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나카무라 칸지 지음, 김정아 옮김, 남명관 감수 / 성안당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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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어린 시절부터 비행기를 타보고 싶고, 이렇게 덩치 큰 물체가 어떻게 저 높은 하늘을 날 수 있는지 한 번쯤은 궁금해봤을 것이다. 나에게 비행기는 어릴 적 마치 로망 같았던, 커서는 해외여행이라는 버킷 리스트를 이루게 해주는 것이다. 탈 때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태우고, 많은 짐을 싣고 어떻게 성층권까지 떠오를 수 있는지 항상 궁금했다. 동체나 유체 역학 쪽은 전혀 문외한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이 필요했는데, 이 책은 상세한 그림과 쉬운 설명으로 비행기가 나는 원리를 설명해 주고 비행기 부분 구석구석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이 책의 저자 나카무라 칸지는 우리가 ANA 항공이라고 알고 있는 전일본공수에서 30년 이상 항공기를 조종한 기관사이다. 현재는 이러한 비행 경험으로 비행기의 구조, 성능, 운항 등을 설명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공학, 역학 쪽으로 비행기를 공부한 학자도 당연히 비행기에 관련된 설명을 자세히 해주겠지만, 이뿐만 아니라 직접 비행기를 조종해보았기 때문에 외부뿐만 아니라 비행기 내부의 계기판이라든지, 조종하기 전 준비 사항 등 관련 직종이 아니고서는 웬만하면 보기 힘든 부분까지 그림으로 설명해 준다.



 비행기가 가하거나 받는 힘은 크게 네 가지, 공기에 저항하는 힘인 항력, 날개가 발생하는 비행기의 무게를 지탱하는 힘인 양력, 지구의 중심으로 당기는 힘인 중력, 그리고 엔진이 만들어내고 이로 인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인 추력이 있다. 이 커다란 비행기가 날기 위해서는 각 부위 하나하나의 기능이 중요하며 공기의 흐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받기 위한 조종사의 조종력 또한 요구한다. 비행기가 나는 원리는 흔히 알고 있는 '베르누이의 원리'인데, 대충 이 원리가 유체의 속력에 따라, 또는 유체가 통과하는 곳의 넓이에 따라 압력이 크거나 작아지는 법칙 정도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 원리가 정확히 비행기에 어떻게 작용되는 것 까지는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또한 비행기를 탈 때마다 날개 부근에 앉으면 커다란 날개의 여러 부위가 들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날개에서도 스포일러, 플랩, 윙릿, 슬랫 등 부위마다 명칭도 다르고 제각기 하는 역할도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명 또한 그림과 함께 자세히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점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저자가 비행기를 직접 조종해본 조종사인 덕분에 비행기 조종석 내부 계기판이 어떻게 생겼고, 계기판에 표시되는 각 수치들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설명하는 점이었다. 조종사가 되지 않는 이상 거의 접하기 힘들기 때문에 흥미로웠으며 또한 조종사와 관제사가 이·착륙 시 어떤 보고를 주고받는지도 간단하게 나와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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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서
페터 쾰러 지음, 박지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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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가짜 뉴스가 갖는 의미 즉, 가짜 뉴스를 통해 어떤 결과가 초래되었고 어떤 의도로 생산했는지 등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보는 책이다.


 오늘날 정보가 힘이고 속도가 생명인 정보화 사회에서 하루에도 수십 개, 아니 어쩌면 수백 개에 도달할 수도 있는 많은 양의 기사가 쏟아진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의 기사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정보 전달보다는 누가 더 빨리 생산하고 누가 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오죽하면 "기레기"라는 단어가 생겼을까. 이것은 가짜 뉴스라기보다는 뉴스라는 순수한 목적이 사라진 것에 대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단순히 속도와 조회수가 목적이라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지만, 뉴스 하나하나가 생각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킨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 또한 이런 것이며, 가짜 뉴스는 정보화 사회가 아닌 오랜 과거부터 파장을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야기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뉴스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부터 많은 화젯거리였으며, 믿을 수 없게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취임식에 참석한 인원수는 20~30만 명에 불과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180만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가했으나 백악관 대변인은 역대 취임식 중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고 브리핑을 한다. 사실 이와 같은 사례는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는 뉴스는 아니다. 그러나 과장을 넘어서 조작, 왜곡, 날조 등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되면 단순히 큰 파장이 일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녀사냥에 이르기까지 사태는 매우 악화된다.



