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난 뒤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한 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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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슈미트 Carl Schmitt, 1888~1985 는 정치적인 것을 적과 동지를구분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계엄과같은 예외 상황에서 대통령에 의해 수행되는 정치적 행동을 이야기하려던 것입니다. 2차 세계 대전 때 히틀러가 유대인을 적으로만들면서 독일인들을 적이 아닌 동지들로 단합시켰던 것이 바로이런 종류의 정치적 행동이니까요. 그런데 아감벤은 슈미트가 말한 예외 상황이란 것이 결코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에서는 항상 존재하는 상례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적과 동지라는 범주를 넘어서 ‘조에와 비오스‘, 혹은 ‘벌거벗은 생명과 정치적 존재‘라는 범주로 정치를 사유하려고 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지요. 결국 적과 동지라는 외적인 대립 관계의 핵심에는 벌거벗은생명과 정치적 존재라는 대립 관계가 이미 전제되어 있었다는 말입니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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