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김재경 옮김 / 미래의창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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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 코스톨라니는 경제학이나 경영학 전공자가 아니지만

많은 현장 경험과 신조로 투자 귀재로 유명세와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그가 갖고 있던 절제와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투자 자세와

돈과 투자에 대한 성찰을 통해 투자 기본기를 알려주고자 한다.

 

{목적} 저자는 풍부한 사례와 일화, 역사와 문화를 통해

독자가 인간을 이해하고 투자 배경 지식이 되는

자본주의와 주식시장을 개괄하기를 바란다.

 

{주장} 저자는 자유롭게 원하는 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인 돈을

투자로 벌기 위해서는 주식시장 원리와 구성 요인뿐만 아니라

절제와 깊이 있는 자기 생각, 전략, 인내, 행운이 있어야 하며

위험을 다루고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주제} 사람들은 돈에 최면이 걸린 듯 돈을 갈망한다.

그러나 돈과 적정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즉 돈은 뜨겁게 사랑하되 차갑게 다루어야 한다.

상승장이나 하락장에서 맹목적으로 돈을 쫓지 않고 중심을 가져야 한다.

이상화 현실 사이에서 올바르게 결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1. 돈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삶에 자유를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 세계에서 돈은 모든 가치 척도다.

투자에서도 돈은 투자자 생각이 맞았는지를 알려주는 기준이 된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부자와 결혼, 사업, 투자가 있다.

투자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줄 아는 예술이다.

주식중개인, 머니매니저, 금융자본가, 장단기 및 순종투자자로 이루어져있는 증권시장은

채권, 외환, 원자재, 유가물,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수단이 있지만

주식이 진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2. 주식시장은 변덕스럽지만 주가를 지배하는 유일한 논리는 단순하다.

공급과 수요 법칙이다. 주가는 매도자와 매수자 중 누가 더 급박함을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

평화가 유지되는 한 장기적으로 시장은 계속 발전한다.

주식투자는 불확실성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중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경기, 금리, 채권, 외화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대중 심리다.

대중 심리에 따라 붐과 폭락이 결정된다. 이 사이에서 성공은

남들과 반대로 움직이는 전략을 갖되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뚜렷한 주관을 갖고 인내하는데 있다.

 

3. 투자자에게 정보는 중요한 도구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조언, 소문, 내부정보 등을 너무 귀담아듣지 않도록 주의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분석가 자료나 차트, 기업 실적 같이 이미 과거가 된 일들에

너무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세세한 정보들을 다 알기보다 그 상관관계를 알고

제대로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머니매니저가 운용하는 투자펀드와 헤지펀드,

투자상담사와 자산관리사를 활용하려면 그 내용을 잘 이해해서 활용해야 한다.

손해도 모험 일부다. 수익 계산에 매일 매달려서도 안 되지만

손실을 보면 즉시 털어내고 다시 시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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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톨라니는 보도 섀퍼 처럼 독일 사람이지만 그보다 앞선 세대다.

코스톨라니와 보도 섀퍼 둘 다 독일인들이 저축만 선호하는 태도를 안타까워했는데

그런데도 세계적 투자자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람이 벌써 둘(내가 알게 된)이라니

독일 저력이 점점 크게 다가온다.

 

여느 성공한 투자자들처럼 코스톨라니도

투자 결정을 위한 충분한 검토와 위험 감수,

절제와 인내를 강조한다.

 

그는 시간과 자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귀족과도 같아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그러나 그는 위험 부담을 안고 살고 있으며

마치 눈을 뜨고 자는 악어마냥 항상 일상적 위험에 익숙해져야 한다.

돈, 인내, 강한 신경으로 무장한 배를 조종하는 항해사는 어떤 사람인가?

경험이 풍부하고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p.53)

 

그러나 확신과 의심 사이

인내와 결단 사이

상승과 하락 사이라는 외줄에서

균형을 잡기란 여간한 일이 아니다.

이런 기술을 연마하는 데는

경험만한 것이 없다.

 

내 경험은 크나큰 손실을 겪으면서 얻은 것이다.

그러므로 투자자 가운데

일생에 적어도 두 번 이상 파산하지 않은 사람은

투자자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p.55)

 

예측할 수 없는 주가 변동 논리에 대한 설명은

‘진리는 단순하다‘는 말이 와 닿고

매도자와 매수자는

덜 좋아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잡고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썸남 썸녀 사이 같다.

 

나는 독자에게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주식시장 변덕에 대해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고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지에 대해

어떤 논리적 설명도 찾으려고 하지 말라고 말이다.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뿐이다.

이것이 증권시장을 지배하는 유일한 논리라고 봐야 할 것이다.

