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소설 [팡팡]중에서-

 

 

"이렇게 되어......내가 여기 익사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오게 된 것이에요."

 

띠 선생님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사춘기를 빨리 벗어나야 할텐데."

 

"사춘기라고요?"

 

놀란 나는 다시 그 말을 받았다.

 

"너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 무 같은 풋내기에 지나지 않아. 얼마나 더 애들처럼 굴 거니? 알렉상드르, 이제는 어른의 나이로 들어서야 해. 나는 이 시대의 병 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춘기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너만이 아니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너처럼 "젊게 있기만을" 바라며, 삶에 참여하는 것을 피하지. 자신의 유년기를 다시 반추하며, 미혼의 남녀들이 만들어 내는 유행을 따르고, 사랑보다 열정을 더 선호한단다. 너희들은 사랑을 할 능력이 없어. 진정한 사랑이란 숫총각, 숫처녀들의 것이 아니야. 사랑이란 무조건 주는 것이란다. 그래, 너는 "사람들은 항상 어디에서나 자신의 이득을 찾는다"고 대답하겠지. 그것은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에나 걸맞는 독설일 뿐이야. 나는 순수한 사랑을 믿는다. 우리는 그 사랑을 위해 태어난 거라고 할 수 있어. 열정을 위해서가 아니란 말이다. 나는 여든네 살 때 모드의 품에서 그것을 알게 되었단다. "영원한 열정"이란 사춘기적 발상에 불과해. 너는 세상에 뛰어들 자신이 없기 때문에 겁을 집어먹고 있는 거야! 양식에 위배되는 너의 술책으로 인간 조건에서 벗어날 생각일랑 이제 그만두거라. 제기랄! 어른이 될 용기를 가져. 과거의 자신인 어린아이를 자아 속에 계속 간직한다고 해서 어린아이로 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란다. 너는 가장 재미있는 프로그램만을 보기 위해 끊임없이 채널을 돌려대며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과도 같아. 그것은 어리석은 짓이야. 모든 이야기는 변해 가면서 전개되는 법이란다. 내 말을 믿어라. 영원한 열정이란 매혹적이긴 하지만 눈가림에 불과한 거야. 음식에 소금을 너무 많이 치면 가장 미묘한 미각은 잃어버리게 되는 법이란다. 음악을 너무 크게 틀어 놓으면 한 부분만을 감지하게 되는 거고, 위대한 연인들은 음악광처럼 사랑의 미묘함을 느끼는 감정의 미식가들이지, 붉은 고추를 즐겨  먹는 사람들이 아니야. 열정은 사실 사랑과는 별 관련이 없는 거란다. 부부 관계를 경멸하는 것은 어린아이 같은 태도야. 너는 너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유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래. 서막의 시간을 영원히 연장함으로서 위험을 면할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너는 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악도 삶의 일부분인 것이고, 그것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무척추 동물처럼 무기력한 삶을 살게 되는 거란다. 사랑은 항상 실패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지. 그것을 감수해야만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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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내 나이가 돼서야 깨달으려고 하지 말아라."

 

나는 한동안 귀가 멍했다. 띠 선생님은 화주를 마신 후에 감동적으로 덧붙여 말했다.

 

"내가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나는 그의 그의 손 위에 내 손을 얹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호텔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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