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아오야마 미나미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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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55년 정도 덜 살아도 괜찮아, 당신만 돌아온다면……”

죽은 아내를 되살리기 위해 자신의 수명도, 아내와 사랑한 시간도 포기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남자의 애처롭고 한결같은 사랑 이야기.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는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 투고 사이트 ‘가쿠요무’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연재가 시작되자마자 단숨에 독자들의 이목을 끌며 크나큰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연재 이후 ‘가쿠요무×마법의 I랜드 콘테스트’ 특별상을 수상하며 정식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지만 그 대가로 되돌린 시간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수명을 내놓아야 하는 능력을 지닌 남자가 어느 날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그녀를 살리기 위해 11년 전 과거로 돌아가면서 시작된다. 남자 주인공이 무려 55년의 수명을 희생하기를 선택하는 강렬한 도입부를 지나고 나면 과거 중학교 시절 이야기가 아내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소심한 성격을 지닌 한 여학생이 짝사랑하는 남학생과 관계를 쌓아가며 성장해가는 청춘 스토리는 싱그러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그리고 마침내 엔딩에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반전과 결말이 독자에게 아련하고 애절한 여운을 남긴다. 모모 펴냄 







독자를 울리는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나 멜로 영화를 안좋아하는 내가 유일하게 보는 멜로 영화는 일본 영화이다. 일본 멜로 특유의 그 감성과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이야기의 감동을 더 크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여러 일본 작품은 볼 때마다 울컥해서 눈물이 나곤 한다. 이번에 읽어본 책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역시 일본 멜로 작품이었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었고, 역시 일본 멜로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후반부에서 "헉!"하는 놀라움과 함께 감정을 터뜨린다.

표지가 너무 예뻐 소장 욕구를 일으키는 책이기도 한 이 작품은 아오야마 미나미의 장편 소설로, 저자 아오야마 미나미는 웹소설 사이트에 연재한 본 작품이 특별상을 수상하며 데뷔하게 되었다.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남자가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로맨스이다.




믿고 보는 일본 멜로

남자가 우연히 갖게 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은 하나의 조건이 있다. 되돌린 시간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수명을 걸어야 한다. 이 작품에서 남자는 아내가 죽음의 징조를 갖게 되는 11년 전으로 돌아가게 되고, 대신 55년의 수명을 대가로 내놓게 된다. 돌아간 시점으로부터 55년 후 죽게 되는 남자의 운명에 있어 과연 아내가 이러한 비극을 맞지 않고 어떻게 앞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했을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생각지도 못한 전개와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전개로 끝날 것만 같았던 이야기는 마지막에 또 다시 생각지도 못하게 마무리된다. 책으로는 감동이 커도 좀처럼 울컥하거나 눈물이 나진 않는데, 이 책을 다 읽을 쯤에는 영화를 본 것처럼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본 표지는 읽기 전과는 색다른 생각이 들게 한다. 여느 일본 멜로 영화처럼 이 작품도 영화화가 된다면 정말 많은 매니아들의 마음을 울릴 것 같다. 이 작품도 꼭 영화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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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시대정신이 되다 - 낯선 세계를 상상하고 현실의 답을 찾는 문학의 힘 서가명강 시리즈 27
이동신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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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시대정신이 되다

『SF, 시대정신이 되다』는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이동신 교수가 SF의 계보를 살피며 SF의 매력과 가능성, 그리고 SF를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짚어낸 책이다. SF의 가장 대표적인 소재인 ‘시간’과 ‘공간’을 문학이 어떻게 다루어왔고 또 어떻게 확장하여 뻗어가고 있는지 뜯어본다. 이와 함께 이런 SF를 우리가 왜 읽고 쓰는지, 나아가 SF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까지, 문학 안팎으로 확장하여 다채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이 선보이는 다양한 작품들을 맛보며 저자의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SF라는 장르의 매력은 물론 SF를 읽어야 할 시대적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북스 펴냄 