 언론사의 기사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다양한 SNS에서도 가짜 뉴스가 하루에도 수없이 생산된다. 그렇게 생산된 뉴스는 퍼지고 퍼져서 논란이 되거나 가짜도 진실이 되어버리게 된다. 사회, 정치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과학, 의학 등에서도 가짜 뉴스의 영향력이 닿는다. 이곳에 있을 수 없는 멸종한 공룡의 뼈가 발견되거나 게임에서만 나올법한 예티가 히말라야에 정말 살고 있다는 뉴스, 아직도 기억하는 네스호 괴생명체, 온몸이 털로 뒤덮인 빅풋 등 공상 영화가 사실처럼 뉴스에 등장하곤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강아지 구충제가 사람의 암세포를 죽인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뉴스도 떠오른다.


 현대 사회에는 누구나 비슷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넷이라는 광범위한 세상이 있기 때문에 몇 번만 검색하면 무엇이 가짜고 진짜인지 구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거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사실을 찾는 방법이라고는 거의 소문뿐인 시대에는 가짜 뉴스의 영향력은 어쩌면 지금보다 더 컸을 것이다. 상상하기 힘든 여교황의 탄생, 음모에 의한 유대인 학살, 바이킹족이 아메리카 대륙까지 왔음을 증명하는 가짜 유물 등 지금으로서는 그저 전설처럼 들리는 뉴스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가짜 뉴스라는 게 정보화 시대에 돌입하면서 증폭했다는 것과 예전에도 서신이든 소문이든 어떠한 형태로 가짜 뉴스가 돌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그 영향이 생각보다 꽤 컸음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로운 가짜 뉴스들을 읽어보며 무엇보다 정보의 힘이 크다는 것과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가 섞여 넘쳐나는 이 사회에서 판단력과 분별력을 더욱 길러야 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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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잉카 - 상상과 호기심의 미래 도시, 마추픽추를 걷다
김희곤 지음 / 효형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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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버킷 리스트 1위 "중·남미 여행". 작년에 그 꿈을 이루었고 아직도 그 여행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중·남미 8개국을 여행했고 갔던 곳이 모두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어떻게서든 또 가고 싶은 곳 중 하나가 페루의 쿠스코였다. 쿠스코는 도시 자체를 위해 온다기보다는 마추픽추라는 엄청난 유적지를 위한 거점이라는 비중이 조금 더 크다. 나 역시도 쿠스코라는 도시 자체에는 크게 감흥이 없었고 마추픽추를 갈 날만 손꼽기 위해 갔던 곳이기도 했다.