주가 흐름은 무엇보다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또는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더 급박함을 느끼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 (p.98)

 

세계적으로 한창 치솟는 주가 흐름에

나도 한 다리 걸쳐야지 하면서도

‘주식하면 망한다’는 어르신들 말씀이 발목을 잡던 차

투자에 대한 토스탈리니 말에

의욕이 샘솟는다.

 

내가 투자해서 성공하면

단순히 돈을 벌었기 때문에 기쁜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다른 사람들 생각보다

올바르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에 기쁜 것이다.

회전판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이기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그러나 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진짜 즐거움은 돈이 아니라

스릴이나 긴장감을 느끼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p.21)

 

헉,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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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구성 요소와 영향 요인 등

주식을 막 입문한 초심자에게 적합하다.

저자가 투자할 때 가졌던 큰 방향 원칙인

시장 동향에 따른 전략을

개괄적으로 알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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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란 무엇인가
한병철 지음, 김남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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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 폭력적 식민 지배와 독재를 겪은 한국인에게 권력은 억압이고 위협이다.

사람들이 권력을 불신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저자는 권력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사유를 통해서

억압과 자의 같은 부정적이고 협소한 권력 개념에서 벗어나

권력의 생산적이고 긍정적 측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목적} 명령, 금지, 무력 등으로 권력을 이해하면

독재자 카다피의 철권통치가 어떻게 42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는지,

복잡한 권력 작동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저자는 서양철학의 다양한 권력론을 비판적으로 소개하면서

권력 본질과 기능, 역할 등을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권력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태도를 갖기를 바란다.

 

{주장} 자기 목소리를 위해 다른 목소리를 억압하던 권력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다양한 다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권력을 거치지 않은 모호한 영향력과 복잡한 상호작용이

행위와 결정을 지연시키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이끄는 경우가 많아졌다.

권력 쇠퇴로 겪게 되는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권력의 긍정적 측면을 활용해야 한다.

 

{주제} 권력은 혼란과 폭력을 방지하고 질서를 생산한다.

강력한 권력자는 권력을 폭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폭력과 혼란은 권력 담지자여야 할 정치·사회 기관이 약해질 때 나타난다.

다수 목소리가 쌍방향으로 각각 복잡하게 움직이면서 불화를 일으킬 때

하나로 수렴하도록 하는 권력 작용은 폭력을 방지하고 행위를 결단하게 한다.

 

 

1. 권력은 타자와의 관계에 기인하기 때문에 상호의존적이다.

타자에게까지 자아를 연속하고 지속하고 확장하기 위해

타자 내면에서 자발적으로 에고를 따르려는 마음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커뮤니케이션 매개다. 권력이 타자의 생산성을 이끌어내려면

타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시공간을 보장해야 한다.

 

2. 의미는 관계를 맺을 때 생기므로 곧 권력관계를 뜻한다.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의지에 복종한다는 뜻이다.

권력 의미는 신체에 직접 기호를 가하는 방법, 법률을 통해 생각사슬을 채우는 방법,

규율을 통해 습관적 자동반응이라는 일성성에 침투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은밀한 방법으로 작용하는 권력이 가장 효과적이며 안정적이다.

 

3. 신은 무한한 내면성으로 이 세상으로 자신을 표현했다.

신은 타자에 대한 어떠한 부정성이 없고 자기 내면이 무한하기 때문에 경계가 없다.

자기 자신에게 회귀하는 지향성이 있는 권력과 달리 경계 없는 존재의 연속성 경험이 종교다.

따라서 인류는 신 모습인 자기 배려가 없는 피곤함 속에서

서로 화해하고 연합하는 모습을 지향한다.

 

4. 권력이 커뮤니케이션 매개이기는 하지만 순수한 소통과 상호이해를 지향할 수는 없다.

소통은 타인을 이해하고 내 의견을 이해시키는 작용이기 때문에 언제나 전략적이다.

특히 정치에서 소통은 동의가 아닌 타협을 위해서 매우 전략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정치는 권력과 결정을 실천하는 권력정치다.

 

5. 중앙집권적, 자기에게 회귀하는 권력 속성 때문에 권력 윤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권력 윤리는 이러한 권력 속성을 초월해야 한다. 권력이 ‘나’를 타인에게서

거둬들이고 자기 안에서도 가능한 작게 축소해서 거의 없애면 초권력이 탄생한다.

이때 권력은 ‘나’를 향해서 아무 의도 없는, 경계 없는 베풂을 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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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권력은 정치와 연관시켜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정치인 권력과 국민 권력에 관해 막연하게 갖고 있던 의미를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데 있었다.

또, 흔히 권력을 얘기할 때면 복종, 강제, 지배 같은 단어에 내재한 부정적 의미만 떠올린다.

요즘에는 아마도 남용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듯하다.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권력은 훨씬 깊숙이 우리에게 침투해 있다.