이동신 지음 가장 문학적으로 혜안을 찾아내는 영어영문학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후 텍사스 A&M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대 미국소설, SF 문학, 고딕 소설 등을 가르치며, 포스트휴머니즘이라는 틀에서 연구하고 있다. 문학과 문화 그리고 사회에서 비인간존재가 재현되고 사용되는 방식과 목적을 결정하는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작업을 한다. 최근 몇 년간은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과 함께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인간-동물관계의 성격과 문제점을 논의하며 좀더 윤리적이고 실천적인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과학으로 시작한 문학

2017년 말부터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이후로 재작년까지 소설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독서 편식이 있기도 하고, 과학을 좋아해서 전공까지 한 과학 덕후라서 주로 과학 분야의 책을 읽어왔으며, 여행을 좋아해서 간간이 여행 에세이나 역사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은 작년인데, 사실 소설이라는 분야 자체가 끌렸다기보다는 독서 편식을 고쳐보려 읽기 시작한 것이며, SF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해서 SF 소설을 주로 읽고 있다. SF란 Science Fiction의 줄임말로,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판타지적인 부분도 포함된다. 과학적으로 어떻게든 있다고는 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꽤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SF 장르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세계, 또는 그럴싸 하지만 결국 낯선 세계들을 책을 통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에 빠져들음으로써 상상력도 넓어지고 결국 그 낯선 세계에서 현실의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SF의 최고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21세기북스에서 출판된 서가명강 시리즈 중 하나로, 서가명강이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줄임말이다. 서울대 교수진이 들려주는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들을 엄선하여 책으로 출판한 것으로 <SF, 시대정신이 되다>는 27번째 책인 만큼 많은 분야의 지식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 이동신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한국외대에서 석사 학위를 마친 후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처음에 저자의 학과를 보고서 약간 의아했다. "SF 이야기인데 영어영문학과 교수님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일까? 생각했는데, 의아할 필요가 없는 게 저자는 영문학 중에서도 특히 SF 문학이나 고딕 소설을 가르치며, 그 속에서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생각과 시야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SF를 통해 들여다보는 현실

SF는 시간의 의미가 없다고 한다. 한순간에 과거-현재-미래를 오갈 수 있으며, 이러한 것은 터무니없는 시간 여행이 아닌, SF만이 가진 시간적 가변성을 통해 인간인 우리가 신의 영역인 시간이라는 개념을 건드릴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것이다. 또한, 1970년 인권운동, 여성운동이 한창 일어날 즈음에는 문학에서 또한 여성 작가, 여성 주인공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SF는 그저 상상 속 세계가 아닌, 현실을 반영한 상상 속 세계임을 넌지시 드러낸다.

"제가 SF를 하는 이유는 만일 우리 시대에 대해 사실주의적인 글을 쓰고 싶다면

SF가 그렇게 하긱에 가장 좋은 장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가 모두 함께 써가는 거대한 SF 소설 속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킴 스탠리 로빈슨

하드 SF 작가 킴 스탠리 로빈슨은 우리 시대에 대하여 사실적으로 글을 쓰고 싶기에 SF 작품을 쓴다고 한다. SF 장르는 어쩌면 사실과 가장 먼 장르일 텐데 말이다. SF는 과학적 요소를 통해 쓰이는 장르로, 현재 우리 시대는 과학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으며, 점점 발전하는 과학에 의해 우리 시대가 쓰인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킴 스탠리 로빈슨의 말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이처럼 이 책은 다양한 SF 작품과 많은 SF 작가들의 사상을 통해 우리에게 SF는 과연 무엇이며, 이 책의 부제처럼 "낯선 세계를 상상하고 현실의 답을 찾는 문학의 힘"을 느끼도록 해준다. 문학을 좋아한다면, 특히 SF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 읽어왔던 SF 소설이 더 넓고 깊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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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2023 - 불황을 이겨내는 부의 트렌드
<트렌즈(Trends)>지 특별취재팀 지음, 권춘오 옮김 / 일상이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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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2023

