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매싱 - 아이디어가 막힐 때 돌파하는 힘
정상수 글.그림 / 해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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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도움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광고에 뜻이 없다면 다소 지루할 수 있다. 광고계 이야기고 분량이 300쪽 정도 되기 때문에 그렇다. 넓게 생각하자면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각인시키는 건 필요하므로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도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광고대행사 오길비앤매더 부사장 출신으로 현 광고학 교수이다. 이름 있는 광고대행사에서 부사장까지 올랐다니 읽기 전에 신뢰가 가는 부분이다.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의 성공한 사람의 경험을 듣는다는 건 오프라인 공간에서 쉽지 않다. 그러기에 광고 스킬을 위한 배움이 아니더라도 경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 꽤 매력적인 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고, 읽어 나갔다. 저자는 글로벌한 광고주, 광고인들과 함께 일했기에 그런 면에서 신선했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시각의 차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흥미로웠다. 그런 에피소드 이후의 경험으로 노하우를 자연스레 알 수 있어 좋았다.


이런 것 말고도 아이디어 내는 좋은 환경이라든지, 나의 태도라든지, 회의 시간은 어느 정도가 좋다든지 등등. 흥미로운 얘기가 많다. 자신의 오랜 경험 이야기로 풀어냈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광고계 현업에 아는 선생님이나 선배가 거의 없어서 분위기를 잘 모르는 지망생들은 읽어보는 게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디어 내는 환경에서부터 어떻게 일이 이루어지는지 감 잡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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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정철의 머리를 9하라 - 머리를 가지고 신나게 노는 9가지 방법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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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광고연구원을 다녔었다. 수업을 들으며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얘기들을 많이 접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침울해져 있었다. 하지만 막바지가 되면서 다시 정신을 되잡고 천천히 내딛기 시작했다. '카피라이터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조금 더 광범위하게 '광고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수많은 고민이 날 짓눌렀다. 고민은 많이 했지만 나아지는 건 없었다. 이성을 부여잡고 관련 서적들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카피라이터 정철의 머리를 9하라' 사실 이 책은 광고인과 카피라이터만을 위한 내용은 아니고, 발상 전환을 하고 싶은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목차는 찾자, 떨자, 참자, 묻자, 놀자, 돌자, 따자, 하자, 영자 9가지로 이뤄져 있다. 찾자는 발상 전환의 정의, 떨자와 참자는 발상 전환을 위해 해야 할 최소한의 노력, 묻자, 놀자, 돌자, 따자는 발상 전환의 요령, 하자는 발상 전환의 자세, 마지막 영자는 발상 전환의 철학이다. 영자는 사람 이름이다. 책 사기 전에 겉만 보고 영자는 좀 억지라고 생각했는데 내용 읽어보니 사람을 위한 발상을 하라는 깊은 뜻이.



우리는 살면서 정답만을 찾으려 한다. 이 책을 보고 친구에게 "행복의 반대말은?"이라고 물었더니 "불행"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다른 생각은 없느냐고 물어보니 "행복의 반대가 불행이지. 그게 아니고 뭐야."라고 한다. 이공계 친구라 이해한다고 말하고 넘어갔다. 사실, 나도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발상 전환을 접하고 나서야 다르게 생각해도 된다고 느꼈다. 수학 시험지가 아닌 이상. 이 책에선 행복의 반대말이 불행이 아니라 불만일수도 있다고 말한다. 불행과 친해져 버리는 원인은 부정적인 생각이고 과도한 걱정과 소용없는 후회가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라고.


광고를 배우고 광고를 하고 싶다는 사람인데도 머리가 굳어있었다. 일차원적인 생각을 많이 했었다. 지금은 꽤 물렁물렁해졌다고(?) 혼자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교육받고 자라왔으면 아마 나와 비슷할 것이다. 항상 정답만을 얘기하려 하고 다르길 두려워한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 걸 틀리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보면 더욱 이해가 될 것이다.




