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나는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어. 그런데 그것이 모두 무슨 소용인지 잘 모르겠군. 나는 당신을 탓하지도,
나 자신을 탓하지도 않아. 어쩌면 서로 헤어지는 게 우리 둘 모두에게 더 좋겠지. 나는 서부로 가서 새로운 운명을 개척해 보려고 해. 당신은 농장과 목재소를 팔아 그 돈으로……….
이선은 ‘돈‘이라는 단어에서 잠시 펜을 멈췄다. 이 말이 그로 하여금 자신이 놓여 있는 뼈저린 운명을 절감하게 했기 때문이다. 지나에게 농장과 목재소를 넘겨준다면 자신은 무엇을 가지고 새 삶을 시작한단 말인가? 일단 서부 지방에 가기만 하면 틀림없이 직업은 구할 것이다. 혼자서 운명을 개척하는 데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매티를 먹여 살려야 하는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그리고 지나의 운명은 어찌 될까? - P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