오늘날 세계 경제는 코로나19와 금융시장불안 등으로 위태롭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대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 책은 불황을 극복할 부의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사태,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에 따른 세계의 변화부터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 알츠하이머 연구, 산업 생태계에 대혁명을 일으킬 합성생물학, 양자컴퓨터, 전기자동차, 서비스 로봇, 4D 프린팅, 플라잉 카, 바이오필릭, Z세대 등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트렌드들을 소개했다. 전 세계 100여 개국의 기획자와 마케터, 경영자들이 사업계획서와 시장조사 보고서 등을 작성하기 위해 필독하고 있는 <트렌즈>의 최신 트렌드들을 소개했으므로, 행복한 새해를 설계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일상이상 펴냄 

<트렌즈>지 특별취재팀 지음 <트렌즈>지는 전 세계 2만여 명의 전문가들이 사회·경제·기술·생활 트렌드 기사를 각자의 의견과 자료를 공유해 발표하는 ‘집단지성을 활용한 트렌드 전문지’다. 이 잡지는 세계 최고 미래학 연구기관인 세계미래학회와 <더 퓨처리스트(The Futurist)>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이 잡지에 실린 기사들은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지구촌을 뒤흔들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트렌즈>지의 콘텐츠는 《10년 후 부의 미래》, 《10년 후 일의 미래》, 《10년 후 시장의 미래》, 《2018~2028 핫이슈 빅트렌드》 등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권춘오 옮김 글로벌 트렌드Global Trends, 미디어 브리핑스Media Briefings, 북써머리 등 해외·국내 지식정보 데이터베이스 <북집BookZip> 편집장을 거쳐 현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매일경제신문 인터넷과 함께 MK지식클럽을 공동 운용하고 있다. 美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산하 세계적인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한국어판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DBR동아 비즈니스 리뷰에서 해외도서 프리뷰preview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의사결정 불변의 법칙』, 『실험 경제학』, 『2018~2028 핫이슈 빅트렌드』 등 50여 권의 서적을 번역했고, 일본 PHP연구소에서 『明日からは兵士』를 출간했다.



코로나, 반도체 부족 사태, 그린 뉴딜 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세계는 다양한 방향으로 굉장히 역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내 삶에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트렌드를 알고 대비하게 되면 내 삶에 체감되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고환율과 고금리로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집값은 계속 떨어지지만 그만큼 금리는 계속 올라 어찌 되었든 집을 사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G2라고 불리는 세계 두 강국으로, 이 두 나라의 정책이나 변화는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중국의 수출 제한 정책은 우리나라 경제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이렇게 전 세계의 동향을 파악함으로써 불황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의 현 상황을 분석하고 2023년의 동향을 예측하는 책으로, 세계의 경제나 사회적인 변화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읽더라도 대강 현재 어떤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저자는 <트렌즈(Trends)>지의 특별취재팀으로, 트렌즈(Trends)지는 전 세계 100여 국의 2만여 명의 전문가들이 매월 6~8개의 기사를 각자의 의견과 자료를 공유해 발표하는 지식보고서이다. 이러한 지식보고서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서 마케팅이나 사업계획서 작성에 많은 도움을 주며, CIA, 구글, 테슬라 등에서도 <트렌즈(Trends)>지를 일독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바이든 정권은 그린 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나는 과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과학적인 또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그린 에너지 정책은 매우 좋은 정책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당장 이러한 정책을 펼칠 만큼 기술이 발전하지 못한 빈곤국가들은 기존의 화석연료 등의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으므로 에너지 부족 현상이 일어난다. 결국 에너지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사망에 이를 수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봄으로써 정책에 대해 보다 더 심도 있는 주관을 가질 수 있다. 한편, 전 세계가 코로나로 무역과 교류가 막힘에 따라 많은 산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전 세계 많은 기업의 제조가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중국이 코로나로 인한 봉쇄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면서 많은 기업이 생산에 타격을 입었다. 점점 전 세계의 코로나 정책이 완화되고 있는 요즘, 중국은 여전히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 대만 등은 더이상 중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자국 또는 미국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생산보다 비교적 많은 비용이 들겠으나, 장기적인 측면으로 볼 때 타국에 대한 의존도도 낮고, 생산에 대한 자력도 커지므로 분명 좋은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 다양한 사건, 변화 등이 일어남에 따라 이 책 또한 정치, 경제적인 동향뿐만 아니라 AI, 의학 등 다방면으로의 동향을 설명하고 예측한다. 각 파트마다 현재의 상황이 나오고 그 다음에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오는 구성이 반복되는데, 전 세계적인 동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전문가들의 예측을 눈여겨 보면 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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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문법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 가난한 국민
김용익.이창곤.김태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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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문법

