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61 | 162 | 163 | 16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이 책이 나온 1975년까지 강간의 역사가 “여성의 입장”에서도 아니고 ‘그냥’이라도 분석대상이 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지금까지 “역사”자체가 남자들만의 것이었다는 게.. 실감나네??
허허, 그놈의 남성연대 참 대다나시다😑
하아.. 그리고 인류의 갈 길은 참 멀다...😔

“강간이 역사를 가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역사를 분석하는 도구를 이용해서” 연구한 기념비적인 저작. 수전 브라운밀러 의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를 본격시작하였습니다.
_
_
덧붙이는 말🤓 스아실 오늘은 1월 29일이고.. 이 책은 1월 안에 읽어야 했을 책이었다는 것ㅋㅋㅋ
별수 없이 2월의 책도 밀리겠지만~ 그래도 오늘이라도 시작하기를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하하하하^^^^^^^^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9-01-29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며칠 안남았는데 저는 아직도 반이나 남았어요. 달리자, 달려!!

공쟝쟝 2019-01-29 17:27   좋아요 0 | URL
🏃🏽‍♀️🏃🏽‍♀️🏃🏽‍♀️🏃🏽‍♀️ 그런데 다음 책은 혹시? 정하셨나요?

다락방 2019-01-29 17:31   좋아요 0 | URL
아, 그 때 쟝쟝님이 말씀하신 혁명의 영점과 캘리번과 마녀요! 셋트로다가... ㅎㅎ 페이퍼 쓰도록 하겠습니다!

공쟝쟝 2019-01-29 17:38   좋아요 0 | URL
그럼 두권인거군용~!! 아이고 좋아라 ㅋㅋ

다락방 2019-01-29 17:40   좋아요 1 | URL
미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부터 막 밀리기 시작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두 권을 선정했으니 이를 어쩝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자, 부지런히 읽어봅시다, 쟝쟝님!! 아직 읽지 못한 많은 책들이 쌓여 있다구요!!

공쟝쟝 2019-01-29 17:57   좋아요 0 | URL
우리의 (독서) 의지에 반하는 미루기 ㅋㅋㅋㅋㅋㅋ 전 설날만을 벼르고 잇삽니다!

블랙겟타 2019-02-01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준비물을 단단히 챙기시고. 이제 시작하시는군요. 푸쉬해드릴께요~^^ㅎㅎㅎ

공쟝쟝 2019-02-02 21:07   좋아요 1 | URL
후후-! 달립니다. 런런런런!

카알벨루치 2019-02-01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설연휴 즐겁고 행복하게 굿뜨한 시간 아시죠?🎶

공쟝쟝 2019-02-02 21:07   좋아요 1 | URL
오로지 읽을 책만을 앞에둔 지금 너무 굿뜨 행복합니다. 벨루치님도 메리한 설 되시기를!
 
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고등학교 시절 ‘수련회’에 가서 기합을 받았다. 빨간 모자를 쓴 조교들이 무섭게 다그쳐댔다. 터질 것 같은 허벅지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저녁에는 촛불을 켜고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MT를 갔다. 선배들은 멤버십 트레이닝이라고 했다. 그런데 편한 옷을 입고 ‘해쳐모이’라고 하는 거다. 모두 어깨동무를 하고 앉았다 일어났다, 좌로굴러 우로굴러 했다. 그래도 대학교인데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열외’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 때문에 한번 더 기합을 받게 되는 건 민폐같았다. 입이 댓발 나와 기꺼이 기합을 받지 못해 ‘열외’가 된 동기가 있다며 쪼그려앉아 뛰기 횟수가 늘어났을 땐 솔직히 짜증나기도 했다. 나 역시 내 몸을 겨우겨우 통제하고 있었으면서 그랬다. 그렇게 다 같이 고난을 겪고 나니 끈끈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랬다.

그랬다. 그랬는데. 그런데. 그러한데. 지금은 그때가 무섭다. 몸서리 쳐지도록. 그 시절의 그들이 무섭다. 정확히는 그것을 ‘견딘’ 내가 무섭다. 그런 경험들이 축적되어 있는 내 몸이 무서운 것 같기도 하다.