권력은 나를 타자에게 확장시키고 타자에게서 나를 실현시키는 능력이다.

따라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은 모두 권력 확장(니체)이다.

기호를 이용한 표현, 의미 부여와 해석, 기술, 진리, 아름다움, 건축 등이 모두

타자에게 영향을 줘서 나를 확장하고 실현시키려는 의도 결과다. 이는 생명 본질이

보존이 아니라 자기주장(하이데거)이고 삶 의지가 권력 의지(니체)인데서 기인한다.

 

관계와 자유는 권력을 만드는데 필수 요소다. 권력자든 복종자든

의사 결정에 대해서 일말의 자유의지를 갖고 상호의존 관계를 맺을 때 권력이 생긴다.

따라서 권력은 의사소통 매개다. 복종도 일종의 자기 의사 표현이다.

가령 복종조차 요구하지 않고 그저 괴롭히기만을 목적으로 하는 묻지 마 폭력 같은

‘벌거벗은 폭력’은 권력이 아니다. 또한, 쇠사슬에 묶여 있는 노예조차도

목숨을 거는 것과 같은 위험을 감수한다면 주인 명령을 거부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노예의 복종도 자기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고 상대에게 내 뜻을 반영하려고 시도한다.

설득은 사회생활에서뿐만 아니라 가정과 친구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기업은 온갖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가 자회사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들려고 노력한다.

국가와 국민은 법률을 통해 서로에게 자기 뜻을 반영하려고 하고

사회는 교육과 세뇌/미디어라는 규율을 통해 인간이 체제 운영에 유리한 습관을 갖도록 한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가족 구성원이 내 마음에 들지 않게 행동해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배우자든 자식이든 부모든 가족을 내 생각에 맞게 규정하려는 시도는

타자에게서 나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권력 의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권력 의지는 대부분 실패한다.

상대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전략 없이 시도하면서 복종과 강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권력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등 긍정적 결과를 얻으려면

타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사형수 감방 같이

불안으로 가득 찬 권력공간은 결코 긍정적 행위 공간이 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안에 대해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하이데거는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는 공공성 의미에 스스로를 포함시킨다고 한다.

이 공공성은 기분 같은 정서적 층위를 필요로 하고 그것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특별한 힘을 부여한다.

그래서 우리는 반성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스스로 허용한다는 것이다. (P.80)

이것을 세인 권력이라고 하는데 이 권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직관 상태인 ‘공적 해석’에 의존하지 말고 사유를 통해

자기 안에서 타자를 철저히 밝혀내고 제거해서 자아를 찾고

스스로 선택하는 자기 주권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p.98)

 

최근 정치스캔들이 나기 전까지 뜨거운 감자였던 무상급식에 대한 반응이

하이데거가 말한 기분을 필요로 하는 공공성이 아니었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필요한 곳에 비하면 국가재원은 항상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지원 우선순위가 매우 중요하다.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 이유는 당위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다.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안타까운 사람들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외에도 너무나 많다.

누군가에게 국가지원이 투입되면 언제나 그만큼 지원 기회를 잃는 사람이 생긴다.

따라서 세금 투입 결정은 감정적 판단에 앞서 신중한 비교 검토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스튜어트 서덜랜드는 <비합리성 심리학>에서

합리적으로 사고하려면 마음을 열고 자기 신념에 반대되는 모든 증거를 살피고 나서

결론을 내려야 하며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판단을 유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원 시기, 대상, 규모, 방법에 대한 검토는 차치하더라도

교육 분야 전체적으로 충분하고 면밀한 검토 결과가 전면급식 지원이었는지 의문이다.

언론이나 정치권의 ‘공적 해석’에 의존하는 단순 직관이 아니라

각자 자기 안에서 충분한 사유를 거쳐야 한다.

포퓰리즘 성격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더 주의해야 한다.

 

저자는 권력의 자기중심적, 중앙집권적, 결집구조 때문에 권력윤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푸코의 ‘자기배려 실천’과 니체의 ‘정의’를 들며

자기배려는 타인을 위하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는 계산을 통해서만

타인을 배려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안에 타자를 포괄하는데 한계가 있지만(p.168)

정의는 자기 자신보다 타자에 더 귀 기울이고 늘 너무 빨리 오는 자기 판단을 보류하므로

자기중심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p.174)

 

이는 권력처럼 중앙집권 성격을 띠는 자본집약적 (주식)회사의 윤리에 응용해볼 수 있다.

단순하게 보면 푸코의 ‘자기배려 실천’과 니체의 ‘정의’는

그 행위자 의도 차이만 있을 뿐 실천 결과는 같다.

