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용도로 저주 용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가업으로 만든 물건을 개인적인 저주에 사용해서도 안 된다. 불문율에는 이유가 있다.
‘남을 저주하면 무덤이 두 개‘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고 한다.
타인을 저주하면 결국 자신도 무덤에 들어가게 된다는 뜻이다.
할아버지의 경우에는 ‘무덤이 세 개‘라고 해야 하나. 할아버지가 저주했던 사장, 사장의 아들, 사장의 손자는 모두 죽었다.
할아버지의 무덤은 어디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어느 날 그냥 집 밖으로 나가서 그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돌아왔다.
달이 어스름하게 구름에 가린 밤, 혹은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길거리의 가로등 불빛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밤, 자연의빛도 인공의 빛도 모두 힘을 쓰지 못하는 어둡고 적적한 밤이면 할아버지는 창가의 안락의자에 나타나 토끼 전등을 켜고, 이미 몇십 번이나 들려주었던 같은 이야기를 또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이 할아버지의 저주일까.
혹은, 축복일까. - 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