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하고 뭉툭한 마도로스파이프와 가느다랗고 길기만 한 장죽은 같은 연기를 내뿜어도 그 느낌이 서로 다르다.
마도로스파이프의 담배 연기엔 바다의 냄새가 있는 것 같고 젊음의 근육처럼 뭉클한 힘의 율동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장에서 풀려나오는 자연은 사군자의 가냘픈 선처럼 담담히 흩어지고,
병풍을 둘러친 사랑방과 같은 아늑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늙은이의체취다.
이러한 비교는 단순한 상상만이 아니다. 담뱃대가 한국으로 건너오자 돌연 세척을 넘을 정도로 길어진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할아버지와 세척장죽의 관계를 한번 세밀히 관찰해주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