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 놓고 싶지 않은 책이다. 아직 손이 가는 아이 둘이 있다보니..아이들에게 엄마 책좀 읽자! 라고 자꾸 이야기 했던 것 같다. 아이들 키우느라 지쳤던 나에게 책에 흠뻑 빠지게 해줄 수 있는 만큼 참 슬프지만 아름다운 책이다.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서 손닿는 곳에 놓아두었다. 날씨가 좀 따뜻해지면 발목까지 물에 담구고 물을 감촉을 느끼면서 읽고 싶다.

아쿠아리움의 큰 수조안에 유유히 헤엄쳐다니는 물고기들~ 물과 물고기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몸이 빨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늘 흠칫놀란다. 분명 고요한 모습이지만 고요하지 않은 느낌의 물속~ 속이 훤히 다 보이지만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하는 느낌 ...그럼 강과 바다는? 멀리서 보면 자연의 일부로 아름다워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것과 뭐가 있는지 보이지 않는 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인다. 나에게는 두려움 이지만 물고기에게는 아늑한 보금자리인 그곳~ 그곳에 아가미를 가진 곤이 있다면?? 갑자기 묘한 두려움이 설레임으로 바뀐다. 곤 그는 누구일까?

아가미 라는 낯선 제목과 함께 온몸에 눈부신 비늘과 지느러미, 목 뒤에 살짝 보이는 상처같은 것이 있는 사람이 바로 곤이다. 살짝 만져보고 싶을 만치 아름다운 모습이다. 본래의 사람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데 낯설기보다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다니~ 곤도 처음부터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철저하게 불행속에 버려진 그의 아버지와 곤~ 그의 아버지는 결국 곤을 데리고 호수에 빠진다. 희박한 산소를 찾기 위해 몸부림 치는 동안 곤의 몸은 그렇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죽음이라는 불행의 끝에서 아가미를 얻어 살아난 곤~ 그래서일까? 그의 세계 속의 사람, 강하,강하의 어머니,할아버지,해류의 불행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는 느낌이다. 아주 느린 속도의 삶을 살아가는 곤 그의 나름의 방법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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