자본집약 회사 주주에게 자기배려 실천은 자본권력 남용으로 인한

“자기 쾌락 노예”, “스스로 노예화”(p.166)를 방지할 것이며

정의는 자기로 회귀, 자기 의욕에 의해 다시 전유될 수 없는

경계 없는 베풂(p.181)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자본주의 폐해 보완 방안으로 주목받는 복지 당위성을

국가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생활하는 잠재적 소비자를 확대함으로써

결국 경제 파이를 키우는 수단이라고 본다면 푸코의 ‘자기배려 실천’이고

당연한 인간 존엄, 권리라고 본다면 니체의 ‘정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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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권력이 무엇이며 인간 활동 영역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권력과 자유 관계, 권력자와 그 상대인 타자 관계에서부터

권력과 정치, 종교, 윤리까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궁금증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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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비용 제로 사회 -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의 부상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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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 자본주의에 내재해 있는 모순과 기술 발달로 인한 3차 산업혁명이 임박하면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인 ‘협력적 공유사회’가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자본주의와 공유사회가 공존하고 있지만 결국 자본주의는 쇠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은 빠르게 부상하여 리 경제생활을 주도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시장경제 자본주의 패러다임에 오랫동안, 철저하게 길들여져 있어서

협력적 공유 방식이 경제활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저자는 독자가 협력적 공유사회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속성과 자본주의 역사 그리고 우리 사회 변화를 이끌 최신 기술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 방향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목적} 협력 문화의 발전과 새로운 상거래 방법의 필요는 공감하고 있지만

그러한 변화들이 주도적 패러다임이 아닌 시장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그저 새로운 양상 하나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대부분 예상한다.

저자는 인간 행동 방식이 협력적으로 변하면서

자본주의 체제에 적합했던 수직통합형, 중앙집권적 시스템이 낳은 가치들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보여주고

새로운 협력 시대에 맞는 가치와 제도를 탐구하여

독자가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생길 격동적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올바른 역사적 관점을 갖기를 바란다.

 

{주장} 사물인터넷(커뮤니케이션 인터넷+재생 에너지+물류 인터넷) 발전으로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 자원 활용 효율성이 증가하여

재화‧서비스 생산 및 유통의 한계비용이 점점 낮아지게 된다.

소비자 가격 하락과 시장 축소에 따라 기업 이윤이 점점 고갈되는 한편

재화‧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재산권 개념이 사라지고 그 힘도 약화된다.

기존의 사유재산권에 근거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자본화할 수 있는 자원 활용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생긴 체제다.

반면 사물인터넷으로 자원 활용의 효율성이 급증하면

기존의 희소성 경제가 풍요 경제로 바뀌면서

인간 생활 방식을 지배하는 패러다임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아닌 협력적 공유경제 방식이 될 것이다.

 

{주제}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자원 활용을 극도로 높이는 기술 발전으로

풍요로워진 재화와 서비스를 다 같이 지속가능하게 누리기 위해

공동으로 소유하고 대중들이 수평적으로 협업하고 분산형 구조로 관리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자본을 공동 창출하는 협력적 공유사회다.

  

 

 

1. 사물인터넷 발전으로 재화와 서비스 생산의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머지않아 시장 자본주의 패러다임이 ‘순환 경제’를 기반으로

자원을 극도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제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그에 따라 협력, 사회적 책임, 공유가 핵심 가치인 사회로 바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인 협력적 공유사회로 경제생활을 조직하는 방식이 변하고

소득격차 축소, 경제민주화를 이뤄 인류 사회는 지속가능해 질 것이다.

 

2. 소비를 위해 생산하는 생계형 경제였던 봉건 공유사회에서

수력과 풍력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다 같이 사용하던 토지에 울타리가 쳐지기 시작했고

교환을 위해 생산하는 시장 경제도 등장했다.

증기 동력 도입 후 생산수단을 제조업자인 자본가가 소유하게 되면서

노동이 자본에 예속되는 자본주의가 생겼다.

1세기 후 석탄을 동력으로 하는 증기 기관차를 대규모로 증설하는데 필요한

대규모 금융자본을 조달하려고 주식회사가 등장했다.

또한, 대량 생산·유통을 위해

공급업체에서 고객까지 사업 과정 전반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에 용이한

수직 통합, 중앙집권형 상의하달식 명령 및 통제 방식의 경영을 선호하게 되었다.

자본주의는 사유재산을 추구하는 시장 행동 방식이 인간 본성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이전에는 신에게서 부여 받은 책무를 충실히 이행해서 구원 받는 것이 삶의 가치였다면

자본주의가 생활 전반을 지배하면서부터는

시장에서 생산을 많이 해서 사유재산을 축적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3. 에너지 효율을 극단적으로 높이고 있는 녹색·재생 에너지 기술이

3D 프린팅과 지능형 커뮤니케이션이 합쳐지면

한계비용에 가까운 수준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유통·관리할 수 있고

오픈 소스 공유로 누구나 상품을 생산하거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개방형 온라인 강좌로 지식 생산의 한계 비용 또한 제로 수준이 되어 지식은 대중공유재가 되고

공동체 이익을 증진시키고 자연과 공생하기 위한 내용을 배우게 된다.

