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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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벽을 허물어 버린 사랑...
그 사랑은 어쩌면 무척이나 평범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랑이 내 가슴 속에 특별한 울림과 충격으로 다가 오는건 그 사랑이 위대하거나 숭고했다는 사실을 뛰어 넘는 또 다른 이유 때문이다.
여기서 느낀 사랑이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유는, 
우리네 인생의 평범한 순서를 파괴했다는데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울음을 터뜨리고 기어가고 일어 서고 걷고 달리고...
그렇게 차례 차례 커가고, 궁극적으로 늙어가는 것. 죽음에 이르는 것.
헌데 만약에 사람이 그 차례를 무시하고 살아간다면?
이야기의 주인공은 보통의 사람들이 사춘기를 전후로 느끼는 감정을 무시하고 나이가 들어간다.
섹스를 마치 기성품처럼 사 쓰면서 창녀들과 함께 늙어간다.
그런 그가 나이 90세에 사랑을 한다. 그것도 "첫사랑"이다.
무려 90세에.

그리움 설레임 상사병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 걸려드는 '사랑의 덫'에 당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거다.
어떻게 보면 이 세상에서 사랑이란 참 흔한 감정이다.
하지만 그건 공기처럼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다.
그 사랑이 끝났을때 느끼는 슬픔과 허무의 감정은 평생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런 사랑의 실패감 속에서 우린 흔히 '사랑이란 지나면 허무할 뿐'이라고 쉽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 책을 읽는동안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아흔이 되기 전 까지 살던대로 끝까지 살았다면, 내 인생은 무의미한 것이었을거다.
 내 인생 마지막 부분에 찾아온 '첫 사랑'은 내 삶을 다시 시작하게 했다.
 내 사랑은 결코 실패하거나 후회를 부르지 않을 것이다.
 내 삶에는 사랑할 시간은 남았어도 후회하거나 슬퍼할 시간은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면 내게 남은 시간이 많기 때문에 내게 남은 사랑의 시간들을 기만하고 있는건 아닐까..?
그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내가 죽는 그 순간까지도 열정적인 사랑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우리 모두가 후회 없이 사랑하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생각과 감정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적인 느낌으로 변하는것 같다.
90세나 된 노인을 등장시키면서까지 극적으로 내게 사랑을 가르쳐준 책.
이 리뷰가 이 책을 고르는데 도움이 될지 걱정이다.
이번 리뷰는 일반적인 내용보다는 주관적 감상을 주로 써버린 것 같기 때문에...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더더욱 내게 아주 특별한 느낌으로 가슴에 새겨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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