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이제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곧장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여전히 감나무에는 따지 못한 감들이 달려 있었다.
감나무에 달린 채 감들은 조금씩 삭아가고 있었다. 겨울이오고 있었다. 골목은 텅 비어 있었다. 남자는 쓰레기통을밟고 그 위로 올라섰다. 담장 너머로 그 집의 마당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마당은 생각보다 좁았다. 자신이 너무커버려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잔디는 말라 있었고 그사이 부지런한 집주인은 감나무의 밑동을 새끼줄로 친친 둘러놓았다. 현관 앞에서 개가슬리퍼 한 짝을 물어뜯고 있었다. 흰색의 스피츠 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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