 마추픽추는 "태양의 도시", "공중 도시", "잃어버린 도시"라고도 불리며 외부의 침입에도 굳건히 살아남아 지금까지 그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옛 잉카인들의 요새이며 도시이다. 직접 가보지 않아도, 다큐 프로그램 한 편만 보아도 이게 가능한 건가 싶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곳이다. 실제로 가본 마추픽추는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이렇게 높은 곳에 도시를 세우는 것 자체가 일단 너무나도 놀라웠고 이 무거운 돌을 운반하는 것부터 모든 것들이 오로지 기계 없이 사람의 힘으로만 지어졌다는 이 정교함 앞에서는 무신론자인 나조차도 신이 있었다면 잉카인이 그 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은 마추픽추를 아우르는 우르밤바 강을 따라 잉카 문명의 다양한 도시를 걷는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정말 일부의 일부였지만 너무나도 좋았던 나의 작년 여정을 추억하며 가기 힘든 곳까지 샅샅이 들러 잉카의 모든 숨결을 전해준 저자의 여정을 읽어보니 잉카에 대해 이같이 잘 풀어낸 책은 없을 것이라고 하는 출판사의 말은 전혀 과언이 아니었으며, 읽는 내내 그 어떤 여행 에세이보다도 설레었다. 단순히 여행 에세이라고 분류하기에도 미안할 만큼 잉카 문명과 유적지에 대한 설명이 매우 자세하게 실려 있었다. 특히나 가이드가 동행하지 않거나, 투어를 할 수 없다면 사전에 다큐든 책이든 대략적이라도 알고 가지 않았을 때 그냥 "돌로 지은 잉카 문명의 도시"로밖에 기억되지 않을 그 순간들이 아까울 정도로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여행하면서 그 도시에 대한 사전 지식의 유무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마추픽추를 통해 알 수 있으며 내가 여행을 가기 전에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저자는 마추픽추를 흔히들 부르는 "태양의 도시", "공중 도시", "잃어버린 도시"라고 말하지 않는다. "지난 600년 동안 박제된 요새"가 아닌, "시간의 냉장고 속에서 잠시 잠을 자다 불쑥 나타난 미래 도시"라고 말한다. 과거의 도시이지만 미래의 도시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이 어쩌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마추픽추 여행을 끝내고 기찻길 트레킹으로 다시 오얀타이탐보로 돌아가는 길에 마추픽추 방향을 바라보았는데 산과 나무 뒤편에 가려져셔 돌 한 덩어리, 건물의 조금의 일부조차 전혀 보이지 않는 것에 소름이 돋은 적이 있다. 정말 그들은 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 이러한 신비롭고 믿을 수 없는 마추픽추를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상상 속 눈앞에 펼쳐지게 도와주는 이 책이야말로 진정한 잉카 트레킹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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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뇌, 호르몬 - 뇌와 호르몬이 여자에게 말해주는 것들
사라 매케이 지음, 김소정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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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뇌, 호르몬.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여자의 뇌와 호르몬에 대한 설명을 담은 책이다. 단순히 여자의 뇌와 호르몬, 이렇게 두 가지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것은 아니며, 설령 뇌와 호르몬 이 두 가지만 설명하는 책이라고 할지라도 뇌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중추 신경계이고 호르몬은 적은 양으로 몸의 성장, 체온, 혈당량 등 전반적인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화학 물질이므로 결국 여자라는 생명체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알아본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태아일 때부터 치매를 걱정할 때까지 여자의 뇌와 호르몬, 그리고 삶은 어떻게 변해가는가"


 이 책의 책날개에 쓰여 있는 문장이다. 사람은 엄마의 몸속 나팔관에서 정자가 난자를 만나 핵융합이 이루어지면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정자가 핵 속에 X 염색체와 Y 염색체 중에서 어떤 성 염색체를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한 마리의 정자가 난자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이미 성별은 결정된다. X 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난자와의 만남에 성공한다면 그 순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월경을 통해 감정이 오락가락하고, 출산이라는 여자의 고유 기능을 갖게 되며, 수시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갱년기 등을 겪게 될 운명이 정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는 다르며, 여자의 언어라는 것 또한 다르다고 말한다. 이런 것들에 있어서 정말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는 어떻게 다른지, 언어라는 것은 뇌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뇌의 어떤 부분이 달라서 흔히 여자의 언어라는 게 생긴 것인지 호기심을 갖고 살아왔다. 나 또한 여자이지만 어릴 적 남자아이들에게 흔하게 보이는 행동들, 험하게 논다거나 여러 번 무릎이 까져서 온다거나 공차기를 좋아하는 등의 성향이 있었으며, 성인이 된 지금도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축구와 게임을 좋아하곤 한다. 요즘에 들어서는 이러한 것들에 대해 성별을 가리는 것이 어쩌면 성차별적이고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오랜 시간 아들은 파란색, 딸은 분홍색처럼 굳어온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고정관념이기도 하다.