발상 전환을 하려면 메모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한다. 저자는 새로운 생각,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는 즉시 휴대전화에 메모해 놓는다고 한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 노트에 욱여넣는 작업을 한다고. 그 머리 좋다는 아인슈타인도 "뭐 하러 힘들게 기억하려고 애쓰나. 기록하고 기억에서 지워라."라고 했단다. 아이디어 노트를 가진 것은 머리 바깥에 외장하드 하나를 더 갖고 있는 것이란다. 나중에 발상이 막히고 답답할 때, 아이디어 노트를 넘겨보면 새로운 생각들이 내뿜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도 당장 쓰던 낙서장을 아이디어 노트라고 이름을 바꿨다. 왠지 지원군이 생긴 것 같이 뿌듯하다.


또 다른 노력도 필요한데, 그건 '약간의 인내'라고 한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당최 생각이 나지 않아 자학하고 있어 포기하고 싶을 때, 그 순간의 인내다. 그 순간을 넘으면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그러기 위해선 집중력 있는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 설렁설렁하는 게 아니라 집중력을 갖고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아주 작은 구멍이 뚫리더라도 맨 처음 구멍 뚫리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구멍이 뚫린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고.


나는 나름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강연을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사람들은 '왜?'라는 질문을 항상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왜?'라는 의문을 품기를 바랐다. 역시나 이 책에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한 글자는 '왜?'라고 한다. 항상 호기심을 갖는 사람만이 새로운 생각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 궁금한 게 많아지면 자꾸 묻게 되고 남에게도 묻고 자신에게도 묻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이 탄생한다고 한다. 엉뚱한 질문, 괴팍한 질문,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질문,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일수록 더 좋다고. 물음표를 붙이고 다닌 딱 그 시간과 거리만큼 당신은 오!하는 '오답' 아닌 '오!답!'을 얻게 될 것이라 말한다.



엉뚱하고 끊임없는 호기심이 새로운 발상을 만들어 내는 에너지라고. 쓸데없이 호기를 부린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 호기심을 발동시켜 보라고 한다. 나는 팀원끼리 회의를 해서 반응이 별로다 싶으면 당장 접고, 우리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을 새롭게 생각한다. 그리고 기존에 생각했던 내용을 싹 잊는다. 개인적으로 팀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죽은 내 아이디어를 한편에 챙기고는 있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아이디어 70% 기존 아이디어 30% 정도로 잡고 있어야겠다. 죽은 것이라도 언젠가 쓰일지 모르고 좋게 발전될지도 모르니까. 단, 컨셉과 방향이 엇나가면 과감히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도움될 많은 내용이 책에 담겨있다. 이 책의 여백에 내 생각과 함께 필기해서 한 권이지만 두 권의 책이 됐다. 이 책은 또 다른 나의 아이디어 노트가 됐고, 발상을 통해 글 쓰는 재미를 알려준 소중한 안내서다. 한 번 보고 꽂아놓는 책이 아닌 머리가 깊은 수렁에 빠질 때마다 도와주는 아스피린 같은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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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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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프랑스 밖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늘 궁금했던 도미니크 로로는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로를 선택해 간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중앙아메리카를 거쳐 일본까지 다양한 문화를 거치면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삶을 다듬어 가면서 깨달은 것은 바로 '심플함'이었다. '심플함'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인 가치, 가장 편안하면서 양심에도 부합하는 올바른 삶의 방식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의 차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쓸 만한 가치를 기준으로 한 '물건', 인격 외에도 고상함을 지녀야 하는 '몸', 자신을 돌보고 돌아보게 하는 '마음'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공동으로 말하는 것은 '적당함'이다. 물건이나 몸이나 마음이다 모든지 적당히 써야 심신에 건강하다. 입을 옷이 충분히 있는 데도 저렴하다며 철 지나면 못 입을 옷을 자주 구입한다거나, 자기 자신을 아낄 줄 모르고 술에 매달린다거나, 과거에 집착한다거나 하는 것들을 줄여나가자고 말한다.


우리는 소비 사회에서 많이 갖지 않으면 구두쇠라며 손가락질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필요하고 질 좋고 마음에 쏙 드는 것만 심플하게 갖춰 살자는 것이다. 그러면 매일 일어나 마음에 내키지 않는 옷을 어떻게 코디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마음에 드는 옷만 입으니 자신감도 생길 것이라는 것.


