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거미줄 창비아동문고 51
E.B.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경 옮김 / 창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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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을 머금고 은빛으로 반짝이는 아침 녘 거미줄의 아름다움과 1000가닥이 모여야 머리카락 한올 굵기가 된다는 얇은 줄이 만들어 놓은 모양과 큰 벌레를 꼼짝 못하게 하는 경이로움은 느꼈을지 몰라도 아마 글자가 쓰여진 거미줄이 있을 수 있단 생각은 많이들 해보지 못했을 듯 하다.

이 이야기는 그런 신기한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와 그 거미줄에 씌여진 글자의 주인공인
대단한, 눈부신 그리고 겸손한 돼지의 우정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동화 같은 동화이다. 읽으면서 지루함이나 재미없다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할 것 같다. 생각지도 못했던 어울리지 않는 둘의 우정이 헛간이라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의 신비로움과 함께 해 무척 흥미로웠다. 재치가 넘치는 똑똑한 거미의 친구구하기 작전. 물론 거미만이 너무 일방적인 희생을 한 듯한 아쉬움과 함께 읽으면서 그 둘이 친구가 되는 과정이 조금 결여된 듯한 느낌과 거미의 죽음이 너무 짧게 그려져 충분히 슬픔을 이끌지 못한 점이 아쉽기도 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객관적인 생각이고 어쩌면 동화를 너무 논리적으로 바라보려는 잘못된 자세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암튼 거미가 윌버를 어떻게 살려 내는지 대충 언급했지만 그 과정이 무척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거미의 일생을 바라보는 시각도 웬지 흥미로웠다. 징그럽고 싫은 것이라고 여기는 거미에게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는 이야기. 그 세계는 그에겐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는 점이 좋았다. 어린 아이들은 헛간의 세계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혹시나 거미를 징그러워하지 않고 돼지를 친구로 삼고 싶은 아이가 있을까? 적어도 나처럼 거미를 좀 다르게 봐주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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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간 개돌이 신나는 책읽기 1
김옥 글, 김유대.최재은.권문희 그림 / 창비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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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책을 보면서 웃은 것 같다. 꼭 재미있는 이야기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와 재미있는, 기발한 세계가 조근조근 모여있다. 책벌레가 살고 있는 사전 안 신기한 세계. 그 속에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어떤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너무 재미있는 생각이다.

어느 날 밤 자려고 누웠다가 문득 궁금한 단어가 있어 이불에 뒹굴뒹굴 누운채 사전을 꺼내 들었는데 거기에 내가 찾는 단어가 사라져 있다면... 아마 한동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벙하니 있겠지?? 그런 신기한 상상에 웃음이 피식나오기도 했다.

학교에 간 개돌이가 사투리를 쓰는 것도 너무 웃겼다. 잘은 모르겠지만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개돌이의 재미있는 캐릭터가 무척 맘에 들었다. 다만 안타까운건 개가 하는 이야기니 계속 개의 말투인 사투리를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 그리고, 개의 눈에서 좀더 개스럽게 쓰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인데... 개가 보는 복도란 세계를 복도라고 지칭하고서 비누방울 놀이를 하라고 있는 곳이 말하는 것보다 복도에 대한 좀 더 다른 이미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내가 사는 집과 같은 냄새가 나며 주인을 따라 뛰다가 웬지성질이 날것 같이 생긴 곳이라는 등의 표현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사투리를 쓰는 친근한 개의 캐릭터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친구인 것은 사실일 듯 했다.