 이 책은 태아가 발생하는 단계부터 신경세포를 어떻게 구성하며, 뇌세포가 탄생하고, 태어난 후에 뇌와 신경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계속 다듬어지고 정교해지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이어서 뇌가 말하기, 듣기 등의 감각 작용을 담당하므로 환경에 따라 어떻게 감각 기관이 모습을 형성하는지 설명한다. 아이가 점점 자라 2차 성징이 일어나는 사춘기가 되면 특히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할 것이며, 성호르몬은 단순히 몸의 내부 작용과 외형만 바뀌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뇌로까지 진입하여 뇌 구조를 바꾸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내부적 변화와 다양한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이루고 많은 경험을 하는 외부적 영향을 통해 감정이 풍부해지며 이러한 감정들이 여자아이들에게 어떻게 공통적인 형태로 나타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여자의 정신과 신체에 가장 큰 변화를 주는 것 중 하나인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생기는 변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주는 갱년기 등 여자로서 직접 체감하는 것보다 더 객관적이고 자세한 신경과학자의 분석과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독자가 여자라면 가끔 설명할 수 없는 이 복잡한 감정, 그리고 이유 모를 통증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독자가 남자라면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여자의 행동과 여자의 몸이 아니라 겪지 못해 충분히 공감할 수 없는 상황 등을 저자에게 들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단순히 생물학적 지식을 넘어서 사회적인 교류에도 또한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자에게는 생물학적인 나 자신과의 대화하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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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7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지음, 안성찬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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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교양 시리즈,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시리즈라고 불리는 이 책은 친절한 제목 그대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양한 보조자료와 함께 쉽고 흥미롭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이 시리즈로는 이전에 세계사 편을 먼저 접해본 적이 있는데 방대하고 자칫 지루해질 세계사를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저술해서 참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다. 이번 그리스 로마 신화는 누구나 어릴 적 한 번쯤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는 여러 권의 시리즈를 읽어보았을 것이다. 혹여나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대략 어떤 신이 있는지, 어떤 설화가 있는지 등 책이나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접해보았을 것이다.



 우선 '신화'란 신에 대한 서사적 이야기로, 신화의 탄생은 종교적인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역사적으로 어떠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나는 어릴 때 그리스 로마 신화에 흥미가 없어 읽어보지 않았고 성인이 되어서도 글로 되어 있는 책 또한 접해본 적이 없다. 소설도 허구의 이야기라 안 읽는 내가 신화를 읽을 리는 없는 와중에 그리스 로마 신화는 특별한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아야 하며, 오랜 유럽의 역사에 역사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철학적으로도 그리스 로마 신화가 스며들어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여러 번 들어서 알고 있는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부터 자신의 모습과 사랑에 빠져 물에 빠진 나르키소스 이야기 등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가 이를 보여주는 작품과 함께 담겨 있다. 단순히 신들의 이야기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닌, 그리스와 로마제국의 역사적 시기에 따라 그리스 로마 신화 또한 어떻게 그 시기에 맞춰 변화하고 해석되는지도 알 수 있으며, 각 신들이 어떤 작품에 어떻게 실려 있는지, 그리고 소설, 시 등의 문학적인 것뿐만 아니라 동상, 흉상, 음악, 벽화 등 다양한 예술로도 만나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문화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측면으로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엿볼 수 있으니 왜 그리스 로마 신화가 오랜 기간 동안 추천도서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탈리아 여행 때 실제로 보았던 메두사의 머리, 포도주의 신이라고 불려 경쾌할 것 같지만 다소 비극적이고 역동적인 디오니소스 이야기, 가장 멋진 신이라고 느껴졌던 우승의 신, 월계수를 쓴 아폴론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역시나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이다. 역대 가장 유명하고 기발한 전략인 트로이의 목마는 단순히 신화적 의미, 군사적으로는 전술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현대 사회의 다양한 상황에서 의미 깊게 해석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책의 두께가 다소 두껍게 느껴질 수 있지만 50가지의 주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으로 접해보며 신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이 한 권을 통해 '최대한 쉽게' 접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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