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뇌, 호르몬 - 뇌와 호르몬이 여자에게 말해주는 것들
사라 매케이 지음, 김소정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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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뇌, 호르몬.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여자의 뇌와 호르몬에 대한 설명을 담은 책이다. 단순히 여자의 뇌와 호르몬, 이렇게 두 가지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것은 아니며, 설령 뇌와 호르몬 이 두 가지만 설명하는 책이라고 할지라도 뇌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중추 신경계이고 호르몬은 적은 양으로 몸의 성장, 체온, 혈당량 등 전반적인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화학 물질이므로 결국 여자라는 생명체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알아본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태아일 때부터 치매를 걱정할 때까지 여자의 뇌와 호르몬, 그리고 삶은 어떻게 변해가는가"


 이 책의 책날개에 쓰여 있는 문장이다. 사람은 엄마의 몸속 나팔관에서 정자가 난자를 만나 핵융합이 이루어지면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정자가 핵 속에 X 염색체와 Y 염색체 중에서 어떤 성 염색체를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한 마리의 정자가 난자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이미 성별은 결정된다. X 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난자와의 만남에 성공한다면 그 순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월경을 통해 감정이 오락가락하고, 출산이라는 여자의 고유 기능을 갖게 되며, 수시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갱년기 등을 겪게 될 운명이 정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는 다르며, 여자의 언어라는 것 또한 다르다고 말한다. 이런 것들에 있어서 정말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는 어떻게 다른지, 언어라는 것은 뇌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뇌의 어떤 부분이 달라서 흔히 여자의 언어라는 게 생긴 것인지 호기심을 갖고 살아왔다. 나 또한 여자이지만 어릴 적 남자아이들에게 흔하게 보이는 행동들, 험하게 논다거나 여러 번 무릎이 까져서 온다거나 공차기를 좋아하는 등의 성향이 있었으며, 성인이 된 지금도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축구와 게임을 좋아하곤 한다. 요즘에 들어서는 이러한 것들에 대해 성별을 가리는 것이 어쩌면 성차별적이고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오랜 시간 아들은 파란색, 딸은 분홍색처럼 굳어온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고정관념이기도 하다.


 이 책은 태아가 발생하는 단계부터 신경세포를 어떻게 구성하며, 뇌세포가 탄생하고, 태어난 후에 뇌와 신경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계속 다듬어지고 정교해지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이어서 뇌가 말하기, 듣기 등의 감각 작용을 담당하므로 환경에 따라 어떻게 감각 기관이 모습을 형성하는지 설명한다. 아이가 점점 자라 2차 성징이 일어나는 사춘기가 되면 특히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할 것이며, 성호르몬은 단순히 몸의 내부 작용과 외형만 바뀌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뇌로까지 진입하여 뇌 구조를 바꾸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내부적 변화와 다양한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이루고 많은 경험을 하는 외부적 영향을 통해 감정이 풍부해지며 이러한 감정들이 여자아이들에게 어떻게 공통적인 형태로 나타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여자의 정신과 신체에 가장 큰 변화를 주는 것 중 하나인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생기는 변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주는 갱년기 등 여자로서 직접 체감하는 것보다 더 객관적이고 자세한 신경과학자의 분석과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독자가 여자라면 가끔 설명할 수 없는 이 복잡한 감정, 그리고 이유 모를 통증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독자가 남자라면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여자의 행동과 여자의 몸이 아니라 겪지 못해 충분히 공감할 수 없는 상황 등을 저자에게 들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단순히 생물학적 지식을 넘어서 사회적인 교류에도 또한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자에게는 생물학적인 나 자신과의 대화하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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