“(11)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임모 씨와 최모 씨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바로 ‘꼰대’라는 존재다. 임모 씨 곁에 ‘명문대 나와서 기껏 준비하는 게 9급 공무원’이라며 무책임한 참견을 하는 꼰대가 있다면, 최모 씨 곁에는 ‘네깟 게 뭘 안다고’라며 그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꼰대가 있다...1990년대생들은 그들이 자라온 학교와 주변에서 이러한 ‘꼰대질’ 속에 살아왔고, 이제는 사회인이 되어 직장의 꼰대들과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은 1990년대생들이 이 ‘꼰대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꼰대의 세상은 어떻게 이들을 받아들여야 할지 답을 찾고자 한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느끼는 일상적 불합리에 대해 90년대 생인 동생은 ‘극혐’이라며 “당장 때려치우라”고 했다.

나는 참아 왔고, 견딜 수 있었고, 떠나지 못했고, 싸우지도 못했다. 싸우는 사람들이 어떻게 내쳐지는 지 봐오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달리 참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믿었고, 그래서 참을만 하다고 여겼을 지도 모르겠다.

또 엄마가 늘상 말했으니까. “남의 호주머니의 돈 빼먹기가 제일 어려운거다.” 나를 다그치는 관리자 사람도 그랬다. “사회생활이 원래 다 그런거야.”

이 정도면 괜찮은 처우라고도 생각했다. 정확히는 여기마저 그만두면 정말 영영 사회생활을 못하는 낙오자(열외)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더 컸다.

일갔다 오면 잠만 쿨쿨 자는 무기력한 저녁들이 꽤 오래 지속된다고 느꼈을 때, 들어온지 한 달 만에 (역시) 90년대생인 동료가 “절레절레, 노답”이라며 사무실을 그만 두었다. 아. 그냥 그만두지는 않았다. “여기가 무슨 대단한 데인줄 아느냐, 사람이 떠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등등 주옥같은 명언을 사무실 최고의 꼰대 상사에게 투하하고 떠났다. 속이 다 시원했다.

그러나.. 폭격이 지나가고 난 뒤.. 남은 나는 그 꼰대를 달랬다. (그날 집에서 혼술을 취할때 까지 마셨다...괴로워서..) 이내 새로운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가 또 떴다. 누군가가 새로 오는 것을 반갑게 맞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구하는 김에 한명 더 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반년 정도 고민했던 말을 겨우겨우 했다. “저도 이제 그만두겠습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며 들었던 생각은 하나다. 나도 일조하고 있었구나. 수직적이고 부당한 조직 안의 문화를 그냥 참고, 견디고, 그만두지도 않으면서. 이것들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구나. 그렇게 기성세대가 되어가고 있었구나. 나. 이미 낡았구나.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했는 데- 견딜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기득권’이라는 뜻인 걸까나.

*

그래서. 이 책이 위로가 되었다.

아직 무엇도 가지지 않았고, 이 세상에 기여한 바도 없으며, 그리하여 이 “모순이 내 것이 아닌” 90년생들이 (그것이 병맛과 솔직함과 간단함일 지라도) 자신들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회와 세상에 인입되고 있다는 것에.

“(155) 90년대생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이 곧 나의 성장이라는 공식을 배격한다. 새로운 세대는 ‘회사에 헌신하면 헌신짝이 된다’는 인터넷상의 ‘직장 계명’에 동의하고, 이를 넘어서 충성의 대상이 ‘회사’여야 할 이유가 있냐고 반문한다.”
“(156) 과거 70년대 생과 그 이전 세대에게 충성심이라는 것은 단연 회사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90년대생에게 충성심은 단연 자기 자신과 본인의 미래에 대한 것이다. 충성의 대상이 다르고 그 의미도 다르니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90년대생들을 위한 조직 문화 개선 방안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충성도에 회사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157) 앞서 말했듯이, 90년대생들은 IMF 직격탄을 맞은 70년대생들과 상시 구조조정의 가능성을 가져왔던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쑥대밭이 되었던 80년대생들의 모습을 보고 자라왔다.”


‘회사가 싫다’ ‘퇴사가 좋다’류의 책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은근히 조장되는 분위기를 걱정하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이 책을 보고 나서는 그 걱정이 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부양가족이 없고 아직 젊다면 적극적으로 이직하고 퇴사하고 때려쳤으면 싶어졌다. 소위 회사라는 곳이 사람을 마치 티슈처럼 사람을 뽑아쓰고 버리는 거 지금까지 계속해서 봐왔으니까. 버려지기 전에 먼저 버리는 게 왜 나쁜가. 그렇게라도 답답한 이 시스템에 균열을 내야하는 것 아닐까. 그 균열을 견딜 수 없다면 기성세대와 회사들이 제대로 변화해야 하는 거지.