빅데이터, 알고리즘, 인공지능, 로봇공학 등이

지식노동을 포함한 거의 모든 노동을 대체할 것이고

정부와 시장은 풍요시대의 공유사회 패러다임에 맞는 거버넌스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다.

 

4. 컴퓨터와 무료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활용은

 전 분야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결속시키며

이윤 추구를 위한 탐욕과 파괴를 촉발하는 자본주의 등장으로 무너진

공유사회 방식의 관계 모델을 촉진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수정하고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저작권에 대적하는 copyleft, CCL 등이 등장하고 있다.

21세기 전반부에 이러한 프로슈머 협력주의자와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자본주의자는

중대한 경제 전투를 벌일 것이다.

초기에는 이렇게 경쟁과 대립을 통한 시너지를 일으키며 공존하겠지만

궁극적 승리자는 인프라 구축 형태에 좌우될 것이다.

새로운 녹색·재생 에너지 체계와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개체는

물류 인터넷과 결합되어 사물 인터넷이라는 인프라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뉴딜 정책 중 테네시 지역에 전기 공급 성공으로 그 가능성을 검증받는 협동조합은

이익 보다 사회적 책무, 시장 보다 공유사회를 추구하며 현재 모든 경제 부문에서 운영되고 있다.

공유사회에서는 정부와 시장이 공유사회에서 보완적 역할을 할 것이다.

 

5. 타인과의 접촉과 협력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에게는

자동차에서부터 음반, 주택, 의류, 공구, 기술 그리고 의료 정보까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접근권이 더 중요하다.

소유하기보다 공유하려는 그들의 소비 인식 변화로 광고 시장도 축소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펀딩 방식, 사회적 통화, 사업 모델이 등장할 것이다.

온라인 금융 플랫폼에서 P2P 형태로 이루어지는 크라우드 펀딩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공유가 사회의 중요가치가 되면서 경제활동에서 신뢰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따라서 평판시스템이 발전할 것이다.

몇 번의 충격적 금융위기로 기존 통화 메카니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대안 화폐가 등장하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통화는 집단 신뢰로 지탱되는 약속어음으로 중요한 사회적 자본이기 때문이다.

사업 목표에 주주가치 극대화와 동등하게 사회적, 환경적 임무를 포함하는 사업체가 많아지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비영리 부문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인간이 노동에서 해방되어 문화 활동에 몰두하면서 초월적 목표를 추구할 것이라는

케인즈의 예언처럼

장기적으로 노동은 지능형 사물인터넷 인프라로 대체될 것이다.

 

6.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제임스 같은 철학자는 인간 자아가 신체와 정신뿐만 아니라

재산, 명예, 가족, 친구 등의 총합으로 확장되어

이 모든 것에 동일한 감정을 부여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광고는 재화가 인격과 정체성을 향상시켜 줄 것이라며 과소비를 더욱 부추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자원의 희소성에 있다.

그러나 한계비용 제로가 가져오는 풍요 사회에서는

누구나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재화를 얻을 수 있게 되므로

부족에 대한 두려움, 재화에 대한 욕구, 물질적 지위에 의한 사회적 차별 등이 소멸하게 된다.

그러나 이에 앞서 현재 우리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사물인터넷 인프라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사이버테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조적, 기술적 요소 외에 의식 변화도 중요하다.

세계적 차원으로 공감대를 확장하면서 협력하는 공유 생물권 생활 방식과 의식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언뜻 3D 프린터를 보긴 한 것 같다.

기계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지쳤었는데

3D 프린터가 이토록 엄청난 발명인줄 몰랐다.

 

3D 프린터가 뭐 어떻게 되는 건지 감도 못 잡고 있는데

읽다보니 이것은 만능이다.

못 만드는 게 없다. 신체 장기도 만든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재료를 깎는 방식이 아니고

프로그램한대로 재료를 쌓는 방식이라서

저자의 말처럼 자원 효율성이 가히 획기적이다.

 

우연히 유투브에서 3D 프린터로 집 짓는 것을 보고 나니 감이 온다.

말 그대로 뚝딱, 꽤 튼튼하고 그럴싸해 보이게 만든다.

그리고 이것이 곳곳에 있는 센서와 연결되면

저자 말처럼 물류 혁명도 가능할 듯하다.

 

<부자 삼성 가난한 한국> 저자도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나 선진 안전 자동차 기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국가는 이를 위한 도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데 세금을 쓰라고 조언했다.

일본이 그러한 기술에 앞서고 있다면서..