요즘엔 스마트폰에 집착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굳이 자신이 멀쩡한 3G 스마트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LTE 폰이 나오니 무리를 해서라도 산다. 그렇다고 가격 대비 충실한 제품 보다는 남들 사는, 나를 대신하는 브랜드 같은 비싼 제품을 구입한다. 구입하는 거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이 버거우면서 매달 기기값으로만 3만원을 내는 걸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 같으면 매 달마다 엄청난 스트레스일 것 같다.


우리는 많은 걸 바라고, 가지면서 이 책이 주장하는 '심플함'과는 거리가 먼 사회에서 살고 있다. 주변만 둘러봐도 카드값, 각 종 요금값 때문에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진 않은가 말이다. 스트레스는 직장에서만 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이런 자신의 본질적이지 않은, 심플하지 않은 행동에서도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는 무거운 시대에 살고 있다. 버릴 건 버려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가 있기에 오늘, 내일도 있지만 집착하지는 말자. 항상 지금을 살며 조금 더 현명하게 살자.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되, 끌려다니진 말자. 능동적으로 살자. 우리 모두 잘 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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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많은 물건은 우리 자신을 앗아가고 잠식하고 본질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런 식으로 살다 보면 우리 정신도 고물이 꽉 들어찬 창고처럼 혼잡해진다. 그 안에서 움직일 수도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그런 창고 말이다. 하지만 삶이란 모름지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건이 늘어나게 내버려 두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은 물론, 결국에는 혼돈과 근심, 피로에 이를 뿐이다. 빈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다른 것이 들어설 수 있겠는가? 우리가 물건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인간적인 가치, 노동, 평화, 아름다움, 자유 그리고 생명이다. 이 사회가 재산이라고 말하는 모든 물건을 눈에 거슬리는 낡은 누더기를 보듯 치워 버리자. 그래야만 가득 찬 우리 인생에 빈자리를 만들 수 있다. (19쪽)




삶을 심플하게 만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다른 데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아야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주변 상황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면서 에너지를 빼앗기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들은 제대로 된 휴식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오히려 자기 자신을 더욱 몰아쳐 괴로움을 잊으려고 애쓴다. 가장 고상한 형태의 활동은 멈추어 서서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삶의 매 순간에 집중하면서도 제대로 된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이러한 활동은 우리를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로 만들어 준다. (73쪽)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사람은 자기 몸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된다. 당신의 몸은 곧 당신의 집이다. 다른 사람들 챙기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 소홀하면 안 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도 사랑할 수 있다. 몸을 돌보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인 동시에 남을 위한 일이다. 잘 관리되지 않는 집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아름답게 가꾸자. 아름다운 몸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은 경박한 욕심이 아니라 자기 존중의 문제다. 아름다움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며, 아름다움을 얻으려는 행위는 태곳적부터 있었다. 그리고 아름다움은 건강과 자신감에 기초한다. 몸이 건강해야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고 인간관계에도 더 잘 대응하며 자기 자신도 더 사랑할 수 있다. (99쪽)




자기 자신을 학대하지 말자.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자. 자기 자신을 사랑으로 대하자.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사랑으로 대할 수 있다. 자신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자신을 기쁘고 즐겁게 만드는 행동을 하자. 자신의 진가를 인정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스스로를 하찮게 생각하는 것은 독이나 다름없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살아간다. 그들은 무의미한 행동을 하고, 자신감 없어 하며,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불안을 달래기 위해 중독에 빠진다. 하지만 스스로 상처받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아무도 상처를 주지 못한다. 고통은 우리가 어떤 사실을 고통이라고 해석할 때만 나타난다.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해석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고 '온전하게' 남아 있으려면 자신의 진가를 발견할 필요가 있다. 남들과 비슷해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달라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자립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지나친 강박 없이 자기 모습 그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183,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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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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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중에도 끝까지 읽지 않았는데 하루 빨리 고전 책을 찾아서 읽고 싶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이 책은 점점 지루해지는 게 당연했다. 어쩌면 작가가 원한 게 이런 게 아닐런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일고 있는데 이게 당최 무슨 소린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소크라테스가 한 말도 원문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울텐데 능력이 안돼 우리나라 말로 번역된 책을 읽고 있으니 한글이 한글이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단순히 한글의 이해도로써 이해하려면 최소 백독은 해야만 할 것 같다. 최근 읽은 책 중에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이 나에게 가장 큰 감명을 줬다. 철학과 역사를 좋아한다고 입으로만 떠들고 다녔지 실제로 철학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거의 없었다. 수업을 듣거나 한적은 있지만...

