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상에게 애착이 생긴다는 것, 생각해보면 참 희한한 일이다. 살면서 매일 무수한 것들을 지나치다 갑자기 눈을 계속 두게 되는 무엇인가를 만난다. 왜 그것이 하필이면 선택되었는지, 다른 동종의 것들에 비해 무엇이 남달랐는지 모른다. 짐작과 추리로이유를 갖다 붙일 수는 있겠지만 정말로 왜 그러하였는지는 영원히 미궁이다.
우리 주위를 떠돌고 있는 미궁과 미스터리는 사실 이렇게나많다.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세상이 뻔하고 재미없다고 한다. 뭘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세상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실제 이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헤모글로빈이라고도 할 수 없을 극미량이다.
아, 애착! 대체 어떻게 생기는 걸까. 내게서 어떤 실 같은 것이하나둘씩 나와 촉수처럼 나부낀다. 그러다 사랑하는 대상에 중력처럼 이끌린 실 끝이 그에게 붙어 나와 그를 연결한다. 또 하나가.
그리고 또 하나가. 이내 단단한 다발이 된다. 내가 움직이면 그것도움직인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 서로가 딸려있다. 물질과 기운이 소통한다. 연결된 것이다. 그것도 단단히. 그런 걸 잡아 뜯어내 버리면그 피해는 가히 짐작할 만하다. 엉망으로 북북 찢어질 것이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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