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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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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전도사"
이런 직업이 있을까? ^^;
하지만 내가 될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
친구들과 책 이야기를 하다 데미안이야기가 나오면 보통 이런말을 많이한다.

"나는 데미안을 읽은 이 후로 책 읽는걸 싫어해"

"데미안 그거 어떻게 읽냐? 책이 싫다.."

정말 난 데미안 때문에 책 읽는걸 싫어하게 됐다는 사람을 정말 많이 봤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이 좋은 책이...

그래서!! 이렇게 써 본다.
뛰어난 문학가나 비평가는 아니지만,
내가 느꼈던 데미안의 위대함을 다른 사람이 느끼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거침없이 마구 써 본다.
이건 정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위대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전" "명작"이라고 하는거겠지..?

 

이 책을 중학교땐가? 처음 읽었다.
처음 한 챕터를 겨우 읽고 포기했다.
무슨 내용인지 원...
이때 까지만해도 난 데미안 때문에 책을 미워했는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 다시 한 번 책을 잡았다.
다행이 끝까지는 읽었지만...;
이게 도통 뭐하는건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남들처럼.. 그냥

"지루했다."

 

고등학교 때...
한 번 더 이책을 읽었다.
내가 변했나?
첫 장을 읽고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난 싱클래어가 살아가는 두가개의 세계가
알지 못하는 시절에 알지 못하는 동네에 전혀 상관 없는 세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건 놀라운 경험이었다.
싱클레어가 나와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동네 양아치 같은 녀석에게 돈을 빼앗기고
부모님께서 알까봐 무서웠다.
기억나는가?
학창시절... 우리가 겪었던 똑 같은 사건!!
적어도 나에겐 엄청난 충격이었다.

'세상은 무서운 곳이구나!!'
'동화 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세상은 이야기일 뿐이야!'
이건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는걸 아는 나이가 되는 것과 똑같다.
우리가 세상을 알아가는 그 시절...
싱클래어도 똑같다. 나의 모습과 똑같다.

싱클래어가 이 일로 아버지를 속이고 이렇게 생각한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모든 체험 중에서 바로 이 순간이 내겐 가장 중요하고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대한 최초의 균열이었으며, 그것은 내 유년 시절이 그 위에 쉬고 있고, 모든 인간이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파괴해 버려야만 하는 기둥에 새겨진 최초의 칼자국이었던 것이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이런 체험으로 우리들 운명의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선은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칼자국과 균열은 다시 아물기도 하고 치유되기도 하고 잊혀지기도 하지만, 깊은 밀실 속에서는 계속 살아서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다." -학원사 데미안

오늘 우리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오늘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겼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세상(다른 말로 자아)을 알아가던 시절...소위 사춘기 시절의...
그 '첫 상처'가 생각 나는가?
만약 그것이 생각 난다면 분명 싱클래어와 함께 몸을 떨게 될 것이다!!!

 

이렇게 방황하던 그에게 나타난 사람이 바로 "데미안"이다.
그는 우리가 항상 간절히 기다리던 그 사람이다.
우리의 우상이며 로망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에게 위인전이 될 수도 있고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그는 싱클래어에게 신처럼 특별한 존재가 된다.

데미안이 쓰던 독심술등은 마치 우리가 어렸을때 꿈꾸던 만화같은 세상같기도 하다.
충분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항상 소설은 나와 일치되는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게 되니까.)
하지만...
이런 행동들은 엄청난 것이다.
카인 ㅡ 그것은 충격적인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싱클래어가 자신을 찾아가는 이정표다.
물론 그 뿐만이 아니다.
이후에 이어지는 수 많은 아이템들.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끝도 없을 이야기들...

"아브락삭스.. 알을 깨고..."

 

 

대충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야 겠다.
처음에 싱클레어를 가슴으로 느끼는 순간이 중요한것 같다.
싱클래어 속에서 나를 찾는것에서 '데미안은'은 시작되니까...