*

‘열외’를 인정하지 못하는 몸의 기억을 가지고
‘그래도 어떻게 얻은 일자리인데’라는 을의 감수성을 꾹 내면화한
80년대생인 내가 애매하게 타협했던 것들이
우리 모두를 더는 해치지 않도록
새세대들에게는 절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러니까 이 책의 멋진 표지처럼 90년생들이 그들만의 스타일로 착착착 전진하기를 바란다. 
난 눈 흘기지 않고, 기꺼이 내 무언가를 내놓을 용의도 있으며, 박수치고 응원할거다. 진심!!!

적고 보니 어쩐지 나의 퇴사일대기네.
90년대 생들 만세!



(116)
90년대 생들에게 솔직함이란 기존 세대의 솔직함과는 그 범위가 다르다. 그들에게 솔직함이란 자신의 솔직함뿐 아니라 남들의 솔직함도 포함한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예를 들어 본인들을 고용한 기업이라든가 소비재를 파는 기업들에게서 솔직함이 보이지 않는다면 인정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169)
"본인에게 주어진 휴가를 다 쓰지 않고 휴가를 다녀오지 않은 것이 마치 더 일을 열심히 한 듯이 으스대는 선배들을 볼 때면 얼간이같이 느껴져요. 내 휴가를 내가 사용하는데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요. 얼마 전에 팀장님이 지나가는 말로 ‘휴가가 너무 잦은 거 아닌가?’라고 하는데 기분이 안 좋았죠. 지적하려면 업무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180)
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자로 유명한 웹툰 작가 주호민 씨는 본인의 2008년작 <무한동력>의 명대사로 꼽혔던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아니면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가 이제는 부끄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꿈이 꼭 없어도 되는데 너무 꿈을 강요한 건 아니었을까?"라고 말이다. 새로운 세대는 꿈을 쫓으라는 기성세대의 충고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음을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다.

(213)
몇 년 전, 한 대기업은 ‘역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겸비한 경영진이나 선배들이 1대1로 신입 사원에게 진솔한 지도와 조언을 해준다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반대로 차용한 것이다. 쉽게 말해서 대표 신입 사원들이 본인이 속한 조직의 임원에게 역으로 본인의 진솔한 조언을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두 달도 가지 못해 폐지되었다. 회사에서 내세운 표면적인 폐지 사유는 ‘임원이 참여할 시간이 아직은 부족해서’였지만, 실제로는 ‘너무도 솔직한 신입사원의 의견을 임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서’였다.

한 부서에서는 근무한 지 1년이 되는 사원이 임원에게 "상무님은 회의 시간에 본인의 의견만 말하고, 반대되는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답정너 스타일입니다. 부서 회의도 강압적이어서 부서원들이 솔직한 의견을 제시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음에 벌어진 일은 그리 놀랍지 않다. 솔직한 역멘토링에 얼굴이 굳어진 임원이 관리자에게 신입 사원 교육을 똑바로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제도의 취지는 무색하게 되었다. 이런 사달이 난 이유는 프로그램의 설계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고, 이에 참여하는 경영진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며, 참여를 할 진심도 없었기 때문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와같다면 2019-01-29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시 그런 불합리한 상황에 들어가게 된다면, 다시는 침묵하지 않을 거예요

공쟝쟝 2019-01-29 17:26   좋아요 0 | URL
암요. 그래야지요. ^_^
침묵하고 싶어서 침묵했던 적도 있지만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저 자신의 언어가 없었던 것도 같아요. 그리고 말보다 이미 몸이... 알아서...
대개의 불합리는 압도적이라 인식도 잘 안되었던듯. 우리 꼭 기회(?)가 생긴다면 제대로 말할 수 있도록 해요~
 
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흑흑.. 이경미 감독님..ㅠ_ㅠ 저도 잘돼겠죠??? 무엇이든... 그럴께요들레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해가 어렵다면 제대로 관찰하라’라는 책 뒷면 카피가 와닿는다. 90년대생들도 “이해는 안바랄테니, 그냥 받아들이기를”바랄 듯. 나에겐 필요했던 책.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갱지 2019-01-26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쓰신 글을 보니 문득,
조선시대에도 ‘요즘 것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는 얘기를 했더라는 것이 생각이 납니다:-)
 
선망국의 시간 - 당신은 지금 어떤 시간을 살아가고 있나요?
조한혜정 지음 / 사이행성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169)삶을 일구려 노력할 수록 삶이 파괴”되는 것 같은 느낌. 따뜻하고 넉넉하고 싶은 데 자꾸만 삐죽거리는 마음.