일본 경제가 아무리 침체되어 있다고 해도 이런 걸 보면

일본에게 아직 잠재력이 많아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책 관련자 사이에서도

사물인터넷이 새로운 화두이기는 한 듯하지만

누구를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늘 그렇듯이..

저자가 3차 산업혁명이라고 할 정도로 새로운 분야이긴 하니

그들도 지원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잘못 썼다가는 또 뭇매 맞을 테니,

가능한 확실한 대상에게만 지원하려고 할 테고

이런 분야는 더더욱 제대로 지원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는 하다.

 

아무튼, 저자의 말처럼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상당히 많은 근거를 제시하고

상당히 많이 수긍이 가면서도

자본주의가 사라지고

공유경제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여전히 고개가 갸우뚱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노동력을 대체할 획기적 기술들이 향상되고 있고

3차 산업혁명 같은 것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 방향을 모르고

현재 문제에만 사로잡혀

근시안적으로만 대처하다가는

낭패 볼 것 같다.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책은 많았지만

이처럼 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기술 환경 발전이

자본주의 자체 모순을 파고들어

자본주의가 스스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사뭇 합리적이다.

 

 

인류 미래 모습을 나름대로

치밀하게 제시하는 저자의 노고가 감사하다.

자본주의 역사와 그에 따른 의식 변화를 알게 되면서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기술 발전과 선진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조금 깨인 것 같다.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의식 변화를 설명한 마지막 부분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덕목을 경제적 관점으로 보여주는

인문학 책으로도 손색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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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경제학 - 경제심리를 움직이는 정책신호 SERI 연구에세이 104
김선빈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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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 인간은 불확실성에 직면하면

합리적 인지적 판단보다는 감정적 판단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

경제심리는 경제성과에 영향을 미쳐 경제를 혼란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동안 경제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폭넓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제학 분야에서는 경제심리가 개인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있었고,

심리학 분야에서는 사회현상이 개인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그쳤다.

저자는 사건구조분석 방법을 통해 복지, 거시, 산업, 금융 분야의 사례를 검토하여

사회 환경 자체나 개인 심리와 개인의사결정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설명

그리고 정책신호에 대한 체계적 논의를 하고자 한다.

 

{목적} 심리 요소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집단 심리로 발전한다.

이 집단 심리가 경제활동에서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나타나면 경기가 위축되고 또는

과도하게 긍정적 심리 현상이 나타나면 경제가 과열되어

결국 국가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따라서 경제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탁과 판단에 대한 심리학, 경제학, 사회학 연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

경제심리를 입체적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에 저자는 경제심리의 개인적 사회적 동학 분석으로

관계자와 독자에게 신선한 착안점을 주는 한편

정책담당자에게 긍정적 경제 심리를 촉진하고 부정적 흐름을 제어하는 정책신호체계를 제안하여

섬세하고 전략적 정책운용의 지평을 제시하고자 한다.

 

 

{주장} 경제심리에 영향을 주는 주 요인인 정책신호를 세련되게 구사하면

경제심리를 과도한 긍정이나 근거 없는 부정에서

낙관적이고 적절한 전망과 대안 경쟁이 공존하는 온건한 긍정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주제} 긍정의 경제학은 체계적이고 다층적으로 접근하는 한편,

사회적 맥락 및 학습, 집단 의사결정 같은

경제심리 순환 매개체를 적극 활용하는 정책신호를 통해서

경제심리를 선순환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1.경제심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개인 심리가 경제 활동의 동력이고 경제심리에 따라 국민경제의 성과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또한, 민간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예측되는 정부의 규칙 변화다.

따라서 경제정책은

개인 심리와 국민의 집단 심리에 영향을 미쳐 개인과 국가 경제에 직간접적 영향을 준다.

 

2. 개인 의사결정과 사회적 집단 심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형성되는 경제심리는

사회구성원의 집단적 기대와 믿음으로 움직인다.

 

3. 정책신호체계와 경제심리는 서로 순환하는 관계다.

정책 공급자가 정책신호를 잘못 보내거나 혹은 정책 수요자가 정책신호를 잘못 받아들이면

경제심리가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처음 시도한 정책신호가 경제심리 개선에 실패하면 추가 정책신호를 시행할 수 있지만

정책신호가 세련되지 않거나 신뢰 등 사회적 자원 기반이 불충분하면

정책 공급자의 의도가 왜곡되고 사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

 

4. 경제심리를 ‘온건 긍정’의 선순환 구조로 만들기 위해서는 세련된 정책신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맥락, 집단 의사결정, 사회적 학습 등

경제심리 순환 매개체를 적극 활용하여

사회적 맥락과 현상 유지 편향을 적절히 교란하고,

신뢰성 높은 집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촉진하며

긍정적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고 유지해야 한다.

