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원피스에 웬 카키색 재킷이야? 나 같음 까만 점퍼를입을 텐데."
"그 셔츠엔 배기팬츠보다 레깅스가 낫지 않겠어?"
그 친구에게 단 한 번 칭찬을 들은 적이 있다.
"이런 것도 입을 줄 아네."
"그런데 왜 평소엔 그따위로 입고 다녔어?‘라는 말이 생략된 문장이다. 물론 내가 패션 감각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때로는 취향을 간섭받는다는 기분이 든다. 더구나 나는 그 친구에게 스타일을 평가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 이런 친구와 같이 다니면 기분을 자주 망치는 건 물론이거니와 돈도 많이 든다. 어릴 때라면 그런 말에 휘둘려서 쇼핑도 하고 스타일도 바꿔보고 그랬을 거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내 엉덩이 정도는 스스로 닦을 줄 아는 어른이기 때문에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 

취향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쓰면 허영이 되고
남을 무시하기 위해 쓰면 폭력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