그만 두었다. 이미 많이 그만두었는 데, 또! 그만뒀다. 작은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사내정치(?)랄까, 아니 어쩔 수 없이 ‘을’의 위치에서 감당해야하는 감정노동이 점점 버거워지고 있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피곤해져서 잠들어버리기 일쑤였으니까.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기까지 내가 사회 부적응자인 것은 아닌가 백번을 자문해봤다. 아. 적응 못했구나. 그런데 더는 적응할 에너지가 없다...ㅜ_ㅜ

이젠 일이 없으면 꼼짝없이 반백수 상태에 놓이게 되는 말이 좋은 프리랜서다. 제발 올해는 아무 일이나 막 받지는 말자고 다짐은 하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때려치우고 나니 더 때려치우고 싶다. 그밖의 나를 둘러싼 여러가지들을 문제들로부터. 도망쳤나? 아니다. 적절한 때에 그만두는 것도 용기라고 동생이 말해주었다. 물론 겁은 난다... 나만 이 모양인건 아니겠지? 굶어 죽지는 않겠지? 이대로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늙어가진 않겠지? 지레 겁먹어서 하는 걱정과 불안들.

선망국의 시간을 다시 읽는다.

“(31) 지금, 조국 근대화 프로젝트 아래서 압살당한 기성세대나 고삐 풀린 자본이 명령하는 무한 경쟁 프로젝트에서 살아남은 젊은 세대나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좀 다른 시간, 쉬어가는 시간,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족끼리도 서로의 존재가 ‘슬픔’이 되는 시간을 벗어나는 것, 서로에게 “그간 살아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불가능할까요? 제대로 생각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이제 모두 휴가를 떠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맞네. 조한혜정 선생님의 조언대로 쉼의 시간, 휴가다운 휴가를 나한테 선물하자. 아주 열심히 달려온 편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쉰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곧 제주로 떠난다. 비록 일주일이 채안되는 시간이지만, 그냥 - 그냥 인채로 여행이라는 걸 해보기로. 혼자 훌쩍~ 떠나보는 여행은 처음이니까. 한 이틀은 아주 아주 푹- 쉬고, 많이 걸으면서 자꾸 자책으로 빠지는 성찰이라는 것도 좀 더 긍정적으로 해보리라. 그리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위로와 격려도 받고.

부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걱정으로만 뒤척이던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라고 말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117) ‘근대의 미래’ 다음에 올 텅 빈 공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저항이 나/우리 스스로가 평화로워지는 유일한 길이기에 ‘자기애의 이름으로’ 저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멈추고 싶다. 회복되고 싶다. 이미 다 그만뒀지만 더더 많이 그만둬버리고 싶다.
그렇게 다 때려쳐도 나는 망하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알고 싶다.
그리고 진심으로 ‘걱정’이 아닌 ‘위로’를 건네고 싶다.
조건없고, 우러나오는 “수고했다”는 말을.
나 뿐만이 아닌 모두에게.


(104)
답답한 건 그런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충분히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못견디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본론을 말해봐"하는 사람이 하나 있으면 그 단위는 아무 가닥도 못잡은 채로 목소리 큰 사람에게 끌려다니다가 허탈하게 끝나고 맙니다.

(224)
나는 좋은 사회란 사람들 얼굴에 화기가 돌고 홀아버지가 아이 하나를 잘 키워내는 사회라 생각한다.

(238)
정치의 시작은 만남이다. 적대의 촛불은 소통과 상생의 촛불로 진화할 수 있을까?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고 만나는 것, 자백이 아니라 고백이 하고 싶어지는 자리, 도움을 청하고 의논하는 약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되는 것, 이것이 시민정치의 승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가면 좋겠다.

(244)
그는 섣부른 대안을 찾아 나서지 않고 파국 속에 던져지는 것, 현실의 고통과 비참을 마주하는 것, ‘무너지는 마음’을 바라볼 것을 당부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나무 2019-01-15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5년 넘게 일해오면서 일년 정도를 쉬었는데 그때도 정말 불안해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었네요.
뒤돌아보면 또 어떻게든 일을 하게 되어 있고 굶지는 않고 있으니 쉴 기회가 생겼을 때 잘 쉬어둘걸.. 그런 후회가 들더라구요.
쟝쟝님은 저같이 후회하지 않게 주어진 아니 선택한 재충전과 쉼의 시간 제대로 누리시길 바랄게요. ^^

2019-01-15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61 | 162 | 163 | 16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