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은 왜 복복서가 x 김영하 소설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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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면 아랑 전설을 새롭게 쓰는 이 기획을 이어갈 누군가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도 결코 이 이야기를 완성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 옛날 아랑 전설을 만들어 퍼뜨리던 이야기꾼들처럼 나도 그리고 그도 하나의 징검다리에 불과하니까. 그게 이야기를 만드는 자들의 운명이다. 우리는 가끔 우리가 이야기의 주인이라고 착각하지만 이야기의 주인은 이야기다. 그들이 우리의 몸을 빌려 자신들의 유전자를 실어나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당시 리처드 도킨스의 밈meme 개념에 영향을 받아 썼음직한 이 작가의 말‘이 문학동네판에서 사라진 것은 『정옥낭자전』이
개정판을 내며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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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나를 세상에매어두는 유일한 존재죠.
말 그대로 지리학적 의미에서지도 위의 정확한 한 지점에날 고정한다는 뜻이에요.
이 아이 때문에 난 집 있는사람이 됐다니까요. 최고의아이러니죠! 형제들이 이별장을 팔고 싶어 했는데내가 사들였어요. 그럼휴가 때 마리를 여기로 부를 수있으니까요. 아주 편해요.
얘는 자기 엄마랑 렌에살거든요.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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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시간이 흐르는 이곳은 분명 지옥보다 나은 곳이다. 시간을견디고 헤쳐 나가야 한다. 누구든지 희망을 잃고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 싶을 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젊다면, 여전히 긴 시간이남았다면 자살은 탈출구가 아니다. 단테는 자살한 사람들을 아홉 단계의 지옥 중에 일곱 단계 지옥에 배치했다. 그만큼 위중한 죄악이라는 말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은 지옥에서는 나무가 되었다.
죽음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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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야. 난 뭔가를 시작할 때 과연 잘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부터 던져. 관리를 잘한다는 건 제대로 자랄 때까지 최대한 천천히 보살피는 거겠지. 지금사회와 사람들은 너무 빠른 것만 원해. 빠르다는 건 뭔가 소중하거나 필요한 것들을 놓친다는 거야. 그래서 난 가능한 한 ‘느린 사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결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나중에는 ‘느린’게 더 빠르다는 것을 깨닫게 돼."
…………
어른의 성장에 관해 이보다 더 쉬운 설명이 있을까.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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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어느 백인 홀아비의 고백』, 이것은 내가 받은 기묘한 원고의 제목과 부제이며, 이 글은 그 원고에 붙이는 머리말이다. 원고의 저자 험버트 험버트‘는 본인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기 며칠 전인 1952년11월 16일, 구금 상태에서 관상동맥혈전증으로 사망했다. 당시 험버트의 변호사였던 클래런스 초트 클라크가 나에게 이 원고를 편집해달라고 부탁했는데, 현재 컬럼비아 특별구 변호사협회 소속인 그는 내사촌이자 절친한 벗으로, 『롤리타』 출간에 대한 모든 권한을 저명한내 사촌에게 위임한다고 밝힌 의뢰인의 유언장 내용을 근거로 나에게이 일을 맡겼다. 클라크가 나를 편집자로 선택한 이유는 내가 모종의병증과 도착증을 다룬 졸저(『정신을 이해하는 일이 가능한가?』)로 최근에 폴링 상을 수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머리말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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