 

5. 미래 경제 환경을 긍정적으로 만들려면

정부에 대한 신뢰기반을 공고히 하고 강화기제와 편향 조절 기제를 발전시켜

적절한 정책신호를 구사해야 한다.

정책신호는 비공식적 수단이므로 공식적 제도 보다는

언술, 제스처, 인사 행위, 조직 결속, 그리고

외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사회의 집합적 노력을 통해

육성되고 강화될 수 있다.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는

감정이 경제활동을 하도록 만드는 동력이라고 했다.

또한, 주류 경제(학)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케인즈도

긍정적 감정 에너지 역할을 언급했다.

케인즈는 미국 대공황을 벗어날 경제이론을 제시하면서

'야성적 충동'의 역동성은

경기 침체 시기에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도 경제수치보다 경제심리가 더 냉각되어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기업에게 투자를 독려하거나 압박해도 기업은 몇년째 투자를 계획하지 않고

각종 규제를 풀어도 부동산 시장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특히 정책 공급자의 정책신호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불패 신화'는

집단 심리가 긍정적으로 반응하여 선순환하는 '자기실현적 예측'이며

긍정이 과잉된 대표적 예다.

그러나 이때 국가가 주택 규제와 관련해서

정책 개입과 정책 신호를 세련되게 구사하여

민간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주었다면

오늘날의 비상식적 시장 냉각을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니면 적어도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지는 않았을 것이다.

 

신뢰는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이며

시장에서 교환을 통한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체제의 근간이다.

특히 국가가 국민에게 신뢰를 잃으면 그 사회는 모든 면에서 매우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정책 수립과 집행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집단은 물론이고

그와 관련된 일을 하는 모든 공공 집단은

국가가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말과 언행을 주의해야 한다.

 

월가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금융기업에 대한 국민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행위를

'약탈적 대출'이라고 하면서 비난했는데

일부 국가기관에서도 그 단어를 무분별하게 쓰기도 했다.

대출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었던 미국과는 사정이 달랐던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약탈적 대출이라고 불릴 만큼 무분별한 대출을 했는지 사실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자율적으로 국가를 감시하는 시민단체에서는 그런 표현을 쓸 수 있어도

국가기관이 특히, 신용을 교환 수단으로 하는 금융기관을

약탈자로 칭하는 것은 국가의 금융산업 근간을 흔드는 무책임한 태도다.

 

이준구 교수는 저서 <쿠오바디스 한국 경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상실 책임에는 그들의 무능을 비판한 집단에게도 있다.

안그래도 신뢰를 상실하고 있는 정부나 기관을 흔들어

그들의 신뢰성을 바닥으로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정권자나 당사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지만

비정권자이고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고 아무 말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언행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국가기관의 말과 행동은

직접 개입하여 규제하는 제도적 정책이 아니더라도

'정책신호'라는 비제도적 정책으로

민간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정부, 여야 국회 등 우리나라 규제 공급자들도

이제는 주먹구구식이 아닌 

전략적 정책신호를 포함하여

다면적으로 정책을 구사해야 할 때다.

 

 

 

*이 책은 연구에세이인 만큼 전문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쉽게 들어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짧고 간결하며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경제심리 인과관계를 구조화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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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인간의 경제학 - 경제 행위 뒤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 탐구
이준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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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 경제학에서 규정하는 인간의 특징은 합리적, 이기적 선택을 하면서

        끝없이 물직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러한 경제학의 전제는 비현실적이다.

        최근 인정받기 시작한 행태경제학은 경제활동에서 인간의 선택이나 반응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규명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 본연의 모습에 기초한 경제 이론의 매력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목적: 독자가 이 책을 즐겁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행태경제이론이 제시하는

        새로운 경제학 관점에 흥미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주장: 인간에 대한 비현실적 전제를 바탕으로 한 경제이론은

        경제정책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고 당연히 실패하는 정책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인간 본성에 맞는 정책이 저비용, 고효율 결과를 산출한다.

        따라서 행동경제학을 참고한 새로운 경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주제: 인간은 호모 이코노미쿠스 처럼 언제나 합리적, 이기적이지 않으며 감정의 동물이다.

        결과를 받아들이는 기준에는 자신의 이익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동기, 타인이 처하게 되는 상황 등도 포함되어 있다.

        때로는 자신의 이익이 작아지더라도 타인을 배려하는 선택을 한다.

        또한 경제적 이익이 아닌 감정적 보상을 선호하기도 한다.

 

 

1. 휴리스틱스와 '어려운 선택'

행동경제학자들이 밝혀낸 인간의 판단 방식은 '주먹구구식/어림직작'(휴리스틱스)이다.

