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스티브 비덜프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예비아빠인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정말 잘 읽어 보았다는 생각 밖에 하지 않았고 아내가 직장을 그만 두었다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안도감과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젊은 부부들이라면 누구나 육아와 직장의 선택에서 갈등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집안일과 직장일을 완벽하게 병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책에서 직장생활,가정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분류를 다음과 같이 보여준다.
1.가정중심적인 여성-아이들과 가족의 삶을 우선시하고 전혀 직장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2.직장 중심적인 여성-일을 우선시한다. 약 20%
3.상황에 적응하는 여성-일과 가정을 동시에 선택하지만 가정이 일에 종속되기보다는 일을 가정생활에 어느 정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 60%
하지만 여성이 일과 아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물론 남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어느 분류에 들어가느냐는 책을 읽어보고 각자가 판단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지구상에서 사회복지가 가장 잘 돼 있다는 스웨덴의 경우 다음과 같은 정책으로 육아정책을 뒷받침한다.
유급 육아휴가
탄력적 근무제
고용보장
그러나 스웨덴은 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만 3세 이하의 유아가 보육시설에 맡겨진 사례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겼던 부모들이 직장을 포기하고 아이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정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가치는 가족에 있다고 스웨덴 사람들은 벌써 꺠우쳤다는 증거이다.
저자 스티브 비덜프는 가족과 아기의 사랑,연대감,공동체,자유시간 등을 위해 경제적인 풍요를 조금 포기하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일부는 해결될 수 있다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그럼 보육시설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소란스럽다,아이들이 공격성에 노출돼 있다,아이들만의 혼자만의 공간이 없다,돌보아주는 어른이 부족하다,보육교사들도 자질도 천차만별이다,보육교사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은 엄마의 그것과 다르다,기계적이고 규격화된 하루를 보낸다,보육시설에 맞지 않는 아기들도 있다,아기가 하루가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다 등.... 수없이 많은 문제점이 노출돼 있다.
한때 보육시설의 장점을 찬양하며 엄마들을 직장으로 끌어 냈던 시대가 있었다.
아이의 정신건강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모성의 민감성' 즉 아이의 요구에 따뜻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능력이다. 실제로 해로운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만 2세 이후까지 기다려야 한다. 부모와의 친밀도가 높을수록 아이는 현재 혹은 미래의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지고 탄력성도 발달한다.
아이를 일찍부터 보육시설에 보낼 경우 문제 행동이 나타날 수 있고 부모와의 유대감에도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보육교사들은 아기를 돌볼 수는 있지만 웬만해서는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은 느껴야 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관심있게 봤던 내용이 아기의 '뇌 성장'과 관련한 것이다.
두뇌 연구의 도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자기공명영상법(MRI)인데 MRI를 통해 인간의 두뇌는 생후 3년 동안 자극을 통해 발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기의 뇌성장에 있어서 전전두엽피질은 사회적 자각-특히 해서는 안되는 일들에 대한-을 발달시킬수록 커진다. 전전두엽피질은 신생아에게는 없는 것으로 영아기와 유아기를 거쳐 발달하는 부위이다.
뇌의 다른 영역들-안와전두엽피질,해마,대상피질 등-은 긍정적이 경험에서 비롯되는 긍정적인 느낌의 영향으로 자라난다.
생후 6~12개월 사이에 아기의 전전두엽피질은 폭발적으로 성장,이 시기에 부모의 애정이 중요하다. 생후 1년 아이가 인생의 가능성들을 채워 넣는 시기.뇌의 크기는 두 배로 늘어난다. 그 때문에 반드시 성장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어주어야 한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아기는 감성언어를 발달시키고 감정을 이용해 자신의 요구를 전달하는 법을 배운다.
사랑으로 주고 받는 상호작용은 아이의 뇌를 살찌운고 아이의 뇌는 행복하고 아무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때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최초의 두뇌 성장을 위해 아기들에게 가장 필요로 한 것은 바로 애정이다.
태어나서 3~4세까지 아무 애정도 받지 못한 채 인간적인상호작용없이 방치되었던 아이들 중 일부의 뇌에서 '검은 구멍'이 나 있었다. 뇌가 아예 발달하지 못한 것이다.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다.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서는 침착하고 따뜻하고 강하고 긍정적이고 사람들과 웬만하게 지내는 능력이 도움이 된다. 이런 자질은 유년기에 습득되는 것으로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가 되면 뚜렷이 나타난다.
집에서 아기를 키우는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모유 수유이다.
엄마의 모유는 아기를 배부르게 하고 모유에 들어있는 엄마의 항체는 아기의 면역력을 키워준다. 엄마가 어루만져주고 안아주면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어 아기의 신체는 물론 뇌도 성장한다. 엄마의 부드러운 애무와 따뜻한 관심은 아기의 몸에 퍼져 있는 스트레스를 분해시킨다.
이렇듯 스티브 비덜프의 연구를 통해 바라본 가족 육아는 물질문명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물론 희생이 필요하다. 그 희생을 택한자는 용감한 자들이며 건강한 가족을 선택한 자들이다.
물론 정책적인 보조가 있어야 가능한 것들이 많다. 수많은 논란이 팽배하지만 역시 가족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답이었다. 책속의 내용처럼 수렵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책의 내용들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예비엄마 아니면 엄마들이 꼭 새겨봤으면 하는 것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연구내용들이 너무 충격적이지만 정말 당연한 이야기들이다. 당연한 이야기들이지만 우리들이 너무 외면해 왔던 내용들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