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서
페터 쾰러 지음, 박지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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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가짜 뉴스가 갖는 의미 즉, 가짜 뉴스를 통해 어떤 결과가 초래되었고 어떤 의도로 생산했는지 등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보는 책이다.


 오늘날 정보가 힘이고 속도가 생명인 정보화 사회에서 하루에도 수십 개, 아니 어쩌면 수백 개에 도달할 수도 있는 많은 양의 기사가 쏟아진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의 기사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정보 전달보다는 누가 더 빨리 생산하고 누가 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오죽하면 "기레기"라는 단어가 생겼을까. 이것은 가짜 뉴스라기보다는 뉴스라는 순수한 목적이 사라진 것에 대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단순히 속도와 조회수가 목적이라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지만, 뉴스 하나하나가 생각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킨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 또한 이런 것이며, 가짜 뉴스는 정보화 사회가 아닌 오랜 과거부터 파장을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야기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뉴스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부터 많은 화젯거리였으며, 믿을 수 없게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취임식에 참석한 인원수는 20~30만 명에 불과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180만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가했으나 백악관 대변인은 역대 취임식 중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고 브리핑을 한다. 사실 이와 같은 사례는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는 뉴스는 아니다. 그러나 과장을 넘어서 조작, 왜곡, 날조 등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되면 단순히 큰 파장이 일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녀사냥에 이르기까지 사태는 매우 악화된다.



 언론사의 기사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다양한 SNS에서도 가짜 뉴스가 하루에도 수없이 생산된다. 그렇게 생산된 뉴스는 퍼지고 퍼져서 논란이 되거나 가짜도 진실이 되어버리게 된다. 사회, 정치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과학, 의학 등에서도 가짜 뉴스의 영향력이 닿는다. 이곳에 있을 수 없는 멸종한 공룡의 뼈가 발견되거나 게임에서만 나올법한 예티가 히말라야에 정말 살고 있다는 뉴스, 아직도 기억하는 네스호 괴생명체, 온몸이 털로 뒤덮인 빅풋 등 공상 영화가 사실처럼 뉴스에 등장하곤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강아지 구충제가 사람의 암세포를 죽인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뉴스도 떠오른다.


 현대 사회에는 누구나 비슷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넷이라는 광범위한 세상이 있기 때문에 몇 번만 검색하면 무엇이 가짜고 진짜인지 구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거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사실을 찾는 방법이라고는 거의 소문뿐인 시대에는 가짜 뉴스의 영향력은 어쩌면 지금보다 더 컸을 것이다. 상상하기 힘든 여교황의 탄생, 음모에 의한 유대인 학살, 바이킹족이 아메리카 대륙까지 왔음을 증명하는 가짜 유물 등 지금으로서는 그저 전설처럼 들리는 뉴스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가짜 뉴스라는 게 정보화 시대에 돌입하면서 증폭했다는 것과 예전에도 서신이든 소문이든 어떠한 형태로 가짜 뉴스가 돌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그 영향이 생각보다 꽤 컸음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로운 가짜 뉴스들을 읽어보며 무엇보다 정보의 힘이 크다는 것과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가 섞여 넘쳐나는 이 사회에서 판단력과 분별력을 더욱 길러야 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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