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탄생에 관한 두 가지 신화는 남성적 - 독창적인 창조성과 여성적 - 모방적인 창조성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마찬가지로 미술사학자들도 사회적 역할 분담이라는 주장을 따르면서 그 차이를 분명하게 기술해 놓았다. 피그말리온Pygmalion최초의 미술가로, 그는 ‘여성의 악덕‘에 질려 자신을 위해 여인의 조각상을 만들고 자신의 작품과 사랑에 빠졌으며,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도움을 받아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는새로운 대상, 즉 자신의 피조물을 만들어 낸다. 반대로 그리스의도공 부타데스Butades의 딸 칼리로에 Callirhoe**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없는 동안에도 그를 기억할 수 있도록 벽에 비친 그의 그림자를 따라 윤곽선을 그렸다. 그녀는 이미 자연이 준 것을 모사한다.
두 창조자들이 생각한 예술의 목표는 애초에 크게 다르다. 이 경우 남성은 에로틱한 환상에서 생명을 잉태하지만, 여성은 현실에서 비롯된 기억을 보존한다.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은 에로스가 날개를 달아 준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이다.
에른스트 굴은 1858년 출간한 [미술에서의 여성]이라는 저소에서 …..건축에는 사실상 여성이 없고, 조각에는 그 수를쉽게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적은 수의 여성 집단이 있는 반면, 회화와 소묘에서는 압도적 다수의 여성들을 찾아볼 수 있다.
회화에서는 정물화, 초상화, 풍경화처럼 ‘자연을 사랑스럽게 재현하는‘ 분야에서 여성들이 입지를 다질 수 있었지만, 역사화처럼 ‘창조적인 미술‘이 지배하는 영역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 P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