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회에 여권에서 미국 입국 스탬프를 헤아려 보니 이번 것을 포함해 스물세 개가 찍혀있었다. 이 중 하나가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찍힌 것일 뿐 나머지는 모두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찍힌 것이다.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에서는 스탬프가 찍힐 필요가 없었으니까 나는 그동안 미국이란 나라의 국경을 아마도 서른 번쯤 지분거린 셈이었고 그 중 대부분의 시간을로스앤젤레스에 머물렀다. 그런데도 나는 로스앤젤레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다녀 본 곳이라곤 로스앤젤레스 미술관과 자연사박물관, 그리피스 천문대, 유니버설 스튜디오뿐이다. 심지어는 코리아타운만 해도 윌셔(Wilshire) 부근을 제외하고는 변변히 익숙하다고할 곳이 없다. 이런 상황은 또 로스앤젤레스뿐만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