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에 바흐의 <아다지오>를 첼로로 연주하는 걸 듣고한없는 슬픔에 젖은 때가 있었다. 첼로는 흐느끼지 않고 울음을 삼키며 노래하는데 그 소리가 더욱 큰 슬픔을 자아냈다. 첼로는 정말 여러 개의 얼굴을 지닌 악기이다.
그런데 모차르트는 왜 첼로 음악을 한 곡도 남기지 않았을까? 그리고 베토벤은 또 왜 그 흔한 협주곡 한 곡 만들어내지않았을까? 오늘날 통용되는 첼로의 주법이 18세기 중엽에야확립된 걸 보면 그 원인을 얼마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첼로를 위해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이두 사람이 첼로곡을 몇 곡만 써냈더라도 대중들은 이 다감하고 기품있는 악기에 더욱 친근감을 갖게 되었을 것이고, 첼로의 역사는 지금보다 훨씬 화려했을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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