 

4학년 막학기의 스트레스를 탈피하고자 들었던 생명 철학 교양 수업이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줬다. 내 전공은 도구학문이기 때문에 되풀이하지 않으면 쉽게 잊을 수 있는데 철학 수업은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물론, 자세한 수업 하나하나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등의 변화랄까. 머리 아픈 걸 싫어했던 나에게 그 수업 하나로 인해 사회, 경제, 문화, 정치에 관심을 갖게 했고 책을 읽게 만들어줬다. 이 책을 읽은 것도 그 수업에서 시작된 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나를 또 한 번 다른 세상으로 인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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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보면 항상 두 개의 계급이 존재했다. 지배하는 계급과 지배받는 계급. 전자는 후자에게 많은 것들을 금지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인문고전 독서였다.

 

조선의 지배계급은 인문고전 독서가 업이었다. 피지배계급의 접근은 사실상 허락되지 않았다. 중국의 지배계급은 수시로 바뀌었다. 그러나 인문고전 독서를 지나칠 정도로 중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피지배계급은 그 세계로부터 늘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일본의 쇼군 계급은 중국 고전을 마치 비밀문서처럼 전수했다. 다른 계급은 고전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유럽의 왕가와 명문 귀족 집안에서 실시한 교육은 인문고전 독서였다. 평민 이하 계급은 고전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었다. 미국의 백인 지배계급은 흑인 노예 계급에게 인문고전 독서는 물론이고 문자교육 자체를 금지했다. 이는 농노에게 글을 가르치면 죽지 않을 만큼 매질하고 감옥에 가둔 유럽 및 러시아의 지배계급에게 배운 것이다.

 

21세기 지구의 지배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선진국들은 인문고전 독서에 열심이다. 그런데 21세기 지구의 대표적인 피지배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후진국들은 인문고전 독서와는 거리가 멀다. 아니 국민의 대다수가 문맹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어쩌면 그것은 인류 역사의 어느 시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동일하게 나타났던 지배계급의 '의도'는 아닐까? 그리고 '의도'는 21세기에 걸맞게 자연스럽고 세련된 형태로, 아니 보이지 않는 '의도'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이런 질문도 가능할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에게 금지된 것은 무엇일까?"

 

초선진국이자 초강대국인 미국과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그 문턱으로부터 빠르게 멀어지고 있는 우리나라를 비교해보자.

 

미국은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인문고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레이트 북스 재단'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인문고전 독서 프로그램 및 독서토론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인문고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눈높이에 맞게 번역된 인문고전을 제공받을 수 있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독서토론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저소득층, 빈민, 심지어는 노숙자도 의지만 있다면 인문고전 독서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류 대학 수준의 강사진이 포진하고 있는 무료 인문 고전 강좌인 '클레멘트 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에 인문 고전 독서 및 토론을 안내하고 지원하는 공공기관 및 단체가 넘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미국에 비교한다면 '없다'라는 말박에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한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의 어느 나라 못지않게 인문고전을 사랑했었는데 말이다. 팔도강산에 차고 넘치던 동양고전은 이제 청학동에서나 볼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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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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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남들이 그대로 가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려고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직업이 광의적으로 접근하면 내 전공과 관련이 있고, 협의적으로나 단순하게 생각하면 다른 전공 분야이다. 

 

안 그래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요즘 더 생각이 많아지면서 요즘 내가 위안을 얻을 곳은 책 밖에 없다고 느낀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매번 똑같은 얘기만 하는 건 시간이 지나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좋은 얘기해주는 친구들에게는 고마움을 느끼지만.

 

좀 더 건설적으로 생각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싶다. 그래서 평소 좋아하는 사람들의 책을 찾아서 읽고 있는데 생각보다 내가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사소한 규칙적인 식습관을 지킨다던가,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기를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에 무언가에 몰두한다던가 등의 변화말이다.

