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저는 뭐랄까요. 신도 귀신도 안 믿거든요. 그들은 인간을 해치지 못하지만 인간은 인간을 해치니까요."
역시 에리카는 명석한 만큼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신이나 귀신을 믿는 사람들은 인간의 근원을인간에게서 찾지 않으니까. 가성은 에리카의 언변이 놀라울 정도라고 생각하며 그의 얼굴을 유심히살폈다. 눈을 강조한 화장 때문일까, 아니면 챙이넓은 모자가 에리카의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어서일까. 가성은 에리카를 보며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아니, 그것은 무용하다고.
"엄청난 미인인데 돈 되는 곳에서라면 마녀가따로 없다. 에리카의 모母가 후쿠오카의 이름난 게이샤였다는 거야. 저 돈도 다 에리카가 얼굴 장사해서 가져온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