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에서 왜 소리가 나는지 물으면 할아버지는 웬일인지 냉담하게 대답했다. 할아버지의 머리 뒤쪽에는 ‘주자십회라는제목의 글이 액자에 담긴 채 벽에 걸려 있었다. 그중 한 가지 항목이 ‘술에 취해 망령된 말을 하면 깨고 나서 후회한다는 말이었다.
‘색을 삼가지 않으면 병이 든 후에 후회한다‘는 항목과 함께 내게또렷한 이유 없이(이를테면 혹시 주자가 경험해보고 하는 말인가 싶다가도 위대한 주자가 어디 그런 일을 하며 부정하게 되니) 미소 짓게하던 항목이었다. 할아버지는 평생 술을 마신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