의 문제일까? 내 문제도 천지삐까리*로 많은데 누구의 문제를 읽고 있는건지 원.
이런 막장이 없다 싶다. 왠만한 막장 드라마도 이런 건 안한다 싶은 마음이 안드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만화는 이 과정을 영리하게도 잘 풀고 나간다.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게 잘도 풀리는 이야기를 보면서 그저 그냥 현실의 과장이라고 생각하면서 넘어가다보면 잘도 읽힌다. 일단 마음을 열고 절대로 심각해질 생각 없이 본다면 재밌게 볼 수 있는 만화다. 어렵지도 않고 재밌는 요소가 곳곳에 박혀있기도하고, 묘한 대안 가족의 느낌도 난다. 모르겠다. 읽을 때 보다 쓸 때 이 만화가 좀더 이상하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그림과 몰입의 힘이려나?
천지빼까리/천지삐까리 : 온세상에 널려 있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天地(천지), 곧 세상을 뜻하는 단어에 '빼까리'가 합한 말. '빼까리'는 따로 쓰이지 않고 천지와 합해서 '천지빼까리'라는 형태로만 쓴다. '득실득실하다, 지천이다, 널렸다, 흔해 빠졌다'의 뜻으로 사용된다. (네이버 오픈 사전에서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