그외에도 다른 이야기 모두 슬프기도 재미있기도 했다. 엄마 때문에 학원에 가야만 하는 아이와 학원에 가지 못하는 사정의 아이중 누가 더 행복한 걸까? 작가는 학원 다니는 아이의 슬픔을 말하면서도 그런 관심조차 없는 아이의 슬픔을 조용히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교수님이 내신 숙제라 올리는 이 서평이 웬지 교수님의 압력에 못이겨 A4의 양을 채우기 위해 괜시리 길어진 듯 해 신경이 쓰이는데.. 되도록이면 이 글을 교수님말고는 읽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 그냥 재미있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라는 것, 아이들이 심심해 할 때 읽어주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만 알아줬으면 한다^^

교수님~ ! 전 줄거리를 말하지 않고 느낌을 전달할 만한 능력이 부족한 아이라 책 선택 시에 책을 읽고 싶게 만들어야 하는 서평이 웬지 읽기 싫은 서평이 되어버릴 것 같으네요...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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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의 딸 로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1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이진영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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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의 딸? 로냐? 산적의 딸인 로냐를 그린 건 확실한 것 같은데 도대체 그 아이는 어떤 삼을 사는 것일까? 물론 악당의 이미지는 아닐텐데 말이다. 책의 처음엔 마티스 숲이란 이름의 숲이 나온다. 성이 있고 나무와 절벽이 이뤄진데다 말이 뛰고 뭐든 쓸어버릴 것 같은 강이 흐른다. 내용은 그 신기한 숲처럼 신기한 생명체들이 가득하고 모험이 가득하다. 아이는 산적인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지만 어느 날 훔치는 사람이 있으면 뺏기는 사람이 있단 걸 알고 자신의 사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적의 아들인 비르크와 점점 가까워지는데...

난 이 책의 제목의 숲의 딸이나 숲의 마음을 지닌 아이정도였음 좋겠단 생각을 가졌다.
그게 더 이 아이를 잘 표현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 어딘가에는 우리가 모르는 회색난쟁이와 요물이 사는 숲이 있을지도 모른단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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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짝꿍 최영대 나의 학급문고 1
채인선 글, 정순희 그림 / 재미마주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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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없는 아이의 학교에서의 놀림, 그리고 슬픔... 처음엔 그 소재의 식상함이 싫었지만... 그냥 그렇게 넘기던 책장 속에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아도 참던 지저분한 꼬마 영대가 말도 없이 어두운 표정의 영대가 경주에 놀러가 찍은 삽화의 사진속에서 슬며시 웃고 있었다. 오히려 그 웃음이 너무 예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아이들의 놀림에 결국 밤에 울음을 터뜨리고 만 영대. 그 울음이 나의 것인양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문득 나도 울고 싶은 밤이 있는데 그 아이는 오죽했을까? 조막만한 주먹으로 그 큰 마음을 억누르기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 곁에 있었다면 아마 꼭 끌어안고 나도 그 아이들처럼 같이 울지 않았을까?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영대야, 괜찮아.'

이일이 정말로 내가 맡을 반에 있었다면(미래의 초등교사로서) 그 아이들은 영대의 친구들처럼 마음으로 함께 울어주고 사과할 수 있는 아이들일까? 인터넷상에서 만나는 초등학생이 너무 무섭기까지 한 이때에도 아이들은 언제나 아이답다란 모습으로 남아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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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2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칠칠단의 비밀 - 방정환의 탐정소설 사계절 아동문고 34
방정환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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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샤쓰와 함께 방정환 선생님 책을 읽게 되었다. 칠칠단의 비밀이란 제목과 함께 정말 뭔가 비밀스런 느낌의 표지. 오래 전에 지어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추리소설이라... 주인공들의 말투가 많이 어색한면도 있고 내용도 조금은 짜맞추기 갖겠단 생각을 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만약 내가 그 시대의 어린 아이였다면 남매와 한국의 상황에 대해 슬퍼하며 읽었을 것이고 지금의 어린 아이였다면 어떻게 누이를 찾게 될지 흥미로워 하면서 가슴 졸이며 읽었을 것이다.

방정환 선생님은 무슨 생각으로 이 글을 쓰셨을까? 라는 생각도 만년샤쓰와 같이 곰곰히 생각해 봤다. 그 당시에 그리 흔치 않았을 한국의 어린이를 위한 아동 문학. 남매애, 그 당시 시대의 아픔. 동포를 위하는 기호. 추리소설이란 흔치 않은 쟝르로 많은 것들을 아이들을 위해 담아낸 선생님의 정신을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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