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관이라는 직업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게되는데 발음할 엄두가 안 나게 어려운 외국 인사들의 이름을 대하다 보면 한글 이름은 정말 어려운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 중에 한글 이름을 어려워하는 영어 학원 강사나 외국인 친구를 위해 영어 닉네임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발음 문제 이외에도 영어 닉네임을 만드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영어회화 학원을 다녀 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면 존댓말, 반말 걱정 없는 영어 닉네임으로 서로 부르는 것이 편하게 느껴진다. 외국인 강사들도 이름 외우는 데 걸리는 시간 투자를 줄여보려고 닉네임 작명에 첫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 강사로 일하던 시절 한번은 캐나다 동료 강사 한 명이 수업이 끝나고 얼굴이 빨개져서 교무실로 내려왔다. 모두들 궁금해서 물어보니 그 강사 왈, 한 여학생이 한사코 영어로 닉네임 짓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