이 책은 한국 복지정책의 작동 원리, 즉 ‘복지의 문법’을 설명함으로써 이런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린다. 대표 저자인 김용익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시민사회 운동가로 출발해 대통령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지내는 등 복지 분야에서 이론과 현장성을 두루 갖춘 독보적인 인물이다. 그런 경험을 통해 복지정책 발전을 가로막아온 구조적 문제와 당면 과제를 분석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국가의 설계도를 그린다. 오랫동안 〈한겨레〉 산하 싱크탱크인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원장을 맡았던 또 다른 복지 전문가 이창곤은 대담 진행과 서문 집필을 맡아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복지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재정 전문가이자 ‘함께하는시민행동’ 공동대표, ’좋은예산센터’ 소장 등 시민운동가로도 활동하는 김태일 고려대 정경대학 학장은 복지 재정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음을 밝히고, 구체적인 복지 재정 확충 방안도 제시한다. ‘복지의 문법’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국민의 삶을 돌보는 ‘한국형 복지국가’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고 싶은 시민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한겨례출판 펴냄

김용익 지음 시민사회, 정부, 정당 등 다양한 위치에서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는 시대의 한복판을 몸소 겪으며 관통하는 동안, 장기적 구상이 없는 탓에 사회정책의 개혁이 자꾸 지체되는 현실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꼈다. 이에 한국의 사회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 오래전부터 한국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이 책이 작은 힘이라도 되길 바란다.

이창곤 지음 한겨레신문사에서 기자로서 사회부 기동취재팀장, 정치부 대선기획팀장, 지역편집장, 콘텐츠협력 부국장, 논설위원 등을 두루 거쳤다. 언론사 최초의 사회정책 분야 연구소인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를 만들어 소장을 지낸 뒤, 이를 경제연구소와 합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을 꾸려 원장을 지냈으며, 나눔과 미래, 사무금융우분투재단, 한국사회정책학회, 한국사회보장학회, 비판복지학회 등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영국 버밍엄 대학 사회정책 박사로서 중앙대 사회복지대학원 경임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해오고 있으며,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들>,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공저)> 등을 펴냈다.

김태일 지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정책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로 공공경제학과 복지정책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재정과 복지, 정부의 역할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썼다. 또한 2001년부터 시민단체‘함께하는시민행동’예산감시위원회 운영위원, 2010년부터 ‘좋은예산센터’ 소장을 맡아 재정전문가로서 재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뿐 아니라 시민운동가로서 재정에 대한 시민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례가 없을 만큼 단기간에 초고속 성장을 한 나라이다. 단합력이 좋은 민족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단기간에 너무나 빠르게 성장한 만큼 미처 잡지 못하고 스처 지나가버린 것들이 많다. 계속 빠르게 성장하며 놓친 것들이 하나 둘씩 쌓여 결국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와 국민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더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사실 내막을 잘 들여다보면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라는 해결 힘든 큰 문제들이 있다. 출산율은 2018년 0.98명을 기록하며 처음 1 아래로 떨어졌으며, 점점 떨어져 2020년에는 0.84명을 기록했다. 또한, 동시에 고령화는 점점 늘어나서 인구 감소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무엇보다 체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문제는 양극화이다. 앞서 나온 두 가지 문제처럼 양극화 역시 해결하는데에 좀처럼 쉽지 않다.


이 책은 우리 나라가 앞으로 어떤 사회를 중심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어떤 사회를 구현해야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더 나은 대한민국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대한민국이 되기 위한 복지, 정치 등 다방면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 책의 대표 저자 김용익은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로 사회·복지정책에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역할로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를 가까이서 들여다 보았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공동 저자 이창곤은 런던 정경대 박사학위를 받으며 영국이 복지국가가 되기까지의 좋은 예들을 배웠고, 또 다른 공동 저자 김태일은 고려대 정경대학 교수인 동시에 시민운동가로 시민의 입장에서 많은 좋은 일을 하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제일 먼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 우리나라가 그동안 거쳐온 과정을 설명하고 앞서 말한 3대 난제인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를 분석한다.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지닌 문제,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로드맵까지 설명하며 우리나라에 맞는 복지를 제대로 알아갈 수 있게 된다. 소재가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문답 형식을 취해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서 정치·사회쪽으로 지식이 별로 없는 나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현실적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나아갈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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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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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기대를 한 몸에 안은 등장 이래 3년여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 『올리앤더』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첨예한 문제를 다루는 작가의 스펙트럼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호주를 배경으로 한 코즈모폴리턴적 세계에 더해 10대 여자아이 세 명의 부서질 듯 위태로운 시기를 해부하듯 파고든다. 호주 남부를 집어삼키는 산불처럼 하루하루 잿더미로 변해가는 열일곱 살 아이들의 마음을 개성 뚜렷한 캐릭터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구현해냈다. 이 소설이 믿음직한 하이틴 성장 서사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향한 이야기로 확장되는 데에는 세 아이가 맞닥뜨린 균열이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매끈한 커튼 뒤로 범람하는 일상적 재난 속에서, 독자에게 과연 이 혼돈의 세상을 ‘나답게 살 수 있는지’ 질문하게 한다. “여전히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 속을 헤매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는 김혼비 작가의 말이 와닿는다. 한겨레출판 펴냄

서수진 지음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020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코리안 티처』, 『골드러시 Gold Rush』 등이 있다. 현재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다.






이 소설은 세 명의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해솔, 클로이, 엘리.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호주로 유학을 가는 해솔을 비롯한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엄마가 그리는 큰 그림 속에서 성장해간다. 해솔 친구 유리는 변호사를 위한, 그리고 해솔은 치의대를 위한. 친구 유리는 중요한 시기에 유학을 떠나는 해솔을 말리지만, 해솔은 나름의 이유를 대며 결국 호주로 떠난다. 그렇게 떠나 머물게 된 홈스테이 집은 클로이라는 여자 아이가 사는 집. 이 곳 또한 한국에서 온 이민자 가족으로, 클로이 역시 엄마가 그리는 큰 그림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이다.


호주는 차고를 주거지로 개조하는 것이 불법이다. 클로이네 집의 앞집 차고를 개조한 집에 사는 엘리는 불법인 공간에 사는 만큼 불법체류자 집안이다. 부모의 케어가 부족한 만큼 엘리는 돈을 벌기 위해 학교에서 마약상이 되고, 그렇게 자유분방하게 살아간다. 많은 외국인이 호주로 유학을 가거나 이민을 가는 만큼 학교에는 이민자, 유학생 등 다양한 부류가 있고 여기서 또 부류가 나뉘는 만큼 서로를 경계하고 싫어한다.




 

어느 나라보다 학구열이 치열하고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우리나라인 만큼 비교적 호주는 보다 더 각자의 취미와 공부 이외의 활동을 더 중요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국보다 비교적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호주에서마저 한국인 유학생 또는 이민자는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아이들은 주체적이지 않은, 그저 엄마가 설계한 길 위에 앞만 보고 달려간다. 마치 팔찌에 같은 구슬을 차례차례 꿰듯 인생은 다른 방향 없이 오직 그 길만 보고 가는 것이다.


그저 하라는 대로, 이방인으로, 경계인으로 위태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은 마치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하는 올리앤더의 모습같다. 실화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이 소설. 지금도 어디선가 낯선 곳에서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해솔을 깨우치게 한 이 책 속 과외 선생님인 노아처럼, 외로운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깨달음을 주는 사람을 꼭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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