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가 여주인공으로 자신의 전(前) 약혼녀인 안나 바실리예브나 코르빈 크루콥스카야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다. 그 순간에 나는 내 이름 역시 안나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나는 이 이야기가 나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 새 소설의 주제는 얼마 전에 안나 바실리예브나가 해외에서 보낸 편지를 받고 느낀 인상에 의해 생겨난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가 최근에 그 이야기를 내게 해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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