이후에 내용도 마치 수학처럼 답을 찾아서 열심히 달려간다.
정교하게 짜여진 이야기가 마치 완벽한 프로그램처럼.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

그 이후로도 이 책을 여러번 읽었다.
처음 잡았던 이 낡은 책이 많이 지저분해졌다.
하지만...
이책은 갈수록 빛이 난다.

 

난 이책을 청소년 때 보다는 사춘기가 지나서 읽는 것이 더 괜찮은거 같다.
자아를 찾아가는 소설인데...
개인적으로 자아를 찾는 동안 이해하긴 어려워 보인다.

선생님이 학창시절에 읽으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건드렸다가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다면...
이제 나이가 들어서 한 번 읽어보는게 어떨까??
다시는 없을 최고의 책을...

모두에게...
최고의 책.
책을 사랑하게 만든 책.
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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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8-17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세의 책 정말 좋죠. 전 최근에 황야의 이리를 읽으면서 재발견했다는..

panda78 2005-08-1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미안만큼 재미있는 책도 드물던데.. ^^;;
전 유리알 유희에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습죠. ㅎㅎ

상큼 2005-08-17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데미안이 너무 좋아요~ ^^ 모두들 좋아했으면 좋겠네요.. ㅋㅋ
 
접시꽃 당신 - 실천문학의 시집 37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4
도종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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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엄청난 유행을 했던 책이라더군요.
우연히 굴러다니던 낡은 책 한 권을 들었는데
온 몸을 떨며 읽고
책을 구입했습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드네요.
평생...
내가 이런 사랑 한번 할 수 있을까?

세상에... 이런 사랑이 또 있을까...?

너무 좋은 시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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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세요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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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렇습니다. 실망스런 점... ^^;;
저도 조금은 예상되는 결말과 엉뚱한 신파극적인 결말...
마지막의 반전이 그것이겠지요.
읽지 않으신 분들을 생각해서 자세히는 이야기 못하겠지만..
어쨌든, 다른 분들도 이야기 하시는 이 책의 안좋은 점과 실망하는 점에대해
저도 마찬가지로 동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리뷰를 쓰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시간낭비만 한 것같다는 생각은 안들고
오히려 뭔가 남는게 있어서 추천하는 글을 쓰려는 생각에서 입니다.
다른 글과 충분히 비교해 보시고 선택하세요~
작가, 배경 그런거 보다는 소설 절대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해 볼게요..

 

 

책을 펼치면 모토(모토지로)와 리리카가 주고 받았던 편지들이 정신 없이 쏟아진다.
그들이 편지를 통해 나눈건 '사랑'이다.
그건 아주 쓰기 쉬운 소재이다.
이 세상에서 그건 너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중에 하나다.
게다가 이 소설에서의 그것은 더욱 그렇다.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 어떻게 보면 너무나 쉬운 내용이라 싱겁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접했던 그것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리리카는 모토지로를 온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마지막까지 읽지 않았을 때는 리카와 똑같이 모토지로를 알지 못하니까...

모토는 리리카에게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이며 카운셀러가 되준다.
여기서 모토가 나의 친구이자 카운샐러가 되는 것이다.
사랑을 받아야 할 곳에서 받지 못한 리리카의 결핍을 모토가 치료해주듯이
나의 상처도 모토가 치료해주는 것같았다.
그는 아주 조심스러우면서도 적극적으로 그녀를 위로했기 때문에
그녀는 모토를 진심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일하는 보육원의 어린아이의 아버지와 밤을 같이 할 때...
리리카는 그의 품에 안겨 아버지의 향을 쫓는다.
그것은 사랑의 결핍이었다.
모토는 다그치지도 방관하지도 않고 조용히 그녀를 위로한다.


