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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처럼 읽어라 - 스스로 묻고 답하는 책 읽기
오준호 지음 / 미지북스 / 2012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읽어라>
만족도: ★★★★☆
가독성: ★★★★☆
논리성: ★★★☆☆
전문성: ★★★★☆
난이도: ★★☆☆☆
추천률: ★★★★★
오준호 교수의 책읽는 방법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저자 오준호 교수는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역사, 민주주의 등 여러 주제에 대해 책을 쓰고 번역했다.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 기록단으로 활동하기도 하는 그의 독서법은 어떨까?
도서관에서 독서법에 관한 책들을 둘러보다가 ‘오준호’라는 저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와 집어들었다. 개인적으로 그의 활동을 좀 아는지라 관심이 있었고, 그의 책을 뽑아들었지만 그리 기대하지 않고 글을 읽기 시작했으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역시 ‘오준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책 <노동자의 변호사들>, <세월호를 기록하다> 등이 익숙하지만, 독서에 관련된 그의 생각을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이 책 <소크라테스처럼 읽어라>는 책을 읽는 독서법에 대한 전반적인 균형이 잘 잡힌 안내서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책을 읽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독서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로 시작되는 안내에서 평생독서를 위해 필요한 생각의 전환과 독서의 확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유익을 잘 설명해나간다. 단순 독서의 기술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독서라는 큰 흐름속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부분을 꼼꼼하게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자칫 놓치기 싶고 간과하기 쉬운 부분에 대한 그의 섬세한 꼼꼼함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책이 얇아서 1~2일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이기는 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넓다.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의 독서법을 점검하기에 좋을 듯해 추천한다.
★ 책속에서 만난 내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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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것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네.
- 소크라테스 p.9
책을 왜 읽는가, 묻는다면 궁극적으로 비판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겠습니다. 비판적 사고는 늘 근거를 찾고, 다른 면에서 보려고 하고,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반성하는 태도입니다. p.9
저는 독서가 우리의 힘든 삶을 견딜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사랑합니다. 즐거운 독서는 인생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들어 줍니다. p.28
나는 속독법을 배웠기에 <전쟁과 평화>를 20분만에 다 읽었다. 그 책은 러시아에 대한 이야기다.
- 우디 알렌
한 분야만의 지식보다 여러 분야의 통섭적 지식이, 지식 검색 능력보다 지식 활용 능력과 지식 창조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얘기죠. 도정일 이사장은 “정보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정보를 판단하는 비판적 능력, 지식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지식을 생산하는 생각의 능력”이라고 강조합니다. p.39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다이나믹한 이 시대를 헤쳐가려면 우리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만 합니다. 생각하는 힘이 있어야 미래 사회의 창조자로, 그리고 주체적인 민주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입니다. p.40
사고의 생활습관병 4가지
1. 사고의 방기: 생각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것
2. 사고의 의존: 남에게 판단을 떠맡기는 것
3. 사고의 왜곡: 올바른 근거에 기초하여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대신 성급하게 일반화하고 억측을 판단하는 것
4. 사고의 편향: 자신의 경험이나 관점에 과도하게 치우친 경직된 사고방식
- <생각의 습관에 날개를 달아라> 중에서..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 강화란 자기 생각을 보강하는 쪽으로만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뜻이죠. 신념을 강화한다는 측면도 있습니다만, 책을 읽으며 자기 생각을 돌아보는 게 아니라 기존의 자기 생각에 가까운 정보만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조금이라도 불편한 견해는 배척해버린다는 점에서 좋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읽으면 읽을수록 지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갖고 있던 불완전한 식견만 점점 완고해집니다. p.48-49
영화 <아일랜드>는 우리에게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말해줍니다. 비판적 사고란 주어진 상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사고'입니다.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어떤 견해든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판단을 내리기 앞서 충분한 근거를 찾아 모으며, 판단을 내린 후에도 필요하면 기꺼이 다시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비판적 사고를 '반성적 사고'라고도 부릅니다. p.50-51
생각하는 독서란 무엇인가,
그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의 세 가지입니다.
하나, 주어진 내용에 의심을 품어라.
둘, 생각을 밀고 나가 결론을 구해라.
셋, 열린 마음으로 읽어라. p.54
책에는 수많은 언어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언어들은 독자의 생각을 규정짓기 위해 자신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포위 공격을 합니다. 책이 대중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저자의 필력이 강할수록 이런 파워는 커집니다.
- <책력> 중에서..
백성이나 나라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면 반드시 문단마다 이해하고 구절마다 탐구해가면서 읽어야 하며 한낮의 졸음이나 쫓는 태도로 읽어서는 안 된다.
- 다산 정약용 p.63
독해력 높이기의 3단계
1단계, 글의 핵심을 파악하라
2단계, 글의 논리 구조를 이해하라
3단계, 보이지 않는 것까지 추론해서 전체 그림을 봐라 p.72
창조적 독서는 질문으로부터 나온다. p.100
질문은 물론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질문은 바로 우리의 사고 과정 자체란 겁니다. 우리의 사고는 질문-대답으로 구성되므로, 생각을 하려면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 안 돼요. p.106
창조적 독서를 하려면 질문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 던져야 합니다. 내 머리가 주체할 수 없는 질문의 다발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소크라테스처럼 읽기’라고 부릅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읽기란 꼬리를 물고 질문을 던지는 독서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과 지혜의 산파술을 독서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p.112
마라톤 선수들은 남의 속도에 조급해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지키며 달립니다. 하지만 지형이나 굴곡에 따라 효과적인 전략을 찾아내어 페이스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속독이냐 완독이냐, 다독이냐 정독이냐 하는 것은 결국 얼마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독서를 하느냐의 무제입니다. 책에 따른 독서 전략에 대해 일찍이 프랜시스 베이컨이 한 말이 있습니다. “어떤 책은 음미해야 하고 어떤 책은 삼켜야 하고 극히 일부는 씹어 소화시켜야 한다.” p.142
나를 위한 책, 어떻게 찾을 것인가?
하나, 손과 마음이 가는대로 읽는다
둘, 한 관심사로 파고들어 읽는다
셋,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책을 읽는다 p.159
책을 일부러 ‘골고루’ 읽을 필요는 없지만, 의식적으로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책도 찾아 읽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읽는 이를 불편하게 하는 책이야말로 좋은 책ㅇ빈다. 몰랐던 사회의 이면을 드러내 보여주는 책, 익숙했던 상식이 거짓임을 알게 하는 책, 나의 무지를 인정하게 만드는 책, 생각의 가시방석 위에 나를 올려놓은 책이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이런 책을 읽지 않으면 나를 아늑하게 해주는 책에만 파묻히게 됩니다. p.163
비판적 사고는 교육에서는 해방적 힘이며, 개인적 그리고 시민적 삶에서는 위력적인 자신이다.
- 미국의 델피 보고서 p.173
우리는 독서로 얻은 지식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삶과 괴리된 앎,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무의미합니다. 그 괴리 속에 싹트는 것은 냉소주의입니다. 머리로는 싸늘하게 비평하지만 몸으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지요. “그런 식으로는 안 돼.” “이 나라는 틀려먹었어.”하고 비웃지만 그것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p.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