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를 읽는데 이건 내가 기대하던 글이 전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난 당연히 소설책이라 (심지어 판타지가 조금 가미된 픽션일것이라 생각) 집어든 도서 리스트에서 구입했기 때문이다. 북유럽의 어느 유유자적한 별장을 연상하게 하는 책커버의 이미지도 그러한 기대치에 한 몫했다. 무슨 책이길래 이리도 많은 추천사와 그 많은 수식어가 붙는 건지 책을 덮기전에는 분명 알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어느 한 미국인의 이야기이다. 근데 그 화자라는 것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심지어 나와는 동년배인)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래서 엄청나게 특별한 한 미국인이다. 모든 것은 주변의 도움없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지금의 본인이 없었을 것이라는 겸손을 마다 하지 않지만, 결국 본인의 선택에 따른 보상이 그에게 넘쳐나 보인다. 단순히 그 과정이 정말 어떠했을지 그가 묵묵히 서술하는 글속에서 조금이나마 가늠할 정도이지만 내가 추측하는 것 이상으로 그가 들인 노력과 인내는 차마 헤아릴 길이 없어 보인다. 분명 한 번도 가본적없는 전혀 다른 나라의 얘기를 늘어 놓고있는데 이렇게 까지 동감하며 이해하고 있는 내가 있다는 사실도 신기한 경험이다. 어쩌면 축복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 그래서 그것을 계기로 삼아 더 나아갈 수 있게된 저자의 태도에서 우리가 꿈꾸고자 하는 희망에 대한 기대는 결코 희박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소 극히 원하는 소수에게만 허락된 것일지라도 말이다) 뭔가 이상에 대한 꿈을 꾸며 모두가 행복한 낙원을 얘기하고자 하는것은 아니다. 그건 결코 감당해서는 안 될 사람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아니며 조금의 변화도 없는 수동적 태도를 가진 인간에게 널리 퍼지는 기회도 아니다. ˝운˝은 절대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찾아오지 않을 뿐이다. 나는 ˝운˝이라 가볍게 여기는 ˝노력˝에 대한 다소 낯선 모습을 그저 대중들이 말하는 관습에 따라 치부했을 뿐이라 변명했다. 자신을 사랑하며 가족을, 공동체를 더 나아가 나라를 생각하는 한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그것이 생각보다 제3자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가슴벅찬 뿌듯함을 느끼게했다.*영화화 될 것이라는 띠지의 문구가 조금 거슬렸다. 아마 글이 풀어낸 감정을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