 

하지만 그 부족한 사랑을 직접 채워주려고 하기보다는
사랑을 찾아가는 방법을 바르쳐 주는 것이 그가 해주는 전부이다.
그건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결과적으로 바람직한 사랑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리리카는 별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을 보며 리리카는 변하고 있다.
모토의 사랑과 관심의 결과로 리리카는 조금씩 치유받고 성장한다.
마지막의 신파적 반전은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스토리의 구성이나 긴밀성보다는

그들이 주고 받은 사랑의 적절한 볼륨조절이
책을 읽는동안 내 마음의 귀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사랑을 주세요"

이런 사랑을 나누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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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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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벽을 허물어 버린 사랑...
그 사랑은 어쩌면 무척이나 평범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랑이 내 가슴 속에 특별한 울림과 충격으로 다가 오는건 그 사랑이 위대하거나 숭고했다는 사실을 뛰어 넘는 또 다른 이유 때문이다.
여기서 느낀 사랑이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유는, 
우리네 인생의 평범한 순서를 파괴했다는데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울음을 터뜨리고 기어가고 일어 서고 걷고 달리고...
그렇게 차례 차례 커가고, 궁극적으로 늙어가는 것. 죽음에 이르는 것.
헌데 만약에 사람이 그 차례를 무시하고 살아간다면?
이야기의 주인공은 보통의 사람들이 사춘기를 전후로 느끼는 감정을 무시하고 나이가 들어간다.
섹스를 마치 기성품처럼 사 쓰면서 창녀들과 함께 늙어간다.
그런 그가 나이 90세에 사랑을 한다. 그것도 "첫사랑"이다.
무려 90세에.

그리움 설레임 상사병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 걸려드는 '사랑의 덫'에 당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거다.
어떻게 보면 이 세상에서 사랑이란 참 흔한 감정이다.
하지만 그건 공기처럼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다.
그 사랑이 끝났을때 느끼는 슬픔과 허무의 감정은 평생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런 사랑의 실패감 속에서 우린 흔히 '사랑이란 지나면 허무할 뿐'이라고 쉽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 책을 읽는동안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아흔이 되기 전 까지 살던대로 끝까지 살았다면, 내 인생은 무의미한 것이었을거다.
 내 인생 마지막 부분에 찾아온 '첫 사랑'은 내 삶을 다시 시작하게 했다.
 내 사랑은 결코 실패하거나 후회를 부르지 않을 것이다.
 내 삶에는 사랑할 시간은 남았어도 후회하거나 슬퍼할 시간은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면 내게 남은 시간이 많기 때문에 내게 남은 사랑의 시간들을 기만하고 있는건 아닐까..?
그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내가 죽는 그 순간까지도 열정적인 사랑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우리 모두가 후회 없이 사랑하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생각과 감정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적인 느낌으로 변하는것 같다.
90세나 된 노인을 등장시키면서까지 극적으로 내게 사랑을 가르쳐준 책.
이 리뷰가 이 책을 고르는데 도움이 될지 걱정이다.
이번 리뷰는 일반적인 내용보다는 주관적 감상을 주로 써버린 것 같기 때문에...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더더욱 내게 아주 특별한 느낌으로 가슴에 새겨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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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쏘시개
아멜리 노통브 지음, 함유선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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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
요새 가장 자주 듣는(적어도 내 귀에는)프랑스 소설가의 이름이다.
그 이름 만으로 선택한 '불쏘시개'
커피 한잔과 함께 읽어질 정도로 얇은 책이지만
노통다운 파장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다른책에 비해서 전시에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만큼 얇을지도 모르지만...

노통의 유일한 희곡작품이라고 한다.
인물은 단 세명.
남교수 남조교 여학생
전시에 교수의 서재에서 일어나는 짧은 이야기다.
조교와 학생이 전쟁으로 머무를 곳을 잃고 교수의 서재에서 지내는데,
전쟁으로 난로에 들어갈 불쏘시개가 없어 추위에 떤다.
이제 쓸 수 있는 불쏘시개는 "책"뿐이다.

우리에게 정신적 유희 그 이상의 고상함을 안겨주는 무한가치의 책.
그 책을 불쏘시개로 썼을 때, 추위를 이길 수 있는 단 2분의 따스함의 가치.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덕, 인륜의 가치 속에서 전쟁의 공포는 그 울타리를 깨부수고 벗어나려고 한다.

가치와 가치의 전쟁으로 오는 혼돈을
세 인물의 갈등을 통해 무척이나 긴장되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능력이 이 책을 빛나게 한다.
희곡이기에 가능했던 긴장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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