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의 대담] <1> 르 클레지오-김정란 교수
김 : 선생의 작품은 본질적으로 종교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동의하시나요?
르: 예.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부모 세대의 신앙은 아닙니다. 종교적이라고 고백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비웃음을 각오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제 마지막 종교집회 경험은 그래요. 니스에서 항구에서 신부님이 축성을 하는데, 의식에 참여한 신자들을 빙 둘러싸고 공산당원들이 놀려대요. 늘 그런 식이지요(웃음). 황석영의 ‘손님’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 안에 “이스라엘의 신이면 한국인의 신이기도 하다”라는 대목이 나오던데, 그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