제 딴에는 아무리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싶어도

첫째, 능력부족 때문에 인간은 사건에 대한 극히 일부 정보만 알 수 있고

둘째, 합리적 판단에는 상당한 시간적, 심리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주먹구구식 판단 방식은 

인간에게 인식편향을 불러일으켜 판단 오류를 범하게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능력과 정보 부족을 보완해주는 장점도 있다.

 

가령, 여러가지가 나열된 것(후보자)들 중에 최상의 조건에 부합하는 것을 찾거나 골라야 할 때

그나마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37% 법칙'이다. 

이것은 조건이 단순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 중에서 결혼상대자를 선택해야 할 때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37% 법칙'에 따라 계산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할 수 없다.

결국 인간은 주먹구구식 판단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한계를 갖게 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새로운 시각이 있다.

 

철학자 Ruth Chang은 테드 강연 'How to make hard choices'에서

인간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 왜 어려움을 느끼는지,

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는지 그리고 거기에 인간의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알려준다.

일단, 선택은 수학, 과학 같이 계산되거나 비교할 수 있는 영역과 전혀 다른 영역이라고 말한다.

전자는 답이 많거나, 적거나, 같거나, 이렇게 3개 중 하나지만

선택의 답은 꼭 좋다, 나쁘다, 그저그렇다 중 하나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인간이 모든 것을 객관적 기준으로 비교해서 최고의 것들만 선택할 수 있다면

인간의 창조성을 발휘할 기회나 개성을 잃게 된다.

객관적 기준이 아닌 자신의 불완전한 판단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선택을 한 나만의 이유, 나만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고

거기에서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인간의 주먹구구식 판단 덕분에 개성이 발현되며

각자의 선택은 비교불가능한, 유일한 것이 된다.

 

 

2. 이득 보다 손해 안보는 게 더 좋아!

인간은 새로운 이익을 얻을 때 느끼는 긍정적 감정 보다

갖고 있던 것을 잃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에 더 민감하다.

이러한 태도는 다른 내용을 다루는 다른 장, 다른 예에서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부존효과는 일단 자신의 소유물이 되면

그 물건에 대한 가치를 그것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보다 높게 평가하는 인간 성향이다.

이 부존효과도 진짜 내 것이든 아니든

일단 내 손에 들어오면 잃기 싫어하는 손실기피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뉴욕 택시운전사들이 손님이 많은 날 일찍 퇴근하고 손님이 적은 날 늦게까지 일하는 행태도

나름의 매상 기준을 세워놓고 그에 못 미치면 손실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수 있다.

흰 상자-푸른 상자 게임에서 용지를 흰 상자에 넣으면 개인 이익을 취할 수 있지만,

손실은 기회/암묵적 비용 보다 눈에 보이는 현금 비용에서 실제적으로 느낀다는 점에 비춰 보면,

용지를 상자에 넣기 전까지는 개인 이익에 대해서 둔감하다.

따라서 푸른 상자에 넣어도 손실이라고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

 

 

가치는 현재에 가까울 수록 가장 크지만

이벤트 당첨 상품인 스타와의 데이트는 조금 나중에 하겠다거나,

맛있는 것을 아껴뒀다 먹는다거나, 신체 처벌은 빨리 받겠다는 선택 등은

현재부터 그러한 행위가 실현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일종의 소유물로 여겨서

그러한 행위 실현을 일종의 손실이라고 여긴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손실기피 태도는 많은 부정적 결과도 초래하는데 그 중 하나는

주식매매에서 손해를 볼 때 너무 늦게 매도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그 이유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본다.

매도를 실행하기 전까지는 그 손해가 현실이 된 것은 아니라서

자신의 투자 실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존심까지 유추해 갈 것 없이 손실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매매에서 이익이 났을 때는 반대로 너무 빨리 매도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을 고려한다면

인간은 이익에서 얻는 긍정적 감정의 크기나 강도 보다

손해에서 느끼는 부정적 감정의 크기나 강도가 더 큰 것이다.

 

인생에 적용하면, 

고생한 기억이 더 오래 남는 이유가 손실기피 태도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대표적으로 여행의 경우는 고생했던 기억이 추억으로, 다른 어떤 기억보다 인상깊게 남는다.

손실에서 초래되는 느낌이나 고생하면서 느끼는 느낌이 비슷한 괴로움이라면,

이득에서 초래하는 느낌이나 안락이나 행복에서 느끼는 느낌이 비슷한 즐거움이라면

좋았던 기억보다 괴로웠던 기억이 더 오래, 강하게 남는 이유는

인간이 안락 보다 고생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인간은 일생을 손실이나 위험, 고생 등을 피하고 도망다니면서 사는데

손실, 위험, 고생을 피하려는 본능을 따르지 않고

이것들에 정면으로 맞서고 그 경험에서 교훈을 찾는

소수의 사람들이 성공을 거머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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