 

이 책은 공감하는 내용이 많지만 어렵게 다가왔다. 이 책 내용 안에서 저자가 책은 어렵다고 느끼는 걸 읽어 버릇해야한다고 했는데 내용은 그렇다치고 책 내용이 길어서 읽는데 지루해서 혼났다. 저자는 분명 청년들에게 관심이 있고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서 라는 걸 안다. 하지만 조금은 쉽게 책을 써주셨으면 더 많은 청년들이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공감하지만 어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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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택은 대부분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가 되기 쉽다. 나그네를 집에 데려와서 키가 침대보다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리고 길면 잘랐다는 이 끔찍한 이야기는, 인생의 중요한 선택이 상황에 의해 강요될 경우 우리가 처할 수 있는 난관을 상징한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선택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무언가 새로운 길을 탐색할 때 무조건 현재를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먼저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자신의 노력 부족을 감추기 위해 내가 이 일에 재능이 없거나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일이 아닌 다른 일에 도전하겠다는 판단이 선다고 해도 지금 당장 현재를 버리고 그 일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현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위한 준비를 충실히 한 다음 선택의 상황에 서라고 조언한다.

계주선수가 바통을 주고받을 때, 달리고 있는 선수는 마지막 스퍼트를 하고 전달받을 선수는 미리 달리기 시작해야 한다. 둘의 속도가 절정에 이른 순간 바통이 전해져야 이길 수 있다. 만약 전해주는 선수가 마지막에 주춤하거나 받는 선수가 제자리에 서서 바통을 받으면 경기를 망치게 된다. 계단을 오르기 위해서는 지금 단을 딛고서야 다음 단으로 오를 수 있고, 그 다음 단에 안착해야 또 다음 단을 오를 수 있다. 직업이나 전공을 바꾸고 싶을 때나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기 위해 모험을 시작할 때, 무조건 현재를 포기하고 다른 일에 뛰어드는 것은 내 인생을 걸고 도박을 벌이는 것과 같다. 다른 곳에 뛰어들고 싶다면 그 일을 지금 일보다 더 잘할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그때가 비로소 선택의 순간인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위선이다. 시간은 늘 충분하다. 단지 우리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면 잠을 희생하든 놀이를 포기하든 달콤하지만 의미없는 일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선택했다면 산을 옮기는 우공의 태도로 그 일에 몰두하는 것이 진정한 도전이다.」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취해야 할 <<주역>>의 기본원리는 계사전(繫辭傳)의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구절에 모두 녹아 있다. 이 아홉 글자의 뜻을 우리말로 풀면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영원하다'는 뜻으로, 이 말은 사실 인류사에 길이 남을 빛나는 선언이기도 하다. 여기서 궁하다는 것은 난관에 부딪혔다는 뜻이다. 우리는 커다란 난관에 부딪히면 대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좌충우돌하거나 상황을 원망하며 자포자기한다. 아마 지금 청소년들의 처지가 그럴 것이다. 하지만 <<주역>>은 '막히면 변하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즉, 스스로 변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뜻이다. 바위가 길을 막고 있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굶어죽기를 기다리지 말고 두더지가 되어 굴을 파든지 나비가 되어 날아갈 궁리를 하라는 것이다. 그도 아니라면 뚜벅뚜벅 걸어가 꽝 하고 부닥쳐야 한다.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더라도 그냥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지는 말라는 정언명령이다. 어려움을 만났을 때 그렇게 변하면 결국 통하게 될 것이니, 늘 그렇게 통함으로써 영원하라는 말은 실로 감격적이기까지 하다.

더구나 이런 선언은 학자들이 책상 앞에 앉아서 늘어놓은 탁상공론이 아니라 신석기시대 모래무지를 만들던 사람들이 체험 속에서 스스로 얻어낸 지혜이며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생존원리이기에 더욱 놀랍다.

과거 인류가 조개무지를 만들던 시절에, 사람들은 강에 들어가서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으려 했다. 그러나 매끄러운 비늘 때문에 물고기를 자꾸 놓치게 되자, 나뭇가지에 뾰족한 돌을 매달아 창을 만들었고 사람이 더 들어갈 수 없는 깊은 곳에 사는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생선가시로 낚시를 만들었다. 변화한 것이다. 만약 이들이 비늘 때문에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고 상황을 탓하며 그냥 주저 앉아버렸다면 인류의 오늘도 없는 셈이다. 그렇게 인류는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늘 변하고 변해왔으며, 그렇게 변함으로써 지금까지 통하며 번성하고 있다.-자기혁명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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