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집 유리창을 데우는 햇빛/자비로운 기계/아무도 오지 않는무덤가에 미칠 듯 향기로운 장미덩굴 가시들/아무도 펼치지 않는/양피지 책…(진은영, 〈쓸모없는 이야기〉, 《훔쳐가는 노래》, 창비, 2012, 22쪽)."
이처럼 용도의 규정 바깥에 있는 ‘쓸모없음‘을 보고 그것을 통해 사물들에 부과된 운명에서 벗어나 다른 존재의 가능성을 여는 것을 블랑쇼는 ‘사물의 구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사물의 공성을 보는 것은사물의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기의 규정성에서 벗어나 소나 돼지의 잠재성을 보는 것이 하나의 구원이 될 수 있으리라는 말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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