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때문에 라이벌전에 간다고 해도 응원석에 갈 생각은 추호도없었다. 응원은 할 줄도 모르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학부형이나 졸업생으로 위장하기 위해 양복을 입은 채 그 더운 날에 장밋빛 투피스 정장을 입고 온 친구와(학부형처럼 보이지 않으면 데리고가지 않겠다고 먼저 으름장을 놓았다) 축구장에 들어가 양교 응원단의 중간쯤에 자리 잡았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응원이 불을 뿜었다. 라이벌전에 다녀온친구들이 눈빛이 달라진 이유를 그제야 알게 되었다. 운동장에서벌어지는 게임도 전쟁이고 응원도 전쟁이고 응원단도 선수들도 모두 전사였다. 그들은 제도화되고 양식화된 나름의 전쟁을 치르고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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