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시작한 문학
2017년 말부터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이후로 재작년까지 소설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독서 편식이 있기도 하고, 과학을 좋아해서 전공까지 한 과학 덕후라서 주로 과학 분야의 책을 읽어왔으며, 여행을 좋아해서 간간이 여행 에세이나 역사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은 작년인데, 사실 소설이라는 분야 자체가 끌렸다기보다는 독서 편식을 고쳐보려 읽기 시작한 것이며, SF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해서 SF 소설을 주로 읽고 있다. SF란 Science Fiction의 줄임말로,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판타지적인 부분도 포함된다. 과학적으로 어떻게든 있다고는 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꽤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SF 장르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세계, 또는 그럴싸 하지만 결국 낯선 세계들을 책을 통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에 빠져들음으로써 상상력도 넓어지고 결국 그 낯선 세계에서 현실의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SF의 최고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21세기북스에서 출판된 서가명강 시리즈 중 하나로, 서가명강이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줄임말이다. 서울대 교수진이 들려주는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들을 엄선하여 책으로 출판한 것으로 <SF, 시대정신이 되다>는 27번째 책인 만큼 많은 분야의 지식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 이동신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한국외대에서 석사 학위를 마친 후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처음에 저자의 학과를 보고서 약간 의아했다. "SF 이야기인데 영어영문학과 교수님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일까? 생각했는데, 의아할 필요가 없는 게 저자는 영문학 중에서도 특히 SF 문학이나 고딕 소설을 가르치며, 그 속에